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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빈예서의 눈물…잔인한 데스매치, “누가 이들을 잔혹한 벼랑 끝 대결로 내 모는가”

박강민 기자 oasispool@naver.com

등록 2026-02-04 12:59

당당하던 빈예서 탈락위기 부담에 울음터져 노래 중단 사태

‘실력’보다 ‘살아남기’ 경쟁 구도 유도에 출연자들 부담 가중

시청자들 “너무 잔인하다” 시청률만 생각하는 제작진 질타

지난 3일 방영된 MBN ‘현역가왕3’의 무대는 환호 대신 안타까움의 탄식으로 가득 찼다.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노래하던 ‘트로트 신동’ 빈예서가 노래를 중단한 채 끝내 통곡했기 때문이다. 

마스터들의 다급한 격려도, 팬들의 응원도 ‘탈락’의 공포에 얼어붙은 아이의 마음을 녹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출연자의 실수를 넘어,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잔혹한 시스템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사진=MBN '현역가왕3'  

 '생존'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왕관


본선 3차전, 한 곡을 나누어 부르며 승패를 가리는 매치에서 빈예서는 동료 이수연에게 큰 점수 차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반드시 점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여기서 지면 끝이라는 두려움은 13세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짐이었다.

결국 터져 나온 빈예서의 눈물은 승부욕의 산물이 아니라, 벼랑 끝에 선 인간이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에 가까웠다. 

시청자들은 "노래 잘하는 아이가 왜 저토록 고통받아야 하느냐"라며 비정한 경연 방식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MBN '현역가왕3'  