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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 대한민국 다크 투어리즘 (Dark Tourism)의 중심 ‘용산 전쟁기념관’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등록 2026-07-31 13:47
전쟁을 기억하고 평화를 배우는 박물관
대한민국 역사와 성장 과정을 한눈에
진짜 탱크를 타볼 수 있는 곳
대한민국의 저력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에게 인기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경복궁과 명동을 넘어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향하고 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전쟁의 흔적을 찾아가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 세계적인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전쟁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은 반드시 들러야 할 역사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40~60대 한국인에게 용산 전쟁기념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다.
부모 세대가 겪었던 한국전쟁의 상처와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성장,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살아 있는 역사 교실이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이 기습 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25분 동안 교전으로 윤영하 대위를 포함하여 6명이 전사, 19명이 부상당했다. 참수리 357호정(복제품) / 사진=배성식 제공, 영화 '영평해전' 포스터
‘돌아가는 삼각지’에서 시작되는 시간 여행
전쟁기념관으로 향하는 길은 자연스럽게 삼각지를 지나게 된다. 이곳은 가수 배호의 명곡 ‘돌아가는 삼각지’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1960~70년대 삼각지는 서울과 용산, 한강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이자 수많은 군인과 피난민, 가족들이 만나고 헤어졌던 장소였다.
노랫말 속 애절한 정서는 전쟁의 아픔과 산업화 시대를 살아간 국민들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시대의 기록이다.
오늘날 삼각지는 현대적인 도시로 변했지만, 그 길을 따라 전쟁기념관으로 걸어가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복판으로 들어서게 된다.
실물 전차가 전하는 묵직한 울림
전쟁기념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대한 야외전시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제 군에서 운용했던 전차와 장갑차, 전투기, 헬리콥터, 자주포, 미사일 등이 웅장한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다. 행사 기간에는 일부 군 장비를 가까이에서 체험하거나 탑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진짜 탱크를 타 볼 수 있는 용산 전쟁기념관 야외전시장 / 사진=배성식 제공
그러나 이곳의 진정한 의미는 무기의 위용이 아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무기가 사용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있다.
층 별로 만나는 대한민국의 역사
전쟁기념관은 대지면적 116,748㎡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약 3만 4천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6,30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내부 전시는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는 전쟁 역사실과 기획 전시실, 2층에는 6·25전쟁실·대형 장비실·호국 추모실, 3층에는 해외 파병실과 대형 유물전시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1층 – 한국전쟁의 비극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었다. 전시관에는 당시 사용된 무기와 군복, 참전용사들의 편지와 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인천상륙작전과 낙동강 방어선 등 주요 전투가 생생하게 재현된다.
특히 이름 없이 나라를 지킨 젊은 장병들의 유품은 어떤 영상보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2층 – 나라를 지켜온 역사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 독립운동, 국군 창설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국난을 극복해 온 역사가 이어진다. 거북선과 조선 시대 무기, 독립군 관련 자료는 대한민국의 안보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3층 – 오늘의 대한민국
3층에서는 첨단 국군과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발전상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K2 전차와 K9 자주포, 첨단 전투기와 해군 전력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적인 국방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여준다. 또한, 해외 파병관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도움을 받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국가로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형제의 상’
전쟁기념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발걸음을 멈추는 곳은 ‘형제의 상’이다. 전쟁터에서 적군으로 만난 형제가 서로를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 조형물은 한국전쟁이 남긴 가장 큰 비극인 분단을 상징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형제의 상'은 한국전쟁이 남긴 비극인 분단을 상징한다. / 사진=배성식 제공
이 조형물은 실존 인물인 국군 박규철 소위와 인민군 박용철 하전사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형은 월남하고 동생은 북한에 남으면서, 6·25전쟁 당시 서로 다른 군복을 입고 치악고개 전투에서 극적으로 재회했다. 두 형제는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으며, 이후 형의 도움으로 동생은 귀순해 같은 부대에서 복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갈라진 바닥은 분단된 한반도를, 이를 잇는 원형은 화해와 평화를 의미한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대한민국은 혼자가 아니었다
한국전쟁 당시 22개 UN 참전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젊은 병사들을 한반도로 보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터키를 비롯한 참전국 장병들의 희생은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전쟁기념관에는 이들의 헌신을 기리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으며, 지금도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이곳을 찾아 전우들을 추모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수많은 희생과 국제사회의 연대 위에서 이루어진 역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용산 전쟁기념관 야외에 마련된 한국전쟁 참전국 국기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 이유
서울 여행에서 단 한 곳의 역사 현장을 꼽는다면 용산 전쟁기념관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단순히 무기를 보고, 한국전쟁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짧은 기간에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이해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를 체감한다.
그래서 이곳은 ‘전쟁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평화를 배우는 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곳을 나서면 전쟁의 참상보다 평화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끼게 된다.
박물관을 둘러본 뒤 삼각지 거리를 걸으면 다시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가 떠오른다. 이처럼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하던 삼각지는 이제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지하철 삼각지역 안에 마련된 배호의 동상과 노래비 / 사진=배성식 제공
배성식 / 여행 작가
평소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 2022년에 아빠들을 위한 주말 놀거리, 먹거리 프로젝트 <아빠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보물찾기>를 발간하였다.
202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의 언론사 그룹인 여행요미우리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관광명소와 외국인들이 꼭 경험해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 ‘한국의 핫 플레이스 51’을 일본어 <韓国のホットプレイス51>로 공동 발간했다.
인스타그램 @k_stargram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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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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