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광고하세요!!

[여행] 여기가 중국인가 한국인가? 한국 속의 작은 중국 ‘인천 차이나타운’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등록 2026-09-11 23:12

개항기 인천의 흔적을 간직한 곳

붉은 간판과 홍등, 중국풍 건축물

국내 최초의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

고전 동화를 테마로 송월동 동화마을

짜장면의 시작과 공갈빵·월병을 만나는 곳



1호선 인천역에 내리면 자유공원 아래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차이나타운의 관문인 선린문(패루, 중국 전통 건축 양식의 하나로, 거리 입구에 세우는 상징적인 문)를 지나 경사진 길을 따라 약 300m 걸으면 중심부에 닿는다. 붉은 간판과 홍등, 중국풍 건축물이 이어지고, 음식점과 상점 사이로 오래된 골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화려함 속에 개항기 인천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차이나타운의 관문인 선린문(패루) / 사진=배성식 제공


차이나타운의 시작은 1882년 임오군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식 군인들이 신식 군대인 별기군과의 차별 대우와 밀린 급료에 반발해 일으킨 이 사건을 계기로 청나라 군대와 상인들이 인천에 들어왔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자 제물포에는 사람과 물자가 모여들었고, 인천은 국제 교류의 새로운 무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884년에는 이 일대에 청국 ‘조계(租界)’가 설치됐다. 조계는 개항장에 외국인이 거주하고 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구역으로, 중국 상인과 화교들이 정착하면서 생필품 상점과 무역상, 중국 음식점 등이 들어섰고, 중국의 생활문화가 자리 잡았다. ‘청관거리’로 불리던 이곳은 점차 인천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성장했다.

오늘날 차이나타운에서는 그 시절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자유공원과 개항장까지 함께 둘러보면 근대 도시로 변해가는 인천의 모습이 한층 선명하게 다가온다.


 차이나타운은 붉은 간판과 홍등, 중국풍 건축물이 이어지고, 음식점과 상점 사이로 오래된 골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 사진=배성식 제공


차이나타운은 단순히 색다른 정취를 즐기는 곳이 아니다.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건축물과 음식, 상점에 담긴 이야기를 마주하다 보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 온 시간을 만나게 된다. 

화려한 현재와 오래된 시간이 나란히 놓인 곳, 그곳이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의 대표적 볼거리

 

차이나타운을 둘러본 뒤에는 자유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과 역사적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화려한 차이나타운과는 또 다른 차분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한 걸음씩 천천히 걸으며 인천의 근대사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이곳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청일 조계지 계단

 

차이나타운에서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청일 조계지 계단은 1883년 설정된 일본 조계와 1884년 마련된 청국 조계의 경계에 자리한 역사적 공간이다. 계단 정상에는 중국 청도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있으며, 양옆에는 중국식과 일본식 석등이 각각 놓여 있다. 주변에는 당시 조계의 서로 다른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건물들이 남아 있어 개항기 인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청일 조계지 계단 양옆으로는 당시 청나라와 일본의 서로 다른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최초의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

 

1888년 개항과 함께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근대 인천의 시작과 개항의 역사를 품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청국·영국·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열강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곳은 인천이 국제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해왔다. 


 국내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1957년에 자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맥아더 장군이 망원경으로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배성식 제공


공원에서는 인천 시가지와 앞바다의 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맥아더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을 통해 근대사의 주요 장면과 한미 관계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한중문화관

1884년 청나라 조계지가 형성되며 시작된 인천 차이나타운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2005년 4월 문을 연 공간이다. 개항기 인천에 형성된 조계지는 외국인의 거주와 교류가 이루어지던 국제적 공간으로, 인천이 근대 도시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곳에서는 중국의 다채로운 문물과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중국어 마을 캠프와 어학 강좌, 문화특강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문화예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삼국지 벽화 거리

청일 조계지 계단을 올라가서 밑으로 난 길 양쪽 벽면에는 《삼국지》의 중요 장면을 설명과 함께 타일로 제작해 장식한 벽화가 나온다.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삼국지》의 명장면 중 80여 컷의 장면이 있는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국지 벽화 거리에는 삼국지의 명장면 80여 컷이 벽화로 그려져있다. / 사진=배성식 제공


의선당

인천 개항 후 인천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늘어나자 교화 및 정신적 안녕을 기리기 위해 도교식의 중국식 사당이 지어졌다. 내부에는 사후 안식을 기원하는 관음보살, 돈을 벌어준다는 관우상, 자식을 점지해 준다는 삼신할미상, 중국을 왕래할 때 뱃길의 안녕을 보살펴주는 용왕상, 그리고 먼 길이나 산행길을 보호해 준다는 호산 할아버지(산신령) 등 다섯 분이 모셔져 있다.

