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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무대] 김국환의 ‘오동잎’, 하태웅의 ‘너’…가을을 생각나게 한 반가운 얼굴들의 무대

박시현 기자 shpark559500@gmail.com

등록 2026-09-08 10:12

KBS 가요무대 온기 더한 ‘가을 사랑’ 특집

‘타타타’ 김국환 추억을 되살린 깊은 감성

‘사랑아’ 하태웅 경쾌한 리듬 분위기 살려

손빈아·춘길·신유등 후배들도 열창 이어가

지난 7일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 1963회는 ‘가을 사랑’을 주제로 열 네 개의 무대를 펼쳤다. 계절의 문턱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이어졌지만, 이날 시청자의 시선을 먼저 붙든 것은 선곡보다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타타타’의 김국환과 ‘사랑아’의 하태웅이 오랜만에 나란히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며 무대에 특별한 온기를 더했다.


 7일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 1963회는 ‘가을 사랑’을 주제로 무대를 펼쳤다. 이날 방송에는 ‘타타타’의 김국환과 ‘사랑아’의 하태웅(사진)등 반가운 얼굴들이 오랜만에 나란히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며 무대에 특별한 온기를 더했다. /사진=KBS '가요무대'

두 번째 순서로 등장한 김국환은 최헌의 히트곡 ‘오동잎’을 불렀다.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1970년대 가을 정서를 품은 곡이다. 김국환의 묵직하고 구성진 저음이 더해지자, 익숙한 노래는 단순한 추억의 재현을 넘어 세월의 깊이가 밴 무대로 되살아났다.

김국환은 1991년 발표한 ‘타타타’가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되면서 뒤늦게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가수다. 

이날 ‘오동잎’에서도 그의 장점은 분명했다. 감정을 과장하기보다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노랫말을 짚어가며, 가을이라는 계절이 품은 회한을 자연스럽게 끌어냈다. 오랜만의 방송 출연이라는 반가움에 노래가 지닌 향수까지 겹쳐진 무대였다.


 7일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 1963회는 ‘가을 사랑’ 주제 방송에 오랫만에  '타타타'의 김국환이 출연 최헌의 '오동잎'을 열창했다. / 사진=KBS '가요무대'

네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하태웅이었다. 그가 선택한 곡은 1975년 발표된 이종용의 대표곡 ‘너’다. 화이트 슈트 차림으로 등장한 하태웅은 원곡 특유의 경쾌한 리듬 위에 시원한 가창력과 힘 있는 무대 매너를 얹었다.

도입부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린 그는 곡이 전개될수록 폭발적인 성량과 특유의 흥을 드러냈다. 

객석에서도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가을 특집은 자칫 느리고 서정적인 노래의 연속으로 흐르기 쉽다. 하태웅은 ‘너’를 힘차게 밀어붙이며 무대의 온도를 단숨에 높였고, 전체 구성에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원곡의 경쾌함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자신의 크고 선명한 음색으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였다. 

노래를 추억 속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금의 무대로 다시 불러냈다는 점에서 이날 공연의 성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 해당 무대는 유튜브 ‘KBS 레전드 케이팝’ 채널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후배 가수들의 무대는 ‘가요무대’가 지닌 세대 교차의 의미를 이어갔다.

신유는 장윤정의 ‘애가 타’를 특유의 부드러운 창법으로 풀어냈고, 손빈아는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소화했다. 

춘길은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를 담담하게 불러 잔잔한 여운을 남겼으며, 마이진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로 방송 후반부의 정서를 차분하게 다듬었다.

박창근은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박혜신은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를 부르며 마지막까지 가을의 쓸쓸함과 낭만을 이어갔다. 

솔지와 구수경, 박앵두(앵두걸스), 별사랑, 이정희, 이정옥도 저마다의 음색과 해석으로 ‘가을 사랑’이라는 큰 주제를 채웠다.


 '가을 사랑'을 주제로 7일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 1963회에서는 김국환과 하태웅 같은 반가운 선배 가수들과  손빈아·춘길·신유·마이진 등 최근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가까워진 후배 가수들이 함께해 시청자들에게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했다. / 사진=KBS '가요무대'

이날 무대의 미덕은 유명한 옛 노래를 차례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김국환과 하태웅 같은 반가운 선배 가수들 곁에 손빈아·춘길·신유·마이진 등 최근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가까워진 후배 가수들이 섰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목소리들이 한 무대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가수들이 원곡을 지나치게 모방하지 않고 각자의 창법으로 다시 들려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김국환이 세월에서 비롯된 깊이로 ‘오동잎’을 물들였다면, 하태웅은 힘찬 성량으로 ‘너’에 새로운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후배 가수들은 익숙한 명곡에 오늘의 감각을 보태며 무대가 과거의 향수에만 머물지 않도록 했다.


1985년 시작한 ‘가요무대’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흘러간 노래를 매개로 여러 세대의 가수를 한자리에 세워온 대표적인 장수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번 ‘가을 사랑’ 편은 그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김국환의 목소리에서는 지나온 세월의 깊이가 느껴졌고, 하태웅의 무대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현역의 에너지가 빛났다. 여기에 후배 가수들의 새로운 해석이 더해졌다. 오래된 노래가 살아남는 힘은 그 곡을 다시 부르는 사람과 새롭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가요무대’는 가을의 문턱에서, 노래가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방식을 따뜻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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