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를 지웠다. 목소리만 남겼다.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이 오는 10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없는 무대에 선다. [2026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다.
지난 25일, 김동률은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직접 공연 소식을 알렸다. 짧은 공지가 아니었다. 왜 이 공연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긴 고백이었다.
그의 말대로 이번 무대는 전람회 시절을 포함해 그의 공연 역사상 처음이다. 유학을 다녀온 뒤 이루고 싶었던 꿈, 풀 오케스트레이션 편성으로 만든 웅장하고 화려한 사운드. 그 사운드는 20년 넘게 김동률 콘서트의 시그니처이자 정체성이었다. 그런데 그 상징을 스스로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이 오는 10월에 [2026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 단독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없는 무대로 진행된다/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트
“단출한 무대, 더 어려운 도전”
김동률은 SNS 글에서 이렇게 썼다.
“아직도 저는 이런 화려하고 웅장한 대곡 스타일의 음악과 공연을 좋아합니다만, 그럼에도 한 번쯤은 전형적인 저의 공연 스타일을 벗어난 다소 단출한 구성의 공연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좀 더 기본 밴드 편곡과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었달까요.”
이어 “저에겐 오히려 이것이 좀 더 어려운 도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오케스트라라는 방패가 없을 때, 가수의 목소리와 밴드의 합이 얼마나 솔직하게 드러나는지를 알기에 나온 고백이다.
숨은 명곡들 다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변화는 셋리스트다. 그동안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살려야 했기에 자주 부를 수 없었던 곡들이 있다.
이른바 ‘소품’ 같은 곡들이다. 앨범 한구석에 조용히 머물러 있던, 팬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만 살아 숨 쉬던 그 숨은 명곡들이 이번에는 무대 한가운데로 나온다.
2019년 ‘오래된 노래’ 공연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바로 그 감성의 연장선이다.
김동률 스스로도 “평소 제 히트곡들보다는 앨범에서 소외받던 곡들이 더 취향이었던 분들이나, 2019년 ‘오래된 노래’ 공연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공연은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이 무대를 지탱할 주인공은 그의 전담 밴드 ‘율밴’이다.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가려져 있던 율밴의 독보적인 연주 실력과 호흡이 이번에는 여과 없이 드러난다. 김동률은 “저희 밴드 연주자들의 실력이 정말 뛰어난데요.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조금 가려졌을지도 모를 우리 율밴의 실력도 제대로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많은 연주자가 무대를 채울 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무대 연출 기법들도 이번에 처음 시도된다.
6만~7만을 채운 티켓 파워
김동률의 콘서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준으로 통한다. 2000년대 ‘초대’, ‘Monologue’, ‘감사’, ‘2015 KIMDONGRYUL THE CONCERT’, ‘오래된 노래’, ‘Melody’, ‘산책’까지. 그는 매번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과 만나며 완성도 높은 라이브의 정점을 보여줬다.
특히 최근의 기록은 압도적이다. 2023년 ‘Melody’는 6회 공연 동안 약 6만 명을, 2025년 ‘산책’은 7회 공연 동안 약 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최고 수준의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화려함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는 방식으로 다시 기준을 세우는 시도. 올가을 ‘오래된 노래’는 김동률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담백하고, 그래서 가장 용기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자세한 공연 일정은 추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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