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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레트로 열풍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강한 욕구”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등록 2026-05-29 15:02

수십 년 쌓인 팬덤의 힘, 집단 감정 공유

팬들이 원하는 건 ‘재현’이 아닌 현재 활동

욕망이 경제력 있는 계층 결합 큰 시너지

공연이 이벤트를 넘어서 사회적 현상으로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7_끝) - 귀환의 경제학 의미

 

오아시스·ABBA·BSB가 증명한 공식, 한국 레전드 아티스트들의 IP에도 그대로 적용될까?

오아시스 투어는 1,400만 명, ABBA Voyage는 400만 명, 백스트리트 보이즈는 누적 2억 3,329만 달러, 스파이스 걸스는 7,82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언뜻 보면 한국과는 무관한 해외 음악 산업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금 한국에서도 같은 구조의 흐름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

트롯뉴스 특별기획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7편(마지막 회)에서는 이번 연재의 결산으로, 레전드 아티스트들의 귀환이 만들어낸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귀환의 경제학’이 갖는 의미를 정리한다.

 

 

글로벌과 한국, 구조는 동일

 

오아시스가 소셜미디어 포스팅 두 개로 1,400만 명을 움직인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쌓인 팬덤의 힘이었다. 패닉이 별다른 마케팅 없이 단 4회 공연으로 5,300여 명을 동원한 것도 같은 원리다. 규모는 다르지만 구조는 동일하다.

한국 레전드 귀환 공연이 글로벌 사례와 구별되는 독특한 강점도 있다. 


사진=뮤직팜 엔터테인먼트  

한국의 레전드 팬덤은 ‘집단적 감정 경험’의 강도가 유독 강하다. ‘달팽이’ 떼창, ‘왼손잡이’ 랩 따라 하기처럼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목소리가 되는 순간들은 오아시스 공연에서 관객이 모든 가사를 외워 부르는 장면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이 집단적 감정의 공유가 SNS를 타고 확산하면서, 공연은 ‘이벤트’를 넘어 ‘사회적 현상’이 된다.

 

 

한국형 레트로 IP 현재와 과제

 

지금 한국 레전드 귀환 시장의 현황을 냉정하게 짚으면, 가능성과 격차가 동시에 보인다.

god는 이미 가장 안정적인 모델을 구축했다. 4년 연속 전석 매진 콘서트는 BSB의 DNA 월드 투어가 보여준 ‘꾸준한 현재진행형 활동’의 한국판이다. 

신보를 내지 않아도 매년 무대에 서며 팬덤을 유지하는 방식은 단발성 귀환이 아닌 지속 가능한 레전드 비즈니스의 교과서다.


사진=아이오케이 컴퍼니 제공

패닉은 ‘희소성 전략’의 정수를 보여줬다. 20년이라는 공백이 만든 폭발적 수요는 오아시스의 16년 공백이 만든 에너지와 닮았다. 이번 귀환을 발판 삼아 god처럼 정기적 공연 구조를 구축하느냐, 아니면 희소성을 유지하며 다음 귀환의 기대감을 키우느냐, 어느 전략을 선택하든, 이미 검증된 브랜드 자산을 보유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씨야의 귀환은 스파이스 걸스의 사례와 교차해서 읽어야 한다. ‘완전체’로 돌아온다는 것, 단순한 추억 소환이 아니라 신보와 함께 귀환한다는 전략이 BSB의 성공 공식과 일치한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과거의 재현만이 아니라 ‘그들이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다.’라는 확인이기 때문이다.

 

 

ABBA Voyage 모델에의 도전

 

ABBA가 제시한 ‘디지털 아바타 공연’ 모델은 한국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되지 않은 영역이다. 그러나 기술적·문화적 조건은 이미 갖춰지고 있다. K팝이 이미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상황에서, 예를 들어 이제는 공연이 어려운 레전드 아티스트의 디지털 아바타 공연은 국내를 넘어 해외 팬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목적지형 공연’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사진=ABBA Voyage 공식사이트 

ABBA Voyage가 런던 경제에 2조 8천억 원 이상의 파급 효과를 만들어낸 것처럼, 한국형 레전드 아바타 공연이 서울을 목적지로 삼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공연 비즈니스를 넘어 관광 산업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레트로 IP 전략이 된다.

 

 

귀환의 경제학이 말하는 것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사례들은 하나의 공통된 방향을 보여준다.

레트로 열풍은 단순히 “옛날이 좋았다.”라는 향수가 아니다. 불확실하고 지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안정감을 느끼고 정체성이 형성됐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강한 욕구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욕망이 경제력을 가진 세대와 결합할 때, 가장 강력한 시장 에너지로 작동한다.

Oasis는 분노와 화해의 감정으로, ABBA는 기술과 무대 혁신으로, Backstreet Boys는 진정성으로, Spice Girls는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완성된’ 역설적인 매력으로 각각 이 에너지를 시장으로 전환해냈다.

 

한국에서는 패닉, god, 씨야 같은 레전드들이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

결국, 전설은 돌아온다. 핵심은 ‘돌아오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돌아오느냐?’다. 

그리고 한국의 레전드들은 이미 그 답을 하나씩 현실로 써 내려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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