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광고하세요!!
우유 유통기한을 처음 도입한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 : 밀주 유통망을 이용해 미국 전역에 가장 빠른 우유 배달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등록 2026-04-11 01:14
‘마피아’였지만 우유에는 진심이었던 사람
밀주 대신 사람들이 매일 먹는 우유 사업 진출
기존의 술 유통망에 우유를 유통
정·재계에 로비를 동원해 우유 유통기한 법제화
마트에 진열된 다양한 우유
1983년 '알 파치노'가 주연의 영화 <스카페이스>에서 갱단 두목 ‘알 카포네’는 1920년대에 미국을 주름잡던 마피아 ‘시카고 아웃핏’의 두목이자 우유의 유통기한을 기획하고 만든 독특한 인물이다.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 '스카페이스'
이탈리아는 지중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을 자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지역 기반의 비밀 결사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특히 마피아는 시칠리아 지역에서 비롯된 조직으로, 오랜 기간 지역 사회 안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이후 국가 권력이 강화되면서 기존의 역할이 약화하였고, 이들은 점차 범죄조직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후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왕국이 수립되면서 대규모 이민이 이어졌고, 많은 이탈리아인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직 역시 활동 무대를 해외로 옮기며 미국 사회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은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마피아를 강하게 탄압했지만, 이미 조직은 이탈리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장된 뒤였다.
미국에 정착한 마피아 조직은 초기에는 뉴욕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들을 대상으로 착취와 범죄를 확대해 나갔다. 알 카포네의 부모 역시 이러한 이민 흐름 속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이었다. 1899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가톨릭 학교에 다녔으나 엄격한 규율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교사를 폭행한 사건으로 14세에 퇴학당했다.
이후 브루클린의 유흥업소에서 문지기로 일하던 그는 한 여성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가, 그녀의 오빠에게 면도칼로 얼굴을 세 차례 베이는 일을 겪는다. 이 사건은 그의 삶을 상징적으로 바꿔놓았고, 이후 그는 ‘흉터 있는 얼굴’이라는 뜻의 ‘스카페이스(Scarface)’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스카페이스'라는 별명의 알 카포네
1920년 미국에서는 0.5도 이상의 술에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금주령(1920~1933)이 내려지면서 시카고에서 삼류 불량배 수준이었던 알 카포네는 캐나다로부터 불법으로 들어온 밀주를 판매하고 도박, 매춘 등으로 돈을 벌며 조직을 확장해갔다.
벌어들인 돈으로 정치인, 경찰, 판검사는 물론 당시 시카고 시장에게도 뇌물을 전달하며 시카고 전역에 영향력을 넓혀갔다.
적발된 밀주를 버리는 뉴욕 보안관 / 사진 = 위키미디어
금주령을 피해 배를 타고 공해상에 나가서 배에서 마시고 이왕 배를 탄 김에 카리브해를 돌고 오면서 지금의 크루즈 여행의 시초가 되었고, 뉴욕을 중심으로 술을 몰래 지하실이나 어둡고 칙칙한 곳에서 숨어 마셨는데 처진 분위기 전환을 위해 신나는 스윙 댄스가 생겨났다.
알 카포네는 1930년대 대공황으로 금주령이 폐기될 분위기와 FBI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밀주 대신 합법적으로 팔 물건을 생각했는데 이때 생각한 것이 ‘우유 사업’이었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사람들이 매일 찾는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라며 우유가 밀주보다 이익이 큰 사업이라고 조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 사람은 파티할 때 진이나 스카치 한두 병 정도 사는 게 전부야. 노동자들은 토요일 밤에 맥주를 6병 정도 사는데 그거면 그 주의 몫은 끝이지. 하지만 모든 가족은 매일 우유를 식탁에 올리려고 해!”. “정말이지 우리는 엉뚱한 사업에 종사했어.”
