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시대 발 건강 이야기 / ⑧ 성장기 발건강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난 ‘발 건강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인솔을 신기 시작하면 1주일, 한 달, 세 달, 여섯 달에 걸쳐 몸이 달라지는 과정을 함께 살펴봤다.
발이 살아야 무릎이 살고, 무릎이 살아야 허리가 살고, 결국 내가 좋아하는 모든 순간을 오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오늘은 잠깐 시선을 돌려보려 한다.
손주가 있는 분, 자녀가 있는 분들께 묻고 싶다. 우리 아이의 발, 지금 제대로 크고 있는가?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가? 그 작고 통통한 발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그 발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어른의 발과 달리, 성장기 아이의 발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발이다. 지금 어떻게 관리해주느냐에 따라 평생의 발 건강이 달라진다.
성장기 아이의 발은 아직 형성 중입니다. 지금의 관리가 평생을 결정합니다. / 사진=AI제작
성장기 발, 어떻게 만들어지나
어른의 발과 아이의 발이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아치(arch)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발바닥은 평평하다. 발 안쪽에 오목하게 들어가야 할 아치가 없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아기의 발 아치 부분에는 지방 패드가 두껍게 덮여 있어 평발처럼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아치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형성된다. 발 근육과 인대가 발달하면서 지방 패드가 줄어들고 아치 모양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완료되는 시기가 만 6~9세 전후다. 청소년기를 거치며 발 전체의 골격이 굳어지면서 성인의 발로 완성된다.
핵심은 이것이다. 아치가 형성되는 시기에 어떤 환경에서 발이 자라느냐가 평생의 발 건강을 결정한다.
성장 시기별로 챙겨야 할 것도 다르다. 영아기(0~2세)는 자연스러운 발달을 지켜보면 되고 억지 교정은 불필요하다. 유아기(3~5세)는 발 아치가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하는 결정적 시기로, 맨발로 뛰기·걷기로 발 근육 발달을 자극해야 한다.
초등 저학년(6~9세)은 아치 발달 완성 시기이자 보행 패턴이 굳어지는 시기로 신발 선택과 인솔 사용 시작을 권장한다.
초등 고학년(10~12세)은 골격 성장이 가속되는 시기로 보행 자세 교정과 운동화 인솔이 필수다.
청소년기(13~17세)는 급격한 골격 성장으로 발 변형이 고착되기 쉬운 시기이므로 정기적인 발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만 3~9세는 발 아치 형성의 결정적 시기다. 이 시기에 발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신발로 발이 눌리면 평발이 고착될 수 있다.
우리아이 발 상태 체크리스트
아이들은 발이 불편해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발이 아프다"는 말 대신 걷기를 싫어하거나, 자주 넘어지거나, 유독 피곤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래 체크리스트에서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아이의 발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 자주 발이 아프다고 하거나 걷기를 싫어한다
또래 아이들이 뛰어 노는 동안 우리 아이만 자꾸 앉으려 한다면 발의 피로나 통증 신호일 수 있다. "그냥 게으른가 보다"하고 넘기면 안 된다. 성장기 아이가 걷기를 싫어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
아이의 젖은 발로 바닥을 밟아 발자국을 확인해보자. 발 안쪽에 빈 공간이 거의 없이 발바닥 전체가 닿는다면 평발이 진행중일 수 있다. 만 6세 이후에도 아치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
✔ 걸을 때 발끝이 안쪽으로 향한다
발끝이 정면이 아니라 안쪽으로 향한 채 걷는 안짱걸음이 지속된다면 발 내전(Intoeing)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만 8세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 한쪽 신발만 유독 빨리 닳는다
아이의 신발 밑창을 확인해보자. 한쪽만 심하게 닳거나 안쪽·바깥쪽만 집중적으로 닳는다면 보행 불균형 신호다. 이 불균형이 오래 지속되면 발목, 무릎, 척추에 영향을 준다.
✔ 앉을 때 무릎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모인다
바닥에 앉은 아이를 옆에서 보자. 무릎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모이는 외반슬(X자 다리)은 발 아치 문제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발 아치가 무너지면 무릎이 안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
✔ 자주 넘어지거나 균형 잡기를 어려워한다
또래보다 유독 자주 넘어지거나 한 발로 서기를 힘들어 한다면 발의 균형 감각 발달이 늦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만 6세 이후에도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면 아치 발달을 확인해 보세요. / 사진=AI제작
잘못된 신발이 아이건강 망친다
아이 신발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가? 예쁜 디자인, 좋아하는 캐릭터, 아니면 그냥 발 사이즈에 맞는 것.
대부분의 부모와 조부모가 이 기준으로 아이 신발을 고른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에게 신발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다. 발이 자라는 환경 그 자체다.
너무 딱딱한 밑창은 단기적으로 발 피로와 통증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발 근육을 약화시켜 아치 발달을 저해한다. 너무 큰 신발은 보행 불안정과 잦은 낙상을 일으키고, 결국 발목 인대 약화와 보행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쿠션 없는 신발은 성장판을 자극하고 무릎과 허리 통증을 부른다. 발 앞부분이 좁은 신발은 발가락을 압박해 무지외반증을 조기에 발생시킨다. 인솔 없이 착용하면 아치 지지가 부재해 평발 고착과 척추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아이 신발을 고를 때 기억해야 할 기준은 명확하다. 밑창이 적당히 유연해야 하고, 발볼이 충분히 넓어야 하며, 발가락이 눌리지 않을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발 아치를 지지해줄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신발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 신발은 아이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다.
아이 걸음걸이 등 항상 살펴야
부모는 바쁘다. 아이 발 상태를 매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조부모의 눈이 더 소중하다. 손주와 함께하는 시간에 한 번만 더 살펴봐 주자. 걸음걸이가 이상하진 않은지, 신발이 한쪽만 닳지 않는지, 발이 아프다고 하진 않는지.
지금이 챙겨줄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일 수 있다. 발 아치가 굳어버리기 전에, 잘못된 보행 습관이 고착되기 전에, 지금 이 시기에 올바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평생 건강을 선물하는 일이다.
손주의 발을 챙겨주는 것, 그게 할머니·할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건강 선물입니다. / 사진=AI제작
⇨ 다음 편에서는 성장기 아이에게 맞는 인솔 선택법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유아와 초등학생, 청소년의 발은 각각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어른용 인솔을 그냥 잘라서 넣어줘도 되는 건지, 성장기 전용 제품이 따로 있는 건지, 얼마나 자주 교체해야 하는지 손주와 자녀를 위한 선물을 고른다면 놓쳐선 안 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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