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MBC 상암 가든 스튜디오.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야외 오픈 스튜디오에 드디어 그가 왔다. '손태진의 보이는 라디오' 진행자 손태진이 입국심사 밈으로 포문을 열었다.
“해외에서 직업 물어보면 보통 싱어, 액터 한마디면 끝인데, 이분은 설명이 한참 걸립니다. 코리안 페이머스 싱어, 액터, 뮤지컬, 발라드, 댄스, 예능, CEO까지... 한 단어로 정의 불가능한 남자, 장르 파괴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입니다!”
등장과 동시에 터진 환호성. 임창정은 “원래 이런 큰 데서 혼자 맨날 해요? 너무 좋네요”라며 특유의 능청으로 가든을 접수했다.
10일 MBC 상암 가든 스튜디오.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야외 오픈 스튜디오서 진행된 '손태진의 보이는 라디오' 에는 최근 신곡 '탓탓탓'을 발표한 가수 임창정이 출연, 신곡에 얽힌 사연등을 풀어냈다/사진='손태진의 보이는 라디오'
“잠재력을 깨우라고 만든 노래”
이날의 주인공은 신곡 ‘탓탓탓’이었다. 제목만 보면 김국환 선배님의 그 ‘타타타’가 떠오르지만, 가사를 듣는 순간 모두가 뒷목을 잡았다.
아침마다 욕만 해, 세상 탓만 잔뜩 해 / 손도 멀쩡 발도 멀쩡 입만 바빠 죽겠네 / 휴대폰은 뜨겁게 검색만 또 하루 종일 / 요즘 살기 힘들다며 말만 줄줄이~
한 청취자의 문자 그대로다. “형, 이거 팩폭 응원송이네요. 들을 때마다 뜨끔해요.”
임창정은 이 곡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술자리 썰을 대방출했다.
“친한 형님이 있어요. 베스트셀러 작가급 철학을 가진 형님인데, 술 먹다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창정아, 살 못 빼는 게 아니라 안 빼는 거야. 담배 못 끊는 게 아니라 안 끊는 거지. 술 못 끊는 게 아니라 안 끊는 거야!’ 딱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날 바로 정리해서 형님한테 보내드렸더니, 형님이 “이거 내 얘긴데 네가 더 잘 썼다”며 같이 작사를 하게 됐다는 거다. 곡 안에는 킬링 가사가 또 있다. “복권 사러 갈 시간에 알바라도 뛰어봐라!”
임창정의 해석은 명쾌했다.
“우리가 뭔가 안 될 때, 바람 탓, 차 막힌 탓, 부모 탓, 심지어 ‘오늘은 왠지 그냥 그래’라는 탓까지. 골프 칠 때 변명 300개 들고 다니잖아요. 마지막 변명이 뭔지 아세요? ‘오늘은 괜히...’예요. 다 탓이에요. 근데 사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돈 못 버는 건... 아, 그건 진짜 못 버는 걸 수도 있지만!”
이 구수한 멜로디에 철학을 버무린 세미 트로트 댄스곡. 임창정은 “뜨끔하라고 만든 게 아니라, 여러분 안에 있는 잠재력을 깨우라고 만든 곡”이라며 “이 노래 듣고 ‘내일 해야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일어나서’ 뭔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국투어 콘서트에서는 이미 안무까지 공개됐다. 세계적인 천재 안무가 ‘예피춤’ 팀이 짰는데, 마이클 잭슨 팀과도 협업 예정인 분들이란다. 임창정의 설명이 걸작이다. “어디서 많이 본 춤인데, 전혀 다른 춤입니다. 각도가 다 틀려요!”

10일 MBC 상암 야외 오픈 스튜디오서 진행된 '손태진의 보이는 라디오' 에는 최근 신곡 '탓탓탓'을 발표한 가수 임창정이 출연, ‘소주한잔’을 열창하고 있다/사진=‘손태진의 보이는 라디오’
‘봉봉 노래방’ ‘색즉시공’의 추억
두 가수의 세대 공감 토크도 빵 터졌다.
88년생 손태진이 “어릴 때 소주 한잔이 어떤 맛인지도 모르고 불렀다”고 하자, 임창정은 역으로 물었다. “그럼 싱가포르 봉봉 노래방 아세요?”
손태진이 자란 싱가포르에 있던 한인 노래방 ‘봉봉’. 한국에서 가장 핫한 노래 테이프가 들어오면, 남자들은 무조건 임창정 노래를 질러야 했다는 것. 두 사람의 추억이 싱가포르에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영화 얘기에서는 19금 토크가 나왔다. 손태진이 임창정의 영화를 꼽으며 ‘색즉시공’을 말하자, 임창정이 되레 당황. “그 영화 고등학생 이후에 보셨죠? 청불이 많아서...”라며 서로 누님, 동생 호칭을 정리하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그가 직접 밝힌 트로트 DNA도 흥미롭다.