 

인천 아트플랫폼

인천시가 구도심 재생사업의 목적으로 개항기 근대 건축물 및 인근 건물을 매입해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시각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연구자들이 창작과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 예술 창작의 창업보육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드라마 <드림하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 대불호텔(1880) 터와, 그 옆으로 르네상스풍의 작은 돔이 있는 옛 일본 제1 은행지점(현 개항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일제강점기 금융 수탈의 첨병 노릇을 한 옛 일본 제18 은행지점(현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전환국에서 주조하고 신화폐와 구화폐의 교환을 목적으로 설치한 옛 일본 58 은행지점(현 중구요식업조합)이 나란히 이곳에 있다.


이 밖에도 모더니즘 양식의 수수한 3층 건물인 중구청사(옛 인천부청사),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의 사교 클럽인 옛 제물포구락부 건물 등이 있다. ‘구락부(俱樂部)’는 영어 클럽(Club)의 일본 한자 음차 표기로 제물포구락부는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이자 근대 외국인들의 사교 클럽인 '제물포구락부' / 사진=배성식 제공


송월동 동화마을

1883년 개항 이래로 송월동은 외국인들이 거주하던 부촌이었으나 마을이 노후화되며 젊은 사람들은 떠나 빈집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3년 4월 고전 동화를 테마로 낡은 담에 벽화를 그리고 곳곳에 조형물을 세웠다. 몇몇 주택은 개조되어 카페나 음식점으로 변했다. 


 고전 동화를 테마로 벽화와 조형물이 살아있는 송월동 동화마을 / 사진=배성식 제공


동화마을은 11편의 동화 속 주인공들과 많은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동화 속 주인공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별도의 입장료나 제한 시간은 없다. 방문 전 동화마을 안내 지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즐거움은 역시 음식이다. 오래된 중화요릿집부터 다양한 중국식 먹거리까지, 거리 곳곳에서 이곳만의 맛을 만날 수 있다.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중화풍으로 꾸며진 거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도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된다.

 

짜장면 및 짬뽕

짜장면은 1905년 인천 차이나타운에 살던 중국 사람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양파와 고기를 중국식 된장인 까만 춘장에 볶고, 국수를 넣어 비벼 우리 입맛에 맞춘 음식이다. ‘공화춘(차이나타운로 43)’이 최초의 짜장면집으로 알려져 있다. ‘자금성’의 사천짜장과 삼선고추짬뽕도 유명하다. 차이나타운의 유명 맛집은 특히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공갈빵

거짓말 조금 보태서 어린아이 머리통만 한 호떡은 먹기에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막상 손에 들면 가볍다. 

단단한 껍질을 깨면서 ‘이래서 공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공갈빵은 바삭한 껍질 안쪽에 녹아 있는 달콤한 설탕이 바삭한 껍질의 담백한 맛과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이자 후식이다. 중국제과 ‘담(차이나타운로 53-1)’이 맛집이다.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공갈빵 / 사진=배성식 제공


옹기병 및 월병

중국 전통 과자다. 월병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반죽으로 껍질을 만들고 달걀, 팥소, 말린 과일 등을 넣은 다음 무늬가 있는 나무틀에 끼워 모양을 만든다. 항아리(화덕)에서 숯불로 직접 구운 만두인 옹기병도 유명하다. 

고기만두, 호박·팥·고구마 만두가 있으며, ‘십리향(차이나타운로 50-2)’이 가장 유명한 맛집이다.

  


가는 방법 및 주차 안내


- 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하차

- 공영주차장, 주민센터 주차장, 중구청 주차장, 한중문화관 주차장, 대불호텔 자리 주차장, 자유공원 주차장 이용. 주말에는 일부 구간이 차 없는 거리로 지정



배성식 / 여행 작가


평소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 2022년에 아빠들을 위한 주말 놀거리, 먹거리 프로젝트 <아빠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보물찾기>를 발간하였다.

202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의 언론사 그룹인 여행요미우리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관광명소와 외국인들이 꼭 경험해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 ‘한국의 핫 플레이스 51’을 일본어 <韓国のホットプレイス51>로 공동 발간했다.

이메일 ssbae100@naver.com 

인스타그램 @k_stargram51



<저작권자© 트롯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배성식

배성식

기자

ssbae100@naver.com

여기에 광고하세요!!

트롯뉴스
등록번호서울 아56004
등록일자2025-06-20
발행일자2026-09-12
발행인박강민 이진호
편집인박강민
연락처02)552-9125
이메일trotnewspool@gmail.com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64길 13, 6층 610a
트롯뉴스

트롯뉴스 © 트롯뉴스 All rights reserved.

트롯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