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시다. LOVE. 나랑 같이” 안동 만휴정(晩休亭)

배성식 기자

등록 2025-09-26 17:25

드라마 ‘미스터션사인’ 촬영지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자

사진 출처 = tvN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화면 캡쳐


애신 : "이리 보니 반갑소 해 있을 때 보니 말이요~"

유진 : "...."

애신 : "헌데 여기는 어쩐 일로?" 

유진 : "아직 유효 하오?"

애신 : 뭐가 말이요?

유진 : 같이 하자고 했던거? 생각이 끝났소.

 합시다. 러브. 나랑. 나랑 같이.

                                                                                            - tvN 드라마 <미스터션샤인_6화> 대화 장면 -

 


건축물 중 자연 속에 있는 정자는 조경에서 나무의 위치가 그렇듯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되어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을 듯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그 정자에 가지 못해도 멀리서 보는 것 만으로도 큰 아쉬움이 없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만휴정(晩休亭)’은 글자 그대로 느지막이 쉬는 정자다. ‘관직을 그만두고 저녁에 물러나 앉았다(休官晩退坐)’는 구절에서 ‘만(晩)’과 ‘휴(休)’를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무오사화’(1498, 연산군 4년)로 친구 김종직과 제자들을 잃은 후 청렴과 강직함으로 많은 정적이 생겨 각종 모함으로 출사와 파면을 반복하던 보백당 ‘김계행’이 낙향해서 70살이 넘어 지은 정자다. 

 

우선 진입로를 들어서면 나무에 가려졌던 풍경이 드러나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소나무와 바위가 많아 송암계곡이고 폭포 이름 또한 송암폭포다. 예쁜 폭포 아래 계곡을 건너는 날렵한 다리와 건너편 정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앞에 서니 난간도 없이 겨우 한 사람 지나갈 만한 반듯한 통나무 다리는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딛게 한다. 

누구라도 영화를 찍고 싶을 만한 경관이다.

소박한 주인공이 예뻐 보이는 걸 방해하지 않을 만큼 간결한 다리를 만든 사람은 참 배려심이 많은 사람일 듯하다. 




드라마 속 유진초이가 고애신에게 ‘나와 같이 러브 하지 않겠냐’는 대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라 화면 속에 잘 녹아 들어 있다. 좁고 높은 다리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에 대한 암시가 있는 듯하다. 


사진 출처 = tvN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화면 캡쳐

정자 자체는 소박하다. 

동남향으로 자리한 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앞쪽은 3면이 개방된 누마루(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 형식으로 개방하여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누각 주위 3면에는 계자(목재를 조각하여 외부에 수직으로 세운) 난간을 설치하였다. 


전면 쪽을 고스란히 개방하여 툇마루(목조 건축에서 지붕 처마를 받치는 안쪽 기둥과 바깥쪽 기둥 사이의 완충 광간인 툇간에 놓인 마루)로 구성한 예는 흔하지 않다. 




지붕은 홑처마 팔작(八)지붕으로 처마 앙곡(위로 솟은 곡선으로 기와집을 정면으로 볼 때 처마의 양 끝이 위로 솟은 듯한 지붕의 형태)과 안허리곡(양쪽 추녀 사이에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곡선)이 매우 날카로워 정자의 맛을 더욱 살리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여러 차례 수리를 통하여 다소 변형되었으나 조선 후기의 양식을 보이는 부분도 있다. 

만휴정은 건축물 자체보다는 주변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ssbae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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