“‘문을 여시오’는 거의 트로트죠. ‘늑대와 함께 춤을’도 정통 댄스는 아니고. ‘내가 저지른 사랑’ 있잖아요. 잊고 잊혀지고 지우고... 이거 트로트 창법으로 부르면 완전 트로트예요. 원래 멜로디 자체가 트로트 기반이 많아요.”
이어 AI로 자신의 발라드 명곡들을 트로트 버전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깜짝 계획까지 공개하며 즉석에서 트로트 버전 ‘내가 저지른 사랑’을 불러 가든을 초토화시켰다.
“농담이 기사가 됐어요!” 긴급해명
이날 가장 큰 웃음과 함께 나온 특종은 바로 ‘미스터트롯4 출연설’ 공식 해명이었다.
최근 한 예능에서 농담 삼아 “미스터트롯4 나가겠다”고 한 말이 그대로 기사화가 된 것.
임창정은 손트라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게 농담이었는데, 기정사실처럼 기사가 나가니까 다른 방송국, 그러니까 무명 쪽 말고 유명 쪽? 아니 반대쪽에서도 ‘왜 거기만 나가냐, 우리도 나와야지’라고 연락이 와서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손태진이 “공식적으로 안 나간다는 거냐”고 몰아가자, 임창정은 “아직 모른다! 확정적으로 말하면 또 기사가 난다”며 손사래를 쳐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임창정식 위기탈출이다.
집에서 혼자소주마실 때 너무좋아
후반부 ‘나이 들면서 변한 취향’ 토크에서는 인간 임창정의 매력이 폭발했다.
홍어 얘기가 나오자 “저는 엄마 뱃속에서 홍어 물고 나왔다. 홍어 제일 좋아한다”며 홍어 애호가임을 인증했고, 선지국을 두고는 “선지만 있으면 완성이 안 됐다. 고기도 있어야 한다”며 미식가 포스를 풍겼다.
특히 압권은 ‘혼술’ 토크. “예전엔 혼자 밥 먹는 게 창피했는데, 요즘은 일행이랑 있다가 ‘미안 먼저 들어갈게’ 하고 집에 와서 혼자 소주 마시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
아이들 자러 올라가는 거 보면서 한잔하는 맛”이라는 대목에서는 많은 아빠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리고 모두가 차가운 소주를 외칠 때, 그는 폭탄 발언을 했다.
“저는 차가운 소주 안 먹어요. 미지근한 소주를 먹어요. 제가 제 입맛에 맞게 직접 만들었어요. 이름이 ‘소주 한잔’입니다.”
노래 제목 그대로 소주를 만들었다는 것. 홍보까지 완벽한 CEO 임창정이었다. “귀도 부어드리고, 먹는 것도 있다”는 말에 손태진은 “이건 광고”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가슴을 울린 ‘소주한잔’ 라이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라이브였다. “내 플레이리스트 절반을 책임진다”는 청취자의 사연에 맞춰 부른 ‘소주 한잔’ 라이브는 전주부터 가슴을 울렸다. “여보세요” 한마디에 가든 스튜디오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까지 걸음을 멈추고 “어? 진짜 임창정이야?”라며 몰려들었다는 후문.
“나이 들면 수건으로 얼굴 닦으면서‘아~’소리 나고, 누웠다가 일어날 때 ‘으~’ 소리 나는 것처럼, 노래 취향도, 음식 취향도, 사랑 방식도 다 변한다”는 그의 마지막 멘트는 신곡 '탓탓탓'의 철학과 묘하게 겹쳤다.
방송 말미, 임창정은 “가을이 왔다. 행복한 명절 보내시고, 내 노래 ‘탓탓탓’ 많이 사랑해주시고, 지금 전국투어 중이니까 콘서트장에서 못다 한 얘기, 못다 부른 노래 다 풀겠다. 꼭 오시라”며 인사를 남겼다.
오늘 방송에서 임창정은 다시 증명했다.
왜 그가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연기면 연기, 트로트면 트로트, 심지어 소주 제조까지 되는 ‘믿고 보는’ 엔터테이너인지. 신곡 ‘탓탓탓'은 단순한 세미트로트가 아니다. 2025년 하반기, 대한민국 모든 ’탓탓탓‘족에게 날리는 가장 유쾌하고 아픈 응원가다. 당장 듣고, 뜨끔하고, 그리고 일어나라. 임창정이 시키신다.
<저작권자© 트롯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