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 사실 등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어린 스타에 과도한 관심 질타 ‘경계’
“미성년 시절의 실수 무조건 돌 팔매질보다 성숙한 어른으로 거듭날 기회로 줘야”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국민 손자’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트로트 가수 정동원(18)이 최근 무면허 운전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서며 사회에 파장을 던졌다. 지난해 오토바이 불법 주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불거진 논란에 여론은 들끓었다.
언론은 앞다투어 ‘젊은 스타의 일탈’을 조명했고 연이은 구설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공인으로서 책임감과 인성 교육이 부재한 결과”라는 날 선 비판이,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미성숙한 십 대 스타가 겪는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동정론이 맞섰다.
이번 사건은 정동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제2의 유지우, 김유하를 꿈꾸는 ‘리틀 트로트 스타’들이 쏟아지는 현 트로트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들어와 인성과 사회성이 채 자리 잡기도 전에 재능만으로 많은 팬덤과 부를 얻게 되는 아이돌식 성공 공식 속에서는 언제든 비슷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른아이’가 된 스타 시스템의 부재가 낳은 위험
정동원 SNS
정동원은 12세의 어린 나이에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 출연, 수상을 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평범한 또래 아이라면 어리광을 부릴 나이지만 수상 이후 그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년배 친구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보다는 공연장이, 친구들과의 놀이보다는 수많은 카메라와 응원의 시선이 더 익숙한 환경이었다.
이처럼 조기 성공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정상적 사회화 과정을 박탈당하는 그늘이 존재한다.
어린 나이에 받는 과도한 관심은 때로는 무거운 압박이 되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어린 연예인들이 사회 규범을 온전히 이해하고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청소년 아동 심리센터 김모 소장은 “청소년기에는 정체성을 확립하며 ‘어른 흉내 내기’ 같은 위험 감수 행동이 나타나기 쉽다”며 “특히 어린 시절부터 통제된 환경에서 특별한 삶을 살아온 경우, 또래들이 누리는 평범함에 대한 갈망이 왜곡된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연구(Journal of Adolescence) 역시, 충분한 정체성 탐색의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청소년은 또래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다 왜곡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는 청소년 연예인을 위한 법적·교육적 보호 장치가 마련된 사례가 많지만, 국내는 여전히 소속사의 관리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체계적인 시스템의 부재가 결국 개인의 위태로운 일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자극적 보도 자제해야!
언론도 “5억 요구 협박”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그의 미성숙한 행동을 확대 재생산하며 논란을 부채질했다. 물론 “공인은 나이에 무관하게 법과 규범을 지켜야 하며, 언론의 검증은 당연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정당한 비판과 과잉 보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오히려 생산적 대안 제시 없이 사회적 논란만 더 키우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정동원이 미성년자 시절 아버지 소유의 트럭으로 운전 연습을 하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 때문에 불거졌다. 무면허 운전 연습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동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법을 모르는 어린 시절 호기심에서 해본 작은 실수마저 전국적인 뉴스가 되고 비난의 화살이 과도하게 집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건은 분명 잘못이지만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돌이킬 수 없는 낙인처럼 남을까 그를 손주처럼 아끼는 팬들은 두려워한다.
“실수도 과정일 뿐이다. 우리에겐 여전히 소중한 아들 같은 존재다” (팬클럽 A 씨) “우린 끝까지 함께한다. 지금은 그저 지켜주고 싶다” (팬클럽 B 씨)
작은 실수까지 무거운 사회적 짐으로 만들어버리는 분위기는 오히려 청소년 스타들의 심리적 압박과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지나친 낙인은 성장의 기회를 차단하고 그들을 더 큰 위험으로 내몰 가능성도 있다. 사회 모두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문제아’ 딛고 최고 아티스트로.. 해외 스타들의 성장통
정동원 군이 겪는 성장통은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인 스타들 역시 어린 시절 더 혹독한 방황을 거쳐 성숙한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10대 시절 ‘팝의 황제’로 불리며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는 20대 초반, 음주운전, 폭행, 기물파손 등 사건 사고에 연루되며 ‘악동’으로 전락했다.
당시 언론은 그의 몰락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며 비난을 쏟아냈지만, 그는 오랜 공백기와 반성의 시간을 가진 뒤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이제 과거의 방황마저 그의 음악적 서사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 'E.T.'에 출연했던 드류 베리모어
영화 ‘E.T.’의 사랑스러운 아역 배우였던 드류 베리모어(Drew Barrymore) 역시 10살도 되기 전에 술과 마약에 손을 대며 재활원을 드나드는 등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다.
모두가 E.T.의 스타였던 그의 재능이 이대로 끝장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수년간의 방황 끝에 자신의 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제 그는 성공한 배우이자 제작자, 그리고 토크쇼를 호스트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들의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10대 시절의 방황과 실수가 한 아티스트의 인생 전체를 규정하는 ‘낙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아픔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아티스트는 더 깊은 내면과 단단한 자아를 갖추게 된다.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비난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최소한의 신뢰와 지지다.
과도한 비난보다 반성하며 성숙할 시간 줘야!
정동원 SNS
정동원은 어린 나이에 어른들에 의해 ‘트로트 신동’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얻었다. 무대 위에서는 프로답게 노래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아직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는 과정에 있는 청년일 뿐이다. 팬들이 사랑하는 그 순수한 웃음 뒤에는 또래 아이들이 겪는 사소한 실수와 고민도 함께 있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배운다. 정동원도 지금 그 과정을 겪고 있을 뿐이다.
정동원은 여전히 자라고 있는 청년이자, 동시에 수많은 사람에게 꿈과 위로를 주는 가수다. 중요한 것은 이번 경험이 그를 좌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성숙한 아티스트로 만드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정동원의 경우는 저스틴 비버처럼 폭행이나 기물파손을 했다거나 드류 베리모어처럼 마약에 손을 댄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 사건을 두고 “싹수가 노랗다”, “어린 게 법을 우습게 안다” 등 단정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과도한 비난은 어린 연예인의 건전한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정동원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비난이 아니라 따뜻한 시선이다. 사회가 그리고 팬들이 손을 잡아주고 기다려줄 때 이번 논란은 정동원의 ‘아물지 않는 상처’가 아니라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 되어 그에게 다시 무대에 서서 노래할 힘을 줄 것이다.
그가 이번 성장통을 무사히 이겨낸다면 ‘저스틴 비버’처럼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더욱 깊어진 아티스트로 성장할 것이다.
물론 잘못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정동원 본인의 몫이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 손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깨닫고 진심 어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획사나 부모들도 아이들을 무대 위 스타로 만드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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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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