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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버추얼 가수음악 가창자 '음실련' 가입 러시… ‘가상 얼굴’ 뒤 ‘실제 목소리’ 권리 찾기 본격화
이진호 기자 hoyadrum@naver.com
등록 2026-07-23 17:20
음실련 “버추얼그룹 ‘비던’ ‘플레이브’ 등 가입”
가상캐릭터 IP와 실연자 권리 공존생태계 서막
버추얼아이돌 유튜버시장 2029년 5조6천억 전망
향후 음악 산업 전반에 거대한 나비효과 예상
AI 기술의 대중화로 버추얼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매진시키는 등 가상 아티스트가 음악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실제 가창자들이 잇달아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련)에 가입하는 상징적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업계 에피소드가 아니라, 가상 캐릭터(IP)와 실제 실연자의 권리가 공존하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음실련은 지난 5월 데뷔한 5인조 버추얼 그룹 비던의 곡을 가창한 실제 실연자들이 최근 협회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음실련은 “버추얼 콘텐츠가 대중음악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면서, 캐릭터 뒤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는 실제 실연자들의 권리 역시 함께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걸그룹 헌트릭스와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실제 가창자들이 음실련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의 실제 가창자들 역시 음실련 회원 가입을 마쳤다.
음실련은 지난 5월 데뷔한 5인조 버추얼 그룹 비던의 곡을 가창한 실제 실연자들이 최근 협회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두리엔터테인먼트
콘서트 매진… 버추얼은 이미 '주류’
버추얼 아이돌은 더 이상 서브컬처가 아니다.
플레이브는 데뷔 1년 만에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가 예매 시작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2024년 4월 약 5,000석 규모 올림픽홀 첫 팬콘서트 이후 19개월 만인 2025년 11월 버추얼 아티스트 최초로 고척스카이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2025년 아시아 투어는 6개 도시 12회 공연에서 누적 관객 12만 6018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가상 아티스트 최초의 스타디움 규모 단독 콘서트까지 확정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망도 가파르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버추얼 아이돌·버추얼 유튜버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조 5천억원에서 2029년 약 5조 6천억원으로 6년 사이 약 3.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계아이돌 역시 2025년 5월 고척스카이돔 '이세계 페스티벌 2025' 무대에 오르며 버추얼 아티스트의 대형 공연장 진입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데뷔 1년 만에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가 예매 시작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2024년 4월 약 5,000석 규모 올림픽홀 첫 팬콘서트 이후 19개월 만인 2025년 11월 버추얼 아티스트 최초로 고척스카이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 사진=블래스트
캐릭터 뒤 사람 기여 제도적 인정
이번 가입 릴레이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가수를 직접 내세우지 않고 ‘가상의 캐릭터 IP’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시각적 주체(캐릭터)와 청각적 주체(실제 가창자)가 분리됐다.
음실련 가입은 캐릭터의 화려한 조명에 가려질 뻔한 실제 인간의 노동과 예술적 기여를 제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저작인접권 보호의 외연이 버추얼 영역까지 확장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AI와 가상현실이 주도하는 미래 시장에서도 결국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숨결과 목소리’라는 핵심 자산임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레전드 가수 설운도씨도 최근 트롯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요계의 AI 바람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AI를 적으로 돌리기보다 인간만이 담을 수 있는 감성과 철학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는 “콘텐츠의 형태는 변화하더라도 실연자의 권리는 동일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음실련의 기본 원칙”이라며 “인공지능(AI)과 버추얼 콘텐츠 시대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음악 실연자들이 정당한 권리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권리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추얼가수 대중가요등 확대 예상
버추얼 아티스트 뒤에 존재하는 실제 가창자들의 권리가 공식화됨에 따라, 향후 음악 산업 전반에는 거대한 나비효과가 예상된다.
첫째, 버추얼 IP의 장르 확장이다. 아이돌 댄스 음악에 국한됐던 버추얼 가수의 영역이 트로트, 발라드, 대중가요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팬덤의 결속력이 강하고 정서적 교감이 중요한 트로트 장르일수록, 휴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정서형 캐릭터 IP’ 모델이 매력적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둘째, 권리 분배와 법적 가이드라인의 정교화다. AI가 순수하게 생성한 음성과 실제 인간의 가창이 혼합되는 등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획사·AI 기술 제공자·실제 가창자 사이의 수익 분배 비율과 저작인접권 주체를 명확히 하는 법적·제도적 논의는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셋째, 입체적 팬덤 문화의 정착이다.
대중은 이제 가상의 외모와 세계관을 유희로 소비하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실제 아티스트의 땀방울과 서사에 깊이 공감한다. 시각적 판타지와 청각적 리얼리티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팬덤 사회학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버추얼 가수들의 연이은 음실련 가입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예술적 가치를 새로운 그릇(IP)에 담아내고 그 권리를 지켜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웅변한다.
기술과 감성이 교차하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실연자 권리 보호 체계를 선제적으로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은 다가올 AI 음악 시대의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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