19세기 중반 이후 미국에서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유 소비가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당시 유통되던 우유의 품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위생 관리와 유통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변질한 우유가 그대로 판매되는 일이 빈번했고, 심지어 색이 변한 우유에 밀가루나 석회가루를 섞어 다시 판매하는 일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식품 품질을 넘어 도시 위생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에 알 카포네는 조직원(부하)들을 동원해 낙농가(목장)를 반강제로 헐값에 사들여 우유의 생산과 유통을 장악해 나갔다. 상한 우유를 납품하거나 이물질을 넣어 우유를 유통하면 그 목장 담당 조직원에게 그 우유를 다 마시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품질의 우유가 공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했다. 특히 밀주를 유통할 때 전국의 매장과 유통망, 그리고 유리병 공장, 냉장 수송차를 이용해 우유의 신선도를 유지했다.
또한, 알 카포네는 우유의 유통기한 표시를 법제화를 위해 정치인들을 움직였는데, 우유병에 유통기한을 표시함으로써 우선 소비자들에게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품질보증을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낙농업자들이 우유병에 날짜를 찍는 기계를 알 카포네에게서만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기계를 독점해서 팔려다가 뜻밖의(?) 우유의 유통기한을 만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각 가정에서는 안전하고 상하지 않은 신선한 우유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갱단 두목으로 온갖 불법으로 돈을 벌어 구호단체에 기부도 하고 미국 대공황 때 무료 급식소를 열어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면서 비록 범죄조직을 이끌고 있었지만, 지역 사회의 민심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당시 알 카포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헨리 포드와 함께 시카고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경쟁 관계에 있던 아일랜드계 갱단, 이른바 노스사이드 갱단으로부터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는 양복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이동 시에는 방탄 설계가 적용된 차량을 이용하는 등 경호를 철저히 강화했다.
한편, 그가 추진하던 우유 사업은 비교적 빠르게 기반을 잡아가는 듯 보였지만, 시카고의 긴장은 곧 새로운 사건으로 인해 다시 고조된다.
1929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로 알려진 그 날 경찰 복장을 한 괴한들이 아일랜드계 갱단 간부 7명을 한 장소에 집결시킨 뒤 집단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고, 곧바로 알 카포네의 배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끝내 확보되지 않았으며, 당시 형성된 복잡한 권력 구조와 뇌물 네트워크 속에서 그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
알 카포네 머그샷
영화 <언터처블>에서는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엘리엇 네스가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알 카포네를 폭력 범죄가 아닌 탈세 혐의로 집요하게 추적하며, 결국 법정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11년형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그려진다.
영화 '언터처블'에서 엘리엇 네스 역의 케빈 코스트너
그는 1934년, 샌프란시스코 연안의 섬에 있는 악명 높은 알카트라즈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외부와의 접촉이 극도로 제한된 환경으로 알려진 이곳은 영화 <더 록>의 배경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미 수감 이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당시 치료가 어려웠던 매독을 앓고 있었고, 결국 1939년 가석방된다. 이후에도 건강은 회복되지 못한 채 점차 악화하였으며, 1947년 뇌출혈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한다.
영화 '더 록'의 마지막 장면의 니콜라스 케이지
참고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님도 여기 감옥에 갇혔는데, 비록 하루 감금이었지만 보호관이 안익태 선생님의 음악을 듣고 보증을 서면서 석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알 카포네가 탔던 방탄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한다.
배성식 / 여행 작가
평소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 2022년에 아빠들을 위한 주말 놀거리, 먹거리 프로젝트 <아빠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보물찾기>를 발간하였다.
202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의 언론사 그룹인 여행요미우리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관광명소와 외국인들이 꼭 경험해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 ‘한국의 핫 플레이스 51’을 일본어 <韓国のホットプレイス51>로 공동 발간했다.
인스타그램 @k_stargram51
<저작권자© 트롯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트롯뉴스 © 트롯뉴스 All rights reserved.
트롯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