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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K-팝 ‘빅4’ 가 손잡은 ‘패노미논’ 가시화 … 한국가요계 '판' 바꿀 거대한 프로젝트 닻 올렸다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등록 2026-04-17 10:34
하이브·SM·YG·JYP, 합작 법인 설립 추진
글로벌 메가 페스티벌 ‘패노미논’ 공식화
박진영 “‘코첼라’를 뛰어넘는 페스티벌로”
트로트 팬덤 등 참여 땐 ‘K-컬쳐 확장’ 기대
‘빅4’ 기획사가 글로벌 K팝 페스티벌 개최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패노미논(Fanomeno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첫 공연장소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서울아레나'조감도 / 사진=서울시 제공
대한민국 가요계 판도를 바꿀 거대한 프로젝트가 공식화됐다.
하이브와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빅4’ 기획사가 글로벌 K팝 페스티벌 개최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선다. 4개사는 16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음악분과 4개사가 ‘패노미논(Fanomenon)’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합작 법인 설립 추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을 포함한 K컬처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협력 모델로 논의 중인 사안”이라며 “기업 간 협업 구조 검토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 신고 등 필요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패노미논'이란 무엇인가
‘패노미논’은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신조어다.
단순히 아티스트의 이름값에 기대는 기존 공연 문법을 벗어나, 전 세계 K팝 팬덤이 집단적으로 만들어내는 에너지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구상의 출발점은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이자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영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패노미논’이라는 이름의 메가 이벤트를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개최하겠다”고 포부를 공개했다. 당시 박 위원장은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뛰어넘는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것이 목표”라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코첼라는 해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 사막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음악·예술 복합 축제로, 2024년 기준 경제적 파급 효과만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패노미논’은 이에 견줄 만한 K컬처 특화 페스티벌로 키워내겠다는 게 핵심 구상이다.
하이브와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빅4’ 기획사가 글로벌 K팝 페스티벌 개최를 위한 합작 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4개사(하이브·YG·SM·JYP) 로고/사진=각 소속사 제공
2027년 서울, 2028년부터 세계로
일정과 장소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진영 위원장은 “2027년 12월부터 매년 12월 한국에서 ‘패노미논’ 페스티벌을 열고, 2028년 5월부터는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개최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첫 개최지로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는 서울 창동 ‘서울아레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 최초의 공연 전문 멀티 아레나로 설계된 서울아레나는 약 1만 8,000석 규모로, K팝 메가 이벤트에 최적화된 음향·무대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국제 규격의 대형 공연장이 서울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이 프로젝트에 상당한 무게를 실어주는 구조다.
2028년 이후의 글로벌 순회는 미국 롤라팔루자처럼 도시별 특색을 반영하되, K컬처의 정수를 이식하는 ‘순회형 페스티벌’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각 도시의 팬덤 문화와 현지 아티스트 생태계를 엮어내는 형식이 구체적인 차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로트와의 접점도 기대감
이 프로젝트는 비단 K-팝 아이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국내 공연 시장에서 실질적인 동원력을 보여주는 장르 중 하나가 트로트다. ‘패노미논’이 표방하는 ‘팬들이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개념은 트로트 팬덤의 열성적이고 조직적인 참여 문화와 정확히 맞닿는다.
페스티벌 내에 트로트 전용 무대를 편성하거나, 일본 엔카·유럽 성인가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한다면 K-컬처의 지평은 더욱 확장될 수 있다.
실제로 트롯뉴스와 대한민국 트로트문화원을 중심으로 한국 트로트와 일본 엔카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공동등재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패노미논’이 이 흐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여부는 주목할 지점이다.
한국의 트로트, 일본의 엔카가 아시아 성인 음악 문화의 공통 유산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패노미논’은 단순한 상업 이벤트를 넘어선 문화 외교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중소 기획사 등 소외 우려 경계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하다. 국내 가요계를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빅 4의 연합은 중소 기획사와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들의 생존 공간을 더욱 좁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팬들 사이에서도 “K팝 어벤저스의 탄생”이라는 기대와 함께, 티켓 가격 폭등과 운영 투명성 문제에 대한 경계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4개사 역시 이 점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운영 방식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라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시장 상황과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결국 ‘패노미논’의 성패는 얼마나 ‘한국적인 것’의 깊이를 지키면서 글로벌 보편성을 획득 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7년 12월, 서울에서 울려 퍼질 첫 곡이 K팝의 화려함과 트로트의 묵직한 울림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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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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