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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전설] "내게도 이런일이 생기네요"… 경연의 무게는 36년 베테랑 편승엽도 가사를 잊게 만든다.

박강민 기자 oasispool@naver.com

등록 2026-04-02 12:11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며 용기낸 도전장

‘가인’으로 역대급열창 이어가다 노래중단

초유의 사태에 관객들도 탑프로단도 ‘탄식’

'찬찬찬' 전설도 멈춰세운 데스매치 부담

36년이었다. 무대 위에서 살아온 세월이. 그런데 그 36년의 내공도 막지 못한 순간이 찾아왔다. 2절 첫 소절, 편승엽의 입이 멈췄다. 가사가 나오지 않았다. 스튜디오가 순간 정적에 휩싸였고, 편승엽은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네요.”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하 ‘무명전설’) 6회, 본선 2차 1대1 데스매치. 36년이라는 세월도, 국민가요를 보유한 거물의 관록도 ‘경연’이라는 거대한 압박감 앞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36년차 베테랑인 편승엽이 무명전설 1대1 데스매치에서 가사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MBN 무명전설

 전설의 도전, 예상 못한 시련


편승엽이 처음 마스크를 벗고 등장했을 때 스튜디오가 뒤집힌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국민 누구나 아는 ‘찬찬찬’의 주인공. 36년 차 현역 가수가, 그것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 무명들과 함께 경연을 펼치는 ‘무명전설’에 도전자로 나타난 것이다. 

손주 벌 되는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 싶어 나왔다”는 그의 출사표는 그 자체로 큰 울림이었다.

그런 편승엽이 예선을 당당히 통과하며 관록의 힘을 증명하더니, 이날 1대1 데스매치 무대에까지 올라왔다. 첫 마디부터 현장에 웃음꽃이 폈다. 

“욕심이 생긴다. 조만간 제주도 집 갖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상대 이루네를 향해 선제포문을 열었다. “이루네는 이룰 만큼 이룬 것 같다. 이번엔 내가 이루고 싶다.” 이루네도 지지 않았다. “저는 아직 이룬 게 없습니다. 선배님 이겨서 제 이름처럼 이루겠습니다.” 대결 전 유쾌한 설전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찬찬찬'의 편승엽은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며 무명전설에 기꺼이 출전했다/ 사진=MBN 무명전설

2절에서 멈춘 36년의 관록


작심하고 꺼내 든 카드는 김란영의 명곡 ‘가인’. 그것도 ‘가인’의 원곡 작곡가 김진룡이 심사석에 앉아 있는 앞에서. 무대 초반 편승엽은 특유의 깊은 보이스와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좌중을 압도했다. 

1절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중간 나레이션까지 물 흐르듯 처리하자 마스터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강문경은 나중에 “나레이션 할 때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2절이었다. 

완벽한 흐름을 이어가던 중, 편승엽이 갑자기 노래를 멈췄다. 찰나의 순간 가사를 잊어버린 것이다. 신인도 아닌 36년 차 대선배의 초유의 실수에 마스터석과 관객석 전체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쏟아졌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네요”라고 나직이 뱉은 그 한마디. 그 말 한마디는 무대의 냉혹함과 그가 느꼈을 심적 부담감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노래를 마무리하려 애쓰는 모습은 베테랑의 책임감을 보여줌과 동시에 경연이 주는 중압감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무명전설 본선2차전 1대1데스매치 에서 편승엽이 가사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자 탑프로단들도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MBN 무명전설

"실수도 감동" vs "용납 안 돼"


탑프로단의 판단은 둘로 나뉘었다.

강문경은 편승엽의 편을 들었다. ”평이 아니라 감상평입니다. ‘실수했다’는 말씀조차 가사로 들렸습니다.“ 실수마저 무대의 일부로 녹여낸 베테랑의 품격을 높이 산 것이다.

반면 ‘가인’의 원곡 작곡가이기도 한 김진룡은 단호했다. 

”가사를 잊기까지 너무 완벽했다. 하지만 무대는 날카로운 칼날이다. 하나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가사를 잊는 것은 큰 실수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앞에서 들으며 내린, 더욱 냉정할 수밖에 없는 심사였다.

결과는 사상 초유의 탑프로단 7대7 동점. 승패의 열쇠가 국민프로단으로 넘어가는 전례 없는 사태가 펼쳐졌다.


무명전설 경연중 가사를 잃어버린 편승에에 대해 탑프로단의 평가가 엇갈렸다/ 사진=MBN 무명전설

‘빨간양말’ 투혼 이루네의 승리

 

후공에 나선 이루네는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이은하의 ‘당신께만’을 선곡한 그는 빨간 양말을 신고 살랑살랑 스텝을 밟으며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반춤을 곁들인 깜찍한 퍼포먼스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더해지며 현장을 순식간에 달궜다. 강문경은 ”옆에서 듀엣하라고 하네요. 빨간 양말은 상상도 못 했다. 목소리 색깔이 너무 좋다“며 웃음 섞인 극찬을 보탰다. 7대7 동점 속 최종 결정권을 쥔 국민프로단은 이루네의 손을 들어올렸다. 편승엽은 결국 탈락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무명전설 본선2차전 1대1 데스매치에서 편승엽의 가사실수로 인해  무명 이루네가 승리했다/사진=MBN 무명전설

경연은 경력을 가리지 않는다

 

30년 넘게 현장을 지켜봐도 어제 편승엽의 무대는 참으로 아프고도 경이로웠다. 

가사 실수라는 치명적인 오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나레이션의 깊이와 실수 직후의 겸허한 태도는 왜 그가 36년간 전설로 불려왔는지를 다시 한번 알게 했다.

하지만 경연은 잔인하다. 

데뷔 36년도, 국민 가요도, 그 무대 위에서는 보호막이 되어주지 않는다. 베테랑마저 떨게 만드는 이 ‘무명의 전쟁’에서 편승엽이 남긴 허탈한 미소는 역설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가진 진정성과 무게감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전설의 도전은 여기서 멈출 것인가. 패자부활을 통해 다시 일어설 것인가. 

‘무명전설’의 다음 무대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무명전설’ 7회는 8일 오후 9시 40분 MB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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