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야호!”
걸그룹 리센느의 짧은 외침이 거제여행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온라인에서 유행한 ‘거제야호’ 이후 거제를 찾는 젊은 방문객이 늘고, 멤버들이 다녀간 덕포해수욕장 주변에서는 카드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트로트 메들리로 세대를 넘나드는 관심을 모은 리센느가 지역 관광에서도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거제시가 경남연구원 경남빅데이터센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여름휴가철인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거제를 방문한 외지 10·20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다. 덕포해수욕장 일대의 개인 카드매출은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 기준으로 134.4% 늘었다.
웃으며 따라 하던 한마디가 지역을 검색하고, 찾아가고, 소비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분석은 온라인 관심과 방문·소비 지표의 변화를 함께 살핀 것으로, 증가분 전체를 리센느의 효과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리센느의 한마디가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된 "거제야호!" 라는 짧은 외침이 거제여행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온라인에서 유행한 ‘거제야호’ 이후 거제를 찾는 젊은 방문객이 늘고, 멤버들이 다녀간 덕포해수욕장 주변에서는 카드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영상 속 바닷가가 ‘인기여행지’로
‘거제야호’는 지난 3월 리센느 멤버 원이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원이와 미나미의 거제 방문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영상 속 장소에도 관심이 쏠렸다. 거제시는 리센느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이 흐름을 도시 홍보로 연결했다.
관광 명소를 설명하는 말보다 멤버들이 현지에서 즐기는 모습이 먼저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바다를 보고 거리를 걷는 일상적인 장면에 유쾌한 말투가 더해지면서, 거제라는 지명이 반복해서 소비되는 콘텐츠가 됐다.
익숙한 산업도시에 새로운 표정이 생긴 셈이다. 조선소와 선박으로 기억하던 거제가 젊은 이용자들에게는 좋아하는 아이돌이 다녀간 바닷가, 친구와 함께 찾아가고 싶은 여행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방문 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거제 18개 읍·면·동 가운데 외지 10·20대 방문객이 전년보다 증가한 지역은 밈 확산 이전인 3월 초 4곳에서 여름휴가철 12곳으로 확대됐다. 청년 방문객 수가 세 배가 된 것이 아니라, 방문객 증가를 기록한 지역이 세 배로 넓어진 것이다.
리센느 다년간 덕포 방문객 급증
리센느가 방문한 덕포해수욕장이 있는 옥포2동에서는 10·20대 방문객이 전년보다 32.1% 증가했다. 장승포동도 29.4% 늘었다.
소비 변화는 덕포해수욕장 주변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분석에 활용된 NH농협카드 데이터에서 휴가철 개인 카드매출은 지난해 873만 원에서 올해 2046만 원으로 증가했다. 증가율은 134.4%다. 이는 해당 카드 데이터에서 확인된 실적으로, 덕포 상권 전체의 총매출을 뜻하지는 않는다.
거제 전역의 카드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일부 관광지 주변에서 소비가 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거제식물원 인근은 24.7%, 매미성 인근은 12.9% 증가했다. 온라인 화제가 지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검색 내용에서도 관광·여행 관련 어휘의 비중이 커졌다. 경남빅데이터센터는 리센느 관련 관심이 거제의 관광과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는 온라인 게시물과 SKT 유동·유입인구, NH농협카드 매출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지난 3월 리센느 멤버 원이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원이와함께 멤버 미나미가 함께 거제 곳곳을 여행하는 방송을 내보낸이후 이들이 찾았던 덕포해수욕장등이 가보고싶은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많은 젊은 층들이 거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거제야호’서 트로트까지 종횡무진
리센느의 확산력은 관광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에는 멤버 제나의 트로트 메들리가 화제를 모으며 중장년 음악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 9월 18일 같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추석 특집] 제나의 트로트 메들리’는 10월 16일 오전 0시 30분 기준 조회수 1809만 회를 기록했다. 제나는 ‘용두산 엘레지’를 비롯해 박상철의 ‘빵빵’,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박지현의 ‘녹아버려요’, 장윤정의 ‘어머나’와 ‘초혼’ 등을 선보였다. 다른 멤버들은 코러스와 춤으로 무대에 힘을 보탰다.
두 콘텐츠는 소재가 다르지만 시청자가 반응하는 접점은 닮아 있다.
거제에서는 친근한 여행 장면이 지역에 대한 거리감을 줄였고, 트로트 메들리에서는 익숙한 노래와 아이돌의 무대가 만나 세대 간 관심을 넓혔다. 지역이나 음악 장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콘텐츠 안에 담긴 것이다.
걸그룹인 리센느의 콘텐츠가 서로 다른 연령층과 관심사로 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여행지 뒷받침 돼야
거제에 남은 과제는 온라인에서 얻은 관심을 지속적인 방문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유행어가 여행의 첫 계기를 만들었다면, 재방문을 결정하는 것은 현장에서의 경험이다.
촬영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안내, 주변 명소를 잇는 동선, 대중교통과 식당·숙박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방문객이 일부 장소에 몰릴 경우 주민 생활과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팬들이 찾은 장소에서 좋은 기억을 얻고 이를 다시 공유할 때 관광 홍보의 효과도 이어질 수 있다.
거제시는 온라인 관심이 방문과 경험으로 이어지고, 다시 도시 이미지와 가치로 확산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거제야호’가 보여준 가능성은 짧은 유행어의 인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동네 바닷가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처음 떠나보고 싶은 여행지가 됐다. 그 관심을 오래 머무는 발걸음으로 바꾸는 일이 이제 거제의 몫이다.
<저작권자© 트롯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