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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서 작사 비화 밝혀
“임영웅 살아온 이야기 어쩜 그렇게 구슬픈지
세상이 본인에게만 몰카 하나 생각하셨을 듯”
팬들도 들을 때 ‘든든한 이야기’ 쓰고 싶었다
스타 작사가 김이나가 가수 임영웅의 대표곡 ‘이제 나만 믿어요’의 작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임영웅의 인터뷰를 통해 접한 삶의 궤적이 너무나 구슬퍼 세상이 본인에게 몰래카메라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게 사셨다는 느낌을 받았다”였다는 고백과 함께, 이 곡을 임영웅과 어머니가 함께 일궈낸 ‘승리의 이야기’로 완성했다는 창작 비화를 밝혔다.
김이나는 최근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해 6년 만에 펴낸 신간 에세이 ‘일상주의자의 감각’ 출간 소식과 함께 자신이 써 내려간 트로트 명곡들의 창작 과정을 풀어놓았다.
작사가 김이나가 가수 임영웅의 대표곡 ‘이제 나만 믿어요’의 작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사진=손태진의 트로트라디오
"트로트의 기본 정서는 우아함"
이날 방송에서 김이나는 트로트 장르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통찰을 드러냈다.
그는 트로트의 기본 정서를 ‘우아함’으로 정의하며, 자신이 처음 좋아했던 성인가요로 패티김의 ‘초우’를 추천했다. 인트로부터 우아하고 멋있는 곡 이라는 설명이었다.
김이나는 최근 성인가요 시장에 신나는 트로트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분위기 있는 곡이 적어 아쉬웠다면서도, 젊은 싱어들의 등장으로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영웅과 손태진을 직접 거명하며 “우아한데 처연한 노래들을 해 주는” 가수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런 곡들은 가슴을 ‘톡’ 치는 것이 아니라 “훅 하고 내려앉는, 퐁 하는 느낌”을 준다는 특유의 섬세한 표현으로 그 감성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로 읽어낸 임영웅의 서사
이날 이야기의 중심은 2020년 발표된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 작사 과정이었다.
김이나는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직접 보지 못해 임영웅의 인터뷰를 참고하며 그의 서사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참 어쩜 이렇게 이야기들이 구슬픈지, 세상이 본인만 가지고 몰카 하나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게 사셨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맞춤형 작사로 정평이 난 김이나가 임영웅이라는 사람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고 가사를 완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읽어낸 서사는 “이 세상은 우릴 두고 거짓말을 했지만 우리는 속지 않은 거죠”라는 가사로 승화됐다.
김이나는 “이 노래를 쓸 때는 임영웅 씨와 어머니와의 승리의 이야기처럼 쓰기도 했다”며, 고난의 기록을 슬픔이 아닌 승리의 언어로 바꿔낸 창작 의도를 밝혔다.
김이나는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 6년 만에 펴낸 신간 에세이 ‘일상주의자의 감각’ 출간 소식과 함께 자신이 써 내려간 트로트 명곡들의 창작 과정을 풀어놓았다. /사진=손태진의 트로트라디오
영웅시대 상징적 곡으로 자리잡아
김이나는 이 곡에 또 하나의 마음을 담았다.
앞으로 임영웅을 따르게 될 팬들이 들었을 때 ‘든든할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제 나만 믿어요’는 발표 이후 임영웅과 팬덤 ‘영웅시대’를 잇는 상징적인 곡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개인적인 투영도 있었다. 김이나는 “저희 어머님도 이혼하셔서 혼자 계신다. 엄마가 배우자한테 제일 듣고 싶은 말이 뭐였을까 생각하면 ‘나만 믿어’ 이런 얘기를 못 들어봤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홀로 계신 어머니가 가장 듣고 싶었을 한마디를 임영웅의 목소리에 실어 세상에 내놓은 셈이다.
‘덕질’의 행복은 다른 행복과 달라
이날 방송은 뭉클한 이야기 못지않게 유쾌한 입담도 넘쳤다.
김이나는 2018년 홍진영의 ‘잘가라’로 트로트 작사에 처음 도전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홍진영 씨의 깔끔한 성격을 반영해 ‘헤어질 때 괜히 나한테 징징대지 말아 달라’는 이야기를 재밌게 써봤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덕질 예찬론도 이어졌다.
김이나는 “덕질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그 외의 것에서 얻는 행복과 완전히 다르다”며 “같은 사람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덕질메이트야말로 마냥 행복한 대화만 나눌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우연히 시작된 작사가의 길에서 임영웅이라는 가수를 만나 탄생한 ‘이제 나만 믿어요’. 김이나의 표현대로 “사후에 평가되는 기적”처럼, 이 곡은 오늘도 가수와 팬 모두에게 든든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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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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