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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지키려 앞꿈치로 뛰었는데… 이번엔 종아리가 아프다?

양희수 기자 soo142@naver.com

등록 2026-10-18 17:26

슬로우 러닝, 앞꿈치 착지가 정답은 아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자연스러운 착지에서 출발

부상 예방의 핵심은 ‘천천히 적응하기’

무릎을 지키려다 종아리를 다칠 수도 있다.

 

천천히 달리면 관절에 무리가 덜 갈까? 슬로우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기대다. 특히 무릎을 보호하려면 뒤꿈치가 아닌 앞꿈치로 착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자주 접한다. 하지만 무릎에 가는 부담을 줄이려고 착지법을 바꿨다가 오히려 종아리나 발뒤꿈치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충격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충격을 어느 부위가 감당하느냐다.

 

 

무릎의 부담이 줄면 종아리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2015년 국제학술지 《JOSPT》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뒤꿈치 착지는 앞꿈치 착지보다 지면 충격이 가해지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4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앞꿈치 착지가 무릎의 역학적 부담을 줄이는 대신 발목과 종아리에 더 많은 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Journal of Sports Science and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건강한 젊은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착지 방식을 비교한 결과,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누적 하중은 앞꿈치 착지에서 가장 높았고 뒤꿈치 착지에서 가장 낮았다. 중간발 착지는 그 사이에 위치했다.

 

결국, 앞꿈치 착지는 무릎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종아리와 발바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하중 차이가 실제 부상 발생률의 차이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진정한 슬로우 러닝은 자신에게 맞는 착지를 하고, 보폭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으며, 운동량을 서서히 조절하고 운동 중에도 운동 후와 다음 날 몸이 보내는 신호까지 살피는 것 / 사진 제공=모션커넥티드 인스타(@walkingtrainer)


발끝으로 뛰어야 한다는 오해

 

슬로우 러닝을 대중화한 일본의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 역시 강조하는 것은 발가락 끝으로 버티는 달리기가 아니다. 발볼이나 중간발을 이용해 가볍게 착지하는 방식에 가깝다.

발끝으로 몸을 들어 올린 채 달리거나,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도록 억지로 버틸 필요는 없다. 평소 뒤꿈치로 착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앞꿈치 착지로 바꾸면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에 익숙하지 않은 부담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간발 착지가 누구에게나 가장 안전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착지법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보폭을 지나치게 길게 뻗지 않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자연스러운 자세로 달리는 것이다.

 

 

운동량, ‘10% 규칙’보다 몸의 반응을 살펴라

 

착지법만큼 중요한 것이 운동량이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매주 운동량을 10% 이상 늘리지 말라는 이른바 ‘10% 규칙’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 규칙이 부상을 확실히 예방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2008년 초보 러너 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10% 규칙을 적용한 훈련 그룹의 부상 발생률이 20.8%, 일반 훈련 그룹은 20.3%로 나타났다. 두 그룹 사이에 의미있는 차이는 없었다.

 

이는 정해진 비율을 지키는 것보다 자신의 체력과 회복 상태에 맞춰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오래 달리려고 애쓰기보다 1분 달리기와 1분 걷기를 번갈아 반복하면서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자. 달리는 시간과 거리는 통증이나 과도한 피로가 없는 범위에서 서서히 늘리는 편이 좋다.

 

 

달릴 때 괜찮아도 다음 날 아프다면?

 

운동 중 통증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아킬레스건 통증은 달리기 초반에 나타났다가 몸이 풀리면서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이 일시적으로 가라앉았다고 해서 조직이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운동 후 통증이 다시 나타나거나 다음 날 아침 발뒤꿈치 위쪽이 뻣뻣하고 아프다면 아킬레스건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 발뒤꿈치 바닥이나 발바닥 안쪽이 아침 첫걸음부터 아프다면 족저근막병증일 가능성도 있다. 물론 통증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달리기를 쉬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느리게 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

 

슬로우 러닝은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만으로 부상 위험에서 자유로운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존 착지법 연구의 상당수는 일반적인 달리기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슬로우 러닝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릎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앞꿈치로 착지해야 하는 것도, 부상을 피하려면 매주 운동량을 정확히 10%씩만 늘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자연스러운 착지에서 출발하고, 보폭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으며, 운동량을 서서히 조절하는 것. 그리고 달리는 도중뿐 아니라 운동 후와 다음 날 몸이 보내는 신호까지 살피는 것. 슬로우 러닝을 오래,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기억해야 할 원칙이다.

 

그렇다면 근력과 힘줄의 회복 능력이 달라지는 중장년층은 어떻게 달려야 할까? 다음 회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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