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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무시하기 일쑤
아침 뒤꿈치 날카로운 통증은 족저근막염 신호
엄지발가락 기울어져 있으면 무지외반증 위험
발바닥 아치 붕괴하면 허리나 무릎 이상 올 수도
□ 100세 시대 발 건강 이야기 / ② 5가지 체크 리스트
발은 갑자기 망가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경고 신호를 먼저 보낸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 신호를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하고 흘려넘긴다는 것이다.
지난 1부에서 발이 하루 500톤의 충격을 버티며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고, 온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정교한 기관임을 살펴봤다.
발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전신 건강으로 번집니다. / 사진=AI제작
그 발이 지금, 이 순간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 5가지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1) 아침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찌릿하다
잠에서 깨어 첫걸음을 떼는 순간 발뒤꿈치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다가, 몇 걸음 걷다 보면 다소 나아지는 경험을 한 사람이 많다. 이것은 족저근막염의 초기 신호다.
족저근막은 발꿈치뼈부터 발가락 뿌리까지 발바닥 전체를 잇는 두꺼운 막이다.
밤새 수축되어 있던 이 막이 아침에 갑작스럽게 체중을 받으면서 미세하게 찢어질 때 그 찌릿함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만성 족저근막염으로 진행되고, 결국 종일 걷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된다.
2)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 있다
거울 앞에 서서 발을 내려다봤을 때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뿌리 부분에 도드라진 뼈가 만져진다면 무지외반증이 이미 진행 중이다.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 모양의 문제가 아니다. 엄지발가락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면 걸을 때 힘의 분산이 무너지고 발 전체의 보행 패턴이 틀어진다.
40~60대 여성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며, 한번 진행되면 자연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3)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
젖은 발로 바닥을 밟은 뒤 발자국을 확인해보자.
발 안쪽 아치 부분에 빈 곳이 거의 없이 발바닥 전체가 찍힌다면 평발이거나 아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다.
아치가 없으면 걸을 때마다 충격이 분산되지 않고 발바닥 전체에 직접 전달된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무릎과 허리로 올라간다. “특별히 다친 것도 없는데 무릎이 아프다.”라는 사람 중 상당수가 바로 이 아치 붕괴에서 원인을 찾는다.
4) 하루 걷고 나면 발이 퉁퉁 붓는다
저녁이 되면 신발이 꽉 끼거나 발등이 두툼하게 부어오르는 증상이 매일 반복되거나, 아침까지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그냥 넘겨선 안 된다.
발바닥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발 근육이 약해지거나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발 쪽에 고이면서 부종이 생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하지정맥류나 말초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5) 신발 안쪽 밑창만 유독 빨리 닳는다
오래된 신발의 밑창을 확인해보자. 발뒤꿈치 안쪽이나 발볼 안쪽만 심하게 닳아 있다면 이는 보행 불균형의 흔적이다.
정상적인 걸음걸이라면 밑창이 비교적 고르게 닳아야 한다. 한쪽만 집중적으로 닳는다는 것은 그쪽으로 체중이 쏠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 불균형이 쌓이면 발목, 무릎, 고관절, 척추 순으로 연쇄적인 부담이 전달된다.
신발 밑창이 한쪽만 닳는다면 보행 불균형 신호입니다. / 사진=AI제작
이상 신호 방치하면 건강손상 올 수도
각 항목은 하나하나 보면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신호들을 계속 무시했을 때의 결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족저근막염은 초기엔 아침에만 아프다가 서서히 종일 통증이 이어진다. 만성화되면 발꿈치뼈에 가시처럼 뼈가 자라는 골극(骨棘)이 생기며, 이 단계에 이르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을 방치하면 엄지발가락이 점점 더 심하게 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까지 밀려난다. 신발을 신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되고, 보행 패턴 이상으로 무릎 연골과 허리 디스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평발과 아치 붕괴를 방치하면 충격 흡수 기능을 잃은 발이 무릎 연골을 빠르게 닳게 만든다. 40대에 시작된 아치 붕괴가 50대의 무릎 수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은 40~6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발 질환입니다. / 사진=AI제작
보행 불균형은 한쪽으로 쏠린 체중이 골반을 기울이고 척추를 비틀어 만성 요통으로 굳어지게 한다. 이쯤 되면 발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떠올리지 못한다.
발의 신호는 작게 시작되지만, 결과는 크게 번진다. 우리 몸은 오랫동안 불균형을 버텨내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지금 체크 리스트에서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그것은 아직 돌이킬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작은 습관 하나와 올바른 선택이 발을, 그리고 전신을 지킬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발 건강을 지키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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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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