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전설] 성리 “도배 기술 배우다 나왔습니다”… 15년 방황, 벼랑끝에서 터뜨린 ‘감동의 1위’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등록 2026-03-12 10:25
K팝 아이돌 RAINZ 리더 출신 트로트 가수
다섯 번 경연탈락에 “가수포기 기술 배우자”
마지막이다 선택한 ‘무명전설’첫무대서 대박
탑프로단 “더이상 평가할게 없다”최고 평가
“트로트 경연만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경연에서 탈락할 때마다 무대가 바로 끊겼고, 가수를 그만둬야 하나 싶어 도배 기술을 배우던 중 ‘무명전설’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담담한 고백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15년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MBN ‘무명전설’ 3회 유명 선발전에서 당당히 전체 1위를 차지한 성리(본명 김성리, 31세)의 이야기다.
포기와 재도전 사이에서 수없이 흔들렸던 7년의 시간이 마침내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순간, 스튜디오 전체가 숨을 멈췄다.
사진=MBN 무명전설
K팝 아이돌에서 출발한 15년
1994년 경상북도 안동 출신인 성리는 2012년 그룹 K-BOYS의 멤버로 처음 무대에 섰다. 이후 2017년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참가해 뛰어난 보컬 실력과 무대 감각으로 주목받았고, 같은 해 10월 그룹 RAINZ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 활동하며 아이돌로서의 K-POP스타를 꿈꿨지만 팀은 1년 만인 2018년 해체됐다.
그룹 해체 후 성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2019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 솔로 앨범 ‘첫사랑’을 시작으로 다수의 앨범을 발표하며 감미로운 목소리와 독특한 감성으로 대중의 마음을 두드렸다. 2020년 MBN ‘보이스트롯’ 준결승 진출, 2022년 ‘미스터트롯2’ 출전으로 ‘치명 섹시 트롯돌’이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결승의 문은 매번 굳게 닫혀 있었다.
사진=MBN 무명전설
현역가왕2 탈락 후의 공허함
가장 깊은 상처는 가장 최근에 찾아왔다. MBN ‘현역가왕2’ 탈락 이후 괴로움과 공허함, 상실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스스로도 가수 생활이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힘을 내서 바쁘게 일하다 하루아침에 일이 다 끊겨버렸던 때가 있었다. 아예 일반 진로로 전향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친형을 따라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면서 미래를 준비했다.”
K팝 아이돌 출신, RAINZ 리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가 도배 자격증을 준비했다는 고백은 스튜디오를 순식간에 숙연하게 만들었다. 노래를 향한 꿈과 현실의 생계 사이에서 흔들렸던 그 시간이 오롯이 전해졌다.
그렇게 은퇴를 결심하기 직전, ‘무명전설’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였다.
사진=MBN 무명전설
“어나더 레벨” 보여준 무대
그리고 ‘무명전설’의 무대.
성리는 이번에 달랐다.
댄서들과 함께 격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면서도 음 하나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라이브. 다섯 번의 탈락이 켜켜이 쌓아온 단단함이 무대 전체를 지배했다. 역대급 퍼포먼스와 가창력에 탑프로단과 국민프로단이 동시에 열광했다.
남진은 “우리 성리 군의 심사는 ‘이상 끝’이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더 이상 평가할 게 없다는 극찬이었다. 아이비는 “성리 씨는 어나더 레벨이다. 춤과 노래의 강도가 완벽했다”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탑프로단은 너나 할 것 없이 “평가할 게 없다”며 입을 모았다.
가장 깊은 응원을 보낸 건 주현미였다. “연습을 얼마나 했을까 싶다. 15년 동안 뭔가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조바심이 많을 텐데, 갖고 있는 것이 정말 많으니 힘들겠지만 이 무대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깊은 애정과 응원을 담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존 1위였던 유슬기를 단숨에 제치고 126점으로 유명 선발전 전체 1위. 다섯 번의 탈락이 만들어낸 단단함이 마침내 숫자로도 증명됐다.
사진=MBN 무명전설
‘올라운더 가수’ 전설 시작하다
K팝 아이돌로 시작해 발라드를 거쳐 트로트까지. 어느 한 장르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무대에 도전해온 성리는 이미 ‘올라운더 엔터테이너’로 평가받는다. 그 모든 여정이 ‘무명전설’의 무대 위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었다.
14년 전 처음 무대에 섰던 청년은 이제 31살이 됐다.
도배 자격증을 준비하며 포기를 고민했던 그가, 가장 뜨거운 무대 위에 서 있다. 아이돌도, 발라드도, 트로트도 그 어느 무대에서도 완전히 빛나지 못했던 성리가 ‘무명전설’에서 처음으로 전체 1위를 거머쥐었다.
성리의 전설은 지금, 비로소 시작됐다.
사진=MBN 무명전설
<저작권자© 트롯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트롯뉴스 © 트롯뉴스 All rights reserved.
트롯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