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대중음악 중소기획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중소기획사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을 내년에 2배가량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음악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올해 이 사업을 신설했는데, 내년에는 그 규모를 2배 정도 확대해보려고 한다"며 "음악 제작비 세액 공제도 재정 당국과 열심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중음악 기획사 및 유관 협회 관계자를 만나 음악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신인아티스트수 40% 감소”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대중음악 매출액과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5.4%, 32.4%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제작비 상승, 장르 편중, 기업 간 격차 심화, 공연 기반시설 부족, 지역 불균형 등 구조적 요인으로 산업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 장관은 "K팝은 K-컬처를 맨 앞에서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써클차트에 진입하는 신인 아티스트 수가 2023년 대비 약 40% 감소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획사 사이에 제작비 규모가 30배나 차이 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대중음악계가 달성한 빛나는 성과가 앞으로도 지속되려면 음악 산업이 더 단단해지고 생태계가 건강해야 한다"며 "업계의 중견, 허리가 강해져야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생태계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아이돌 한 팀에 100억"
이날 간담회에는 미스틱스토리, 씨에이엠위더스, 알비더블유(RBW), FNC엔터테인먼트, 이엠에이 등 음악 기획사와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등이 참석했다. 업계는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의 중견 기획사 확대, 서울보다 높게 책정된 지방 공연장 대관료 조례 개정 등을 건의했다.
우승현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장은 "아이돌 한 팀을 만들어 궤도에 올리기까지 100억원 이상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이돌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원천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투자로 봐 달라"고 요청했다. 도서·공연·영화와 마찬가지로 음반 구매에 대한 소득공제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진우 RBW 대표는 "앨범 한 장에 100억원도 쓰는 대기업 아티스트만 살아남을 확률이 높도록 게임의 법칙이 가고 있다"며 "모태펀드 등 콘텐츠 지원 펀드의 주목적에 영화와 게임은 있는데 K팝이 없다. 수출형 콘텐츠의 위험을 분산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장르 편중' 해소, 트로트는?
문체부는 중소·중견기획사가 음악산업의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인디음악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 장관은 "한국 음악의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디음악 지원도 그동안 정책적으로 소홀히 다룬 것 같은데, 내년에는 집중적으로 지원하려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신인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최 장관이 '장르 편중'을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명시하고 '생태계 다양성'을 정책 기조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아이돌 중심 K팝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방향성은, 두터운 팬덤과 세대 확장성을 입증해 온 트로트 등 비주류로 분류돼 온 장르에도 정책적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소기획사 비중이 절대적인 트로트 업계로서는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 확대와 제작비 세액공제 논의의 향배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 장관은 자신이 공동 위원장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추진하는 K팝 페스티벌 '페노미논'에 대해 "내년 12월 열리는 페스티벌의 골격이 완성돼 이달 안에 발표할 것"이라며 "이 큰 행사가 열리면 해외에서 K팝 팬들이 엄청나게 많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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