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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길 칼럼] 트로트의 위기, 음반 산업 붕괴가 원인이다

[트로트뉴스 전수길 칼럼] 2017년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악이자 대중문화 산업이기도 한 트로트는 그야 말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이제는 일상으로 자리잡은 일명 '효도라디오‘의 등장은 트로트 음반 산업을 붕괴시키기에 충분했다.

’효도라디오‘란 SD카드(Micro SD Card)를 장착해 판매하는  휴대용 플레이어다. 손톱만한 크기의 저장 매체에 2천~3천곡 이상의 트로트 곡이 불법으로 담겨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 유통된지 오래인 ’효도라디오‘는 과거 10~20곡 정도를 테이프나 CD에 담거나 파일로 지인들과 공유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덕분에(?) 음반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음반 매출은 거의 바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동안 정부차원에서 ’효도라디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 차례 단속에 나서기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불법음원 다운로드가 마치 ’당연한 듯‘ 용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트로트를 제외한 다른 장르들은 이미 오래전 비슷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소리바다’  같은 음원 공유 사이트들의 정보 공유에 대한 자유와 권리, 그리고 음반업계의 지적 소유권에 관한 논쟁은 법정 다툼으로 오랫동안 사회적 이슈가 됐다.

그때 트로트 장르는 별개의 수요층이 존재해 있었고, 주 전달 매체인 CD나 테이프가 시장을 주도하였기 때문에 인터넷 온라인을 통한 음원 공유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따라서 이제야 기술적 영향력의 파고가 닥쳐왔을 뿐이다. 작금에 트로트 음반사들에게 현실은 절박하다.

그러나 이미 트로트 내수 시장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수백만개 이상의 중국산 저가 휴대용 라디오와 함께 뿌려진 불법음원 SD카드는 회수될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전히 그 영역 안에서 단속이나 형식적 계몽, 그리고 합법적 음원 공급 등을 한다 해도 기존 음반 시장으로의 회복 노력은 기술적으로나 효과 면에서 거의 무의미하다.

이와 같은 트로트 음반업계 산업 인프라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숙고해 볼 문제가 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기술 발달이나 시대적 문화 소비의 트랜드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일인가 하는 점이다.

문화의 생산과 소비 현상은 좀더 복잡한 사회적 시스템 위에서 형성되고 진행되며 변형돼 간다. 우선 트로트라는 장르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

일본 ‘엔카’에서 그 영향을 받은 식민지 시대의 치욕적 잔재라고 하고, 한편에서는 한국 전통음악의 영향을 받아 오히려 그 뿌리는 한국이라는 견해의 논쟁은 이미 수십년 동안 있어 왔다.

한 문화 형태가 그 시대에 정착되어 유의미하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 관계 설정이 있어야 한다. 즉, 시대적 역사적 상관 속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 사고의 개입 등을 통해 오랫동안 관습과 타협을 거친 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일상화된다.

따라서 논점이 어디에 있든 이미 그러한 과정을 거친 후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그것은 단지 개별적 취향(지역적 차이, 사회적 지위, 교육 정도, 연령 차이 등에 따른)의 문제이지 문화 수준이나 민족적 주체성 등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대단히 편파적일 수 있다.

용어에 있어서도 트로트가 외래어에서 비롯된 것이긴 해도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한국 대중가요의 한 장르를 일컫는 한국어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어에는 순우리말 이외에도 한자어와 외래어가 있다. 트로트는 외래어에 속하는 한국어로, 고유의 대중음악 장르를 의미한다. 오히려 논쟁의 여지가 강한 전통가요보다 트로트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상식적이라 생각한다.

결국 현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 전통가요 트로트에 대한 재 인식과 업계 종사자는 물론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더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음반 대표이사
(사)한국전통가요진흥협회 부회장
                              

                                 

 

전수길 기고가  114@tro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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