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방송 선정 강원 최고의 포토존 ‘하슬라 아트월드’: 연간 15만 명 이상이 찾는 SNS 인증샷 성지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등록 2026-03-20 01:39
강릉의 고구려 때 이름 ‘하슬라’
‘산 위에 바다’라는 별명을 가진 강릉의 예술 정원
자연에 기대어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힐링예술공간
바다를 향해 펼쳐진 야외 테라스와 벽돌 포토존
하슬라 아트월드의 하일라이트 '돌벽 포토존'
강원도 강릉의 옛 이름은 아슬라(阿瑟羅) 혹은 하슬라(何瑟羅)였다. ‘큰 바다’ 또는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氣運)’을 뜻하는데, 이는 강릉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서 유래한다.
강릉은 본래 고구려에 속해있었으나 4세기 말 신라에 편입되었고, 이후 신라 경덕왕 때에는 ‘명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고려 말 공양왕 원년(1389년)에 이르러 영동 지역의 행정·군사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거진(巨鎭)’의 의미를 담은 ‘강릉 대도호부’로 격상되었고, 이 지위는 조선 초기까지 이어졌다. 이후 1895년 군현제 개편으로 강릉군이 되었으며, 오늘날의 강릉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강릉 시내에서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정동진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바다를 마주한 언덕 위에 자리한 ‘하슬라 아트월드’를 만날 수 있다. 강릉 출신의 설치미술가 최옥영·하신정 부부가 2003년에 조성한 이곳은 약 7만 5천 평 규모의 복합예술공간으로 뮤지엄 호텔과 야외 조각공원, 현대미술관, 피노키오 박물관, 레스토랑과 카페가 어우러져 자연과 예술이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두 작가가 직접 설계하고 확장해온 이 공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과 전시를 선보이며 살아 있는 예술공간으로 특히 통유리 전시실 너머로 펼쳐지는 동해를 배경 삼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공간 곳곳이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사진으로 순간을 남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하신정(좌) 작가, 최옥영 작가(우)
하슬라 아트월드는 2003년 조각공원을 시작으로 2009년 뮤지엄 호텔, 2010년 현대미술관, 2011년 피노키오 박물관과 마리오네트 미술관을 차례로 개관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와 <호텔킹>,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촬영지로도 활용되며 그 독창적인 공간미를 널리 알렸다.
한편 강원도 영월에서 새로운 문화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달 와이파크’ 역시 이들 부부가 선보인 또 하나의 작업으로, 자연과 예술을 결합한 그들의 세계관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해 보여준다.
바다와 어우러지는 하슬라 미술관
1층 매표소를 지나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수직으로 세워진 피아노와 그 위에 거꾸로 매달린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이다. 바로 옆에는 푹신한 가죽 소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갑고 단단한 금속으로 이루어진 의자가 놓여 있어, 관람객의 감각에 미묘한 혼란을 일으킨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수많은 볼록거울이 천장에 매달려 반짝이는 가운데, 무지갯빛 원색 천들이 그 표면에 비치며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는 자연의 무한한 에너지와 영속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박신정 작가의 작품이다.
이처럼 이색적인 작품들로 채워진 이곳은, 신라시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을 제작한 백제의 천재 건축가 ‘아비지’의 이름을 딴 아비지 특별 갤러리를 비롯해 현대미술관 1·2·3관으로 구성된 하슬라 미술관이다.
아비지 특별 갤러리
아비지 특별 갤러리에서 한 층 내려가면 현대미술관 제1관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는 관람객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키네틱 아트와 독창적인 설치미술,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사진 촬영을 통해 완성되는 참여형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현대미술관 1관
특히 카페와 맞닿은 한쪽 공간에는 천장에서 바닥까지 붉은 노끈을 팽팽하게 엮어 강렬한 색감으로 채운 최옥영 작가의 <RED>가 자리해, 지나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붙잡는다. 과거 매표소로 사용되다 방치되었던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한 이 작품은 평범한 통로를 머무르고 싶은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제2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다양한 색의 실을 엮어 만든 거대한 그물이 천장과 벽을 뒤덮고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얽히고설키며 매듭을 이루는 우리의 삶을 형상화한 최정윤 작가의 <시간의 끈>이다.
최옥영 작가 'RED'(좌), 최정윤 작가 '시간의 끝'(우)
이어지는 제2관과 피노키오 박물관을 잇는 원형 통로는, 피노키오가 고래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모티프로 한 공간이다. 내부는 투명한 비닐로 촘촘히 감싸져 있고, 다채로운 색의 조명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마치 환상적인 여정을 떠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제3관인 피노키오 & 마리오네트 박물관에는 유럽 각국에서 수집한 다양한 마리오네트 인형과 함께 조각, 회화, 키네틱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발자국 표시 위에 서면 센서가 반응해 움직이는 로봇 마리오네트는 섬세한 관절 표현으로 생동감을 더하며,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팅커벨 인형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고래뱃속 통로(왼쪽 위)와 피오키오&마리오네트 박물관
밖으로 나오면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설치미술이 어우러진 ‘파도의 길’이 펼쳐지는데, 전망대 난간을 따라 엮인 은빛 파이프 구조물은 거대한 파도가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솟구치는 순간을 연상시키며, 동해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가수 에일리의 <Make up your mind>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지며 ‘썸’을 타려는 연인들이 찾는 곳이다.
'파도의 길'과 전망대
‘파도의 길’ 왼편에는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돌벽 포토존'이 자리한다. 바다를 향해 둥글게 뚫린 창을 통해 역광으로 담아내는 풍경은 푸른 바다와 어두운 실루엣이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말이면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긴 줄이 이어질 만큼, 이곳의 매력을 실감하게 한다.
에일리 'Make up your mind' 뮤직 비디오 화면 캡쳐
곳곳에 있는 포토존과 넓은 조각공원
박물관을 나서면 바다 카페 뒤편으로 이어지는 조각공원 역시 다양한 미술작품과 포토존이 어우러져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최옥영 작가의 작품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머릿속으로>를 통해 거대한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형태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체험을 선사한다.
약 2km에 이르는 산책로는 성성활엽길, 시간의 광장, 골굴리는 미술관, 절절소리길, 내내바다길 등 저마다 개성 있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작품 위를 걷고 조각을 만지며, 명화 속 인물이 된 듯한 체험까지 할 수 있어 예술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한편 뮤지엄 호텔은 조각가의 손길이 깃든 공간답게, 침대와 가구 하나하나가 작품처럼 다듬어져 있다. 여기에 객실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더해지며, 머무는 순간마저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완성된다.

'산 위의 바다'라는 별명을 가진 하슬라 아트월드
입장료 17,000원(성인), 홈페이지에서 입장권 구매 시 2,000원 할인
운영시간 08:30 ~ 18:30 / 연중무휴
배성식 / 여행작가
평소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 2022년에 아빠들을 위한 주말 놀거리, 먹거리 프로젝트 <아빠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보물찾기>를 발간하였다.
202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의 언론사 그룹인 여행요미우리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관광명소와 외국인들이 꼭 경험해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 ‘한국의 핫 플레이스 51’을 일본어 <韓国のホットプレイス51>로 공동 발간했다.
이메일 ssbae100@naver.com / 인스타그램 @k_stargram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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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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