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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요란한 참석 홍보도, 계산도 없었다…김태연과 '태연천하'가 증명한 팬덤의 품격

박시현 기자 shpark559500@gmail.com

등록 2026-07-17 14:04

가평 숲속서 예정 없던 번개 야유회

팬들 삼겹살, 반찬, 시상품 자발기부

참석독려·물품판매 타 팬덤과 달라

인근서 녹화 태연양 소식 듣고 합류

새 소속사 사장·가수 하태웅도 참석

장기자랑과 시상등 밤 까지 축억가득

사랑 가득한 ‘순도 100%’ 하루 선물

“행사는 준비할 수 있어도, 진심은 준비할 수 없다.”

지난 주말 경기 가평의 한 숲속 펜션 단지에서 열린 가수 김태연 팬클럽 ‘태연천하’의 번개 야유회는 그 말을 그대로 보여준 현장이었다.

수개월 전부터 대규모 참석 인원을 공지하고, 각종 기념품 판매와 대대적인 홍보전으로 세를 과시하고 팬들을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눈총을 받는 여타 팬덤의 정기 행사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공식 공지도, 화려한 이벤트도 없었다. 

한 지역 팬들이 “한번 모여 친목이나 다지자”는 소박한 제안에서 출발한 비공식 모임이었지만, 그 안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팬들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했다.

 지난 주말 경기 가평의 한 숲속 펜션 단지에서 열린 가수 김태연 팬클럽 ‘태연천하’의 번개 야유회가 열렸다. 이날 녹화를 마친 김태연양까지 합류해 팬들에 행복한 추억을 선사했다/ 사진=양희수기자

소박한 지역 모임이 축제로

 

시작은 작았다. 

한 지역 팬들이 모여 식사하며 정을 나누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모임 소식이 입소문을 타자 전국 각지에서 “함께 가겠다”는 연락이 빗발쳤다.

순식간에 불어난 인원에 카페지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정성 어린 준비에 나섰다. 

수 시간을 달려 가평 현장을 직접 답사했고, 부족한 물품을 하나둘 채워갔다. 

소식을 들은 회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축제의 상징인 만국기가 어느새 숲속 하늘을 수놓았고, 누구 하나 불만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의 퍼즐을 맞춰나갔다.

팬들의 헌신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어졌다. 

한 회원은 돼지 삼겹살 20kg을 선뜻 내놓았고, 식당을 운영하는 회원은 70인분이 넘는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 왔다. 목공예를 하는 회원은 오랜 시간 정성껏 깎은 나무 도마와 젓가락 세트를 장기자랑 시상품으로 기증했으며, 또 다른 팬은 직접 뜨개질한 네잎클로버 주머니 수십개를 준비해 참석자 모두에게 ‘행운’을 선물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함께 돕자’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모여 하나의 축제가 됐다.


태연천하 번개 야유회에서는 몸이 불편한 회원(필명 '러브')님은 김태연의 찐팬으로  회원들의 각별한 배려속에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사진위)  필명 ‘가고파’ 회원(사진 아래)은 김태연의 모든 공연마다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찾아가, 아티스트가 탄 차량을 향해 언제나 굳건한 거수경례로 인사를 건네는 ‘태연천하의 진정한 파수꾼’이다/ 사진=양희수 기자

“태연공주 참석” 소식에 환호성

 

축제의 열기는 저녁 무렵 절정으로 치달았다. 

춘천에서 녹화 일정을 마친 김태연이 팬들의 야유회 소식을 듣고 직접 현장을 찾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팬들의 환호성이 숲속을 가득 메웠다.

늦은 시간, 피곤한 기색도 없이 팬들 사이로 뛰어든 김태연은 밤늦게까지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을 이어갔다. 

팬들의 성화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하룻밤을 함께 묵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나눴다.

이날 현장에는 김태연이 최근 새 둥지를 튼 매니지먼트사 ‘토탈셋’의 김용진 대표도 직접 찾아와 격려금을 전달하며 소속 아티스트와 팬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사랑아’와 신곡‘익산나이트’를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인 가수 하태웅도 예정에 없이 깜짝 합류해 팬들과 어울리며 현장의 흥을 한껏 끌어올렸다.

 태연천하 야유회 장기자랑의 하일라이트는  ‘태연천하 각설이팀’ 5인조가 장식했다. 실제 각설이 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종일 공연을 준비한 이들은 전문 공연팀 뺨치는 능청스러운 품바 무대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양희수 기자

‘각설이’등 역대급 장기자랑 경쟁 

 

이날의 백미는 김태연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선 팬들의 장기자랑이었다.

몸이 불편한 팬과 어린 팬들은 김태연의 세심한 배려로 무대 가장 앞자리에 자리했다. 한 팬이 힘겹지만 끝까지 완주해낸 노래에는 참석자 전원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멀리서 처음 참석했다는 팬은 김태연의 신곡 ‘고고고’를 열창해 현장을 들썩이게 했고, 김태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점수를 매기며 웃음을 자아냈다.

장기자랑의 피날레는 ‘태연천하 각설이팀’ 5인조가 장식했다. 

실제 가발과 각설이 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하루 종일 공연을 준비한 이들은 전문 공연팀 뺨치는 능청스러운 품바 무대로 펜션 단지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대를 지켜본 사회자는 “태연이가 앞으로 공연 다닐 때마다 이 품바팀을 데리고 다녀야 할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채점과 시상은 김태연이 직접 맡았다. 5등 와룡·판교자, 4등 고수달인, 3등 부안보물, 2등 폴링을 거쳐 영예의 1등은 '러브' 회원에게 돌아갔다. 팬덤 공헌자 10여 명에게는 별도의 공헌상이 수여됐고,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도 골고루 참가상이 돌아갔다.

그러나 순위는 큰 의미가 없었다. 참가한 모두가 이미 가장 큰 상을 받은 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모두가 1등이었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상식이었다.

 

행사장 한편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 오랜 팬, 필명 ‘가고파’ 회원의 모습도 깊은 귀감이 됐다. 

그는 김태연의 모든 공연마다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찾아가, 아티스트가 탄 차량을 향해 언제나 굳건한 거수경례로 인사를 건네는 ‘태연천하의 진정한 파수꾼’으로 불린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처럼 아티스트를 묵묵히 지켜온 이들에게 감사패가 증정돼 뭉클함을 더했다.

 태연천하 야유회에는   '사랑아'와 신곡 '익산나이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가수 하태웅이 깜짝 방문해 의미를 더했다. 가수 하태웅과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김태연 / 사진= 양희수기자


태연어머니 “저는 태연천하 팬”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김태연의 어머니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여러분을 보면서 제가 오히려 태연천하 여러분의 팬이 됐습니다. 팬분들을 보면 늘 가슴이 울컥합니다. 항상 사랑합니다. 오늘이 모두에게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태연도 진심 어린 인사를 남겼다.

“주말인데도 멀리서 이곳까지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모두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더 많은 팬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피날레는 특별했다. 김태연과 팬들 모두가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서서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맞잡고 악수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눈과 눈을 맞추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그 모습은 스타와 팬의 관계를 넘어선 하나의 커다란 가족 공동체였다.

 김태연 팬클럽 ‘태연천하’의 번개 야유회는 수개월 전부터 대규모 참석 인원을 공지하고, 각종 기념품 판매와 대대적인 홍보전으로 세를 과시하고 팬들을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눈총을 받는 여타 팬덤의 정기 행사와는 달리,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행사로  참석자 들에게 잊지못할 하루를 선사했다/ 사진=양희수 기자

'아기 호랑이' 넘어, 진짜 범으로

 

국악 신동으로 ‘미스트롯2’에서 ‘아기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태연은 이제 무대를 압도하는 진짜 범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토탈셋에 합류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고, 무대의 깊이 또한 한층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팬들이 가장 크게 감동한 것은 노래가 아니었다. 

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고, 늦은 밤까지 함께 웃고, 마지막까지 손을 잡아준 그의 진심이었다.

팬덤은 흔히 숫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평의 작은 숲속에서 열린 ‘태연천하’ 번개 야유회는 또 다른 답을 보여줬다. 팬덤의 진짜 힘은 규모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 ‘아기 호랑이’를 넘어 진짜 범으로 성장하는 김태연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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