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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되살려 드립니다”… 지자체 등 낡은 비디오 테이프 디지털 전환 서비스 아시나요?

이진호 기자 hoyadrum@naver.com

등록 2026-06-15 10:31

부모님 환갑 잔치 트로트 한가락, 결혼식 장면 등

낡은 비디오 테이프에 봉인된 소중한 추억 재생

서울시, 경남도 기록원 등서 변환 프로그램 운영

안방 서랍 한구석,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수십 년째 잠들어 있는 낡은 비디오테이프. 재생할 기기마저 사라진 지 오래되어 버리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두자니 애물단지가 된 그 테이프 안에는 지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풍경들이 봉인되어 있다.

환갑잔치에서 구성진 트로트 가락에 맞춰 흥겹게 어깨춤을 추시던 부모님의 청춘,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꽃을 피우던 돌잔치와 결혼식, 그리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에서 떼창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그날의 기억. 버리지 말라. 아직 늦지 않았다. 

그 추억들을 디지털로 영원히 되살릴 방법이 있다.


전국 각지의 지자체와 공공 기관들이 시민들의 아날로그 기록물을 디지털 파일로 무료 변환해 주는 서비스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전국 지자체, 무료 변환 서비스

 

전국 각지의 지자체와 공공 기관들이 시민들의 아날로그 기록물을 디지털 파일로 무료 변환해 주는 서비스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기록원은 6월 8일부터 26일까지 시민이 직접 장비를 다루며 추억을 변환해보는 체험 프로그램 '서울시민의 추억을 재생(再生)합니다'를 운영한다. 경상남도 기록원 역시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도민을 대상으로 비디오 테이프 무료 변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기록원의 경우 비디오 테이프(VHS·6mm·8mm)와 오디오 카세트 등 개인 소장 기록물을 시민이 직접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보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참여 시민은 서울기록원에 마련된 디지털 변환 장비를 직접 활용해 본인의 기록물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할 수 있으며, 변환된 파일은 당일 USB나 외장하드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서울기록원 프로그램 접수는 5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됐으며, 주간(1일 3회)과 야간(화·목요일 주 2회)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용 전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

 

무료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① 저장 매체 필수 지참

변환된 디지털 영상을 담아갈 넉넉한 용량의 저장 매체가 필요하다. 보통 16GB 이상의 USB나 외장하드를 권장한다.

② 개인이 직접 촬영한 영상만 가능

개인이 직접 촬영한 순수한 '가족의 기록'만 변환 대상이 된다. 시중에서 판매된 상업용 영화 비디오, 유선방송 녹화본, 유명 가수의 콘서트 영상 등 저작권이 걸려 있는 아날로그 영상은 엄격히 제외된다.

③ 변환 시간은 테이프 재생 시간과 동일

디지털 변환 작업은 비디오 테이프의 실제 재생 시간과 동일하게 소요된다. 120분 짜리 테이프를 변환하려면 꼬박 2시간이 걸리므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④ 1인당 수량 제한 확인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관별로 1인당 접수 가능한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경남기록원의 경우 1인당 최대 2개까지 신청 가능하다.

 서울기록원은 6월 8일부터 26일까지 시민이 직접 장비를 다루며 추억을 변환해보는 체험 프로그램 '서울시민의 추억을 재생(再生)합니다'를 운영한다. /사진=서울시 제공

일부 지역 서비스 중단 확인 필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VHS 비디오 테이프 플레이어 등 아날로그 기기들은 이미 단종된 지 오래되어 고장이 잦고 부품 수급조차 어렵다. 실제로 부천시민미디어센터의 경우, 변환 기기의 잦은 고장과 수리 불가 문제로 인해 관련 사업을 부득이하게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따라서 방문 전 반드시 해당 기관 누리집이나 전화를 통해 현재 서비스가 정상 운영 중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다.

 

경남기록원, 비디오테이프 무료 변환 이벤트 경남기록원, 비디오테이프 무료 변환 이벤트 공고문 /사진=경남도 제공

전문 업체 활용하는 것도 방법

 

접수 마감이나 기기 고장 등으로 공공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면 전문 디지털 변환 업체를 찾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다. 마중소는 서울 송파구 문정역 인근에 위치한 대표적인 변환 업체로, AI 영상 복원 등 고도화된 기술을 제공한다. 비디오팜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으며, 직접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택배 접수 시스템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시간이 갈수록 훼손, 서둘러야

 

아날로그 테이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습기와 마모에 의해 화질과 음질이 손상될 위험이 커 디지털 영구 보존이 시급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랍 속 테이프 안의 영상 신호는 조금씩 소멸되어 가고 있다.

결혼식 날 하객들 사이에서 울려 퍼지던 트로트 선율, 돌잡이 테이블 앞에서 환하게 웃던 아이의 표정,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얼굴들. 그 모든 것이 낡은 테이프 한 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버리지 마라. 서랍을 열고, 테이프를 꺼내고, 지금 당장 디지털로 되살려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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