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루가 대만을 시작으로 홍콩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인지도에 대만 엔터테인먼트사의 현지 네트워크와 매니지먼트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가수 하루가 대만 기반의 달톤엔터테인먼트(Darton Entertainment·達騰娛樂)와 손잡고 아시아시장에 진출한다. 달톤엔터테인먼트가 해외 활동에 대한 현지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과 투자 및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하루SNS
현지 매니지먼트·프로모션 담당
하루의 해외 활동은 대만 기반의 달톤엔터테인먼트(Darton Entertainment·達騰娛樂)와 함께 진행된다. 달톤엔터테인먼트는 대만에서 배우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제작·투자를 병행해 온 회사로 대표는 신즈위(辛誌諭·Ben)다.
이 회사는 홍콩 출신 가수 부잉(傅穎)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왔으며, 부잉은 2013년 달톤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이력이 확인된다. 배우 하윤동(何潤東)과 그룹 AK 등과 관련한 매니지먼트·제작 이력도 알려져 있다.
달톤엔터테인먼트 측은 하루의 해외 활동에 대한 현지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을 맡고 투자 및 사업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는 대만을 우선 거점으로 현지 활동을 시작한 뒤 홍콩과 말레이시아, 태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기존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교민 대상 공연이나 국내 기획사 중심의 초청 무대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 사례는 현지 엔터테인먼트사가 아시아권 활동 전반을 함께 설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30년간 최정상 아티스트와 일해
신즈위 대표의 경력은 대만 현지 매체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2020년 3월 7일 중국시보(中時)와 유디엔(UDN) 계열 ‘슈성원(噓!星聞)’, 야후 대만 등 복수의 대만 매체는 신즈위를 ‘아벤(阿Ben)’이라는 업계 통칭과 함께 소개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몸담은 지 30년 동안 종한량(鍾漢良)·유덕화(劉德華)·매염방(梅艷芳)·서약선(徐若瑄)·하윤동(何潤東) 등 당대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대표는 원래 건축을 전공했으나 군 복무 중 원고 작성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고, 제대 후 대만 방송인 장소연(張小燕)의 추천으로 음반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매니저와 드라마 제작자로 영역을 넓혔다. 장소연의 카이리제작(開麗製作)을 비롯해 도리안(多利安), BMG 음반 등을 거쳐 현재 달톤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제작 이력도 함께 확인된다. 대만 매체는 그가 중화권과 해외에서 다수 아티스트의 음반·영화·드라마·광고·공연을 기획했으며, 드라마 '설지리적성성(雪地裡的星星)', '병병(兵乓)', '원미적하천(原味的夏天)', '칠개붕우(七個朋友)', '포말지하(泡沫之夏)' 등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하윤동과는 도리안 시절부터 약 20년간 호흡을 맞추며 그를 양안 시장의 '가장 따뜻한 남신(最暖男神)'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로도 소개된다.
특히 유덕화와의 인연은 신 대표가 직접 언급한 대목이다. 그는 방송에서 "화자(華仔·유덕화의 애칭) 곁에서 5년을 보냈다"며 유덕화가 모든 사람을 친구처럼 대했고 식사 자리에서 기자에게 직접 반찬을 덜어줄 만큼 주변을 살폈다고 회고했다. 이어 자신이 독립해 회사를 차린 것 역시 유덕화의 격려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보도에서 그는 함께 일하는 아티스트의 조건으로 '따지지 않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뭉칠 줄 아는 사람'을 꼽았고, 최근 몇 년간 대형 스타와의 협업 제안을 여러 차례 고사하면서 신인과 재기를 준비하는 아티스트를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경력의 매니저가 신인 육성으로 방향을 튼 시점에 하루를 선택했다는 점은 이번 협업의 성격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달톤엔터테인먼트(Darton Entertainment·達騰娛樂)‘아벤’ 신즈위(오른쪽에서 두 번째)대표가 젊은 배우 장유웨이(왼쪽부터), 궈위천, 황스제(오른쪽 첫 번째)와 함께 진행자 토토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사진=대만야후 POP Radio
하루, 매염방의 궤적과 겹치는 서사
신 대표가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인물 가운데 하루의 성장 과정과 가장 자주 겹쳐 읽히는 이름이 매염방이다.
1963년 홍콩에서 태어난 매염방은 네 살 반 무렵부터 언니 매애방과 함께 라이치콕 놀이공원 등지에서 노래하며 생계를 도왔다. 홍콩영화자료관은 매염방이 어린 시절부터 놀이공원 무대에 섰고 1982년 제1회 신수가창대회 우승을 계기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TVB와 화성음반(Capital Artists)이 연계해 개최한 이 대회에서 그는 서소봉(徐小鳳)의 〈풍적계절(風的季節)〉을 불러 우승했고, 대회는 이후 홍콩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가수들을 배출한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1985~1986년 무렵 발표한 앨범 ‘괴녀해(壞女孩)’는 홍콩 음반시장에서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그를 정상급 스타 반열에 올렸다. 판매량은 중화권 자료에 따라 약 72만 장·14플래티넘, 또는 40만 장 이상·8플래티넘으로 달리 집계된다. 매염방은 1985년부터 1989년까지 홍콩 TVB '가장 인기 있는 여자가수' 부문을 5년 연속 수상했고, 영화 ‘연지구(胭脂扣)’로 대만 금마장과 홍콩금상장,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차례로 받았다. 2003년 40세로 세상을 떠난 뒤에는 '홍콩의 딸(香港的女兒)'로 불리며 홍콩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매염방은 오디션 이전에 이미 십수 년의 무대 경험을 쌓은 가수였다. 오랜 현장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오디션 우승을 발판 삼아 스타덤에 올랐다는 점에서, 무명 시절 무대를 거쳐 오디션으로 이름을 알린 하루의 성장 과정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30년간 이런 유형의 아티스트를 곁에서 지켜본 매니저가 무명시절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하루에 관심을 갖데 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콘서트때 해외진출 콘텐츠 확보
하루는 오는 10월 10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 10월 17일 오후 5시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첫 단독 팬콘서트 '오늘, 하루 : 처음 들려주는 이야기'를 개최한다. 두 공연에서는 대표곡 무대와 토크, 미공개 신곡 무대 등이 예정돼 있다.
대만 언론 관계자들도 이번 공연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의 국내 활동과 공연 현장을 취재해 대만 진출에 앞선 현지 홍보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앞둔 아티스트의 국내 공연을 현지 언론에 먼저 노출하는 것은 해외 론칭을 위한 사전 프로모션의 하나다.
달톤엔터테인먼트가 하루를 단발성 초청 가수가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아티스트로 기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침마당 우승 '무명전설' 준우승
하루는 KBS1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 2025 왕중왕전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다.
프로그램 최종회에서는 성리가 우승, 하루가 준우승을 기록했다.
국내 오디션과 무대를 통해 성장해 온 하루가 대만을 거점으로 홍콩과 동남아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안착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트로트 가수의 해외 진출이 단발성 공연을 넘어 현지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하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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