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 팝'·'유어 아이돌' 작곡 참여한 빈스…"빌보드 실감 안나, 선물 같은 작품"
GD 피처링한 신곡 '차차차' 18일 발표…"스타가 되고 싶니?"라며 참여해 줘
음악 프로듀서 빈스(VINCE) [더블랙레이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비결이요? 애니메이션 자체의 스토리 구성도 좋았지만, 장면마다 음악과의 융합이 훌륭했어요. 그 시너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겸 가수 빈스(VINCE)는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태양의 '나의 마음에'·'바이브'(VIBE), 블랙핑크의 '셧 다운'(Shut Down), 리사의 '머니'(MONEY)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든 유명 음악 프로듀서다.
하지만 이런 그도 자신이 작곡에 참여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돌풍은 익숙하지 않다.
그가 만든 '소다 팝'(Soda Pop)과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국내를 넘어 '꿈의 차트'로 불리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최상위권까지 올랐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빈스는 "멜론 1위였으면 '와 멜론 1등이다' 하고 좋아했을 텐데, 빌보드는 실감조차 안 돼 '이게 진짜인가' 싶기만 하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광장에서 사람들이 '소다 팝'을 따라부르는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실 인기가 피부로 와 닿은 건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할 때였다. 이게 뉴스에 나올 정도였나 싶었다"고 웃음 지었다.
그가 더블랙레이블 동료 작곡가들과 함께 만든 '소다 팝'과 '유어 아이돌'은 작품 속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노래다. 발랄한 멜로디가 중독적인 '소다 팝'과 어두우면서도 웅장한 분위기의 '유어 아이돌'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빈스는 영화 제작진으로부터 사자 보이즈라는 그룹명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것으로 힘을 얻는 악당'이라는 설명을 듣고 곡 작업에 착수했다. 갓을 쓴 사자 보이즈 멤버들을 그린 2D 스케치도 함께 받았다.
그는 "제가 받은 스케치는 흑백이어서 '소다 팝' 의상이 그렇게 형형색색일 줄 몰랐다"며 "나름 밝게 만들었는데, 제작진 측에서 '노래가 더 밝아야 한다'는 피드백이 왔다. 그에 맞춰서 멜로디와 가사를 훨씬 밝게 수정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완성했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반면 "'유어 아이돌'은 웅장해야 하고, 다소 어두워도 된다는 키워드가 있어서 스케일 크게 가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 세션까지 투입했다"며 "이 곡은 분위기도 무겁고 진지했기에 기존에 작업하던 (현실의) 아티스트와 다를 바 없이 작업했다"고 말했다.
빈스는 영화 개봉 1∼2년 전 일찌감치 곡 작업을 마치고 이에 대해 잊고 살았다. 올여름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제 음악 커리어 가운데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빈스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는 가사다. K팝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면서도 글로벌 팬들이 따라부르기 좋도록 신경을 썼다.
음악 프로듀서 빈스(VINCE) [더블랙레이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K팝이기 때문에 한글 가사를 넣으려 최대한 노력했고, 그 발음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영어로 먼저 가사를 쓰고 한국어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영어 발음과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소다 팝'의 '원해, 원해, 원해' 같은 가사는 외국인들이 '원트 잇, 원트 잇, 원트 잇'(want it, want it, want it)으로도 잘 불러주리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K팝은 퍼포먼스가 중요한 장르여서 같은 곡 안에서도 드라마틱하게 흐름이 많이 바뀌도록 했다"며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은 따라부르기 쉽게 했고, 춤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구간도 넣었다"고 했다.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3학년 때 뮤직 비즈니스로 전과해 졸업했다. 이후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던 중, 그가 취미로 만든 음악을 눈여겨본 더블랙레이블 수장 테디에게 2016년 영입됐다.
빈스는 작곡가로 주로 활동했지만 '맨날'·'비상사태' 등 직접 부른 노래도 종종 발표했다. 그는 18일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새 싱글 '차차차'도 발표한다.
'차차차'는 부드러운 멜로디 위에 경쾌한 라틴풍 차차 리듬을 더한 힙합 알앤비(R&B) 곡이다. 발매일인 8월 18일은 지드래곤의 생일이기도 하다.
음악 프로듀서 빈스(VINCE) [더블랙레이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 작업 등으로 인연을 맺은 지드래곤은 빈스 측의 피처링 제안에 "너 스타가 되고 싶니?"라고 말하고서 흔쾌히 수락했다.
빈스는 "지드래곤은 직접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도 쓰고, 녹음도 디렉팅하는 수준의 아티스트여서 제가 오히려 그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며 "지드래곤이 아무에게나 피처링해주는 분은 아니니, 이번 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음원 성적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빈스가 소속된 더블랙레이블은 곡 작업에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1위)·'소다 팝'(2위)부터 블랙핑크의 신곡 '뛰어'(3위), 소속 혼성 그룹 올데이프로젝트의 '페이머스'(4위)까지 최근 멜론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올여름 가장 성공한 가요 기획사로 부상했다.
그는 더블랙레이블의 경쟁력으로 "모두가 만족하는 완성품을 만들려 노력한다. 테디는 발매 직전까지 조언해주고 작업물을 고쳐나간다"며 "'어텐션 투 디테일'(Attention to Detail·세부 사항에 집중)이라는 부분에서 차별화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또 신인 돌풍을 일으킨 올데이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혼성그룹이어서 보통의 걸그룹·보이그룹에서는 느끼기 힘든, '남녀 목소리가 번갈아 나오는 쾌감'을 오랜만에 느꼈다"며 "멤버들이 너무 멋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단 한 순간도 혼성그룹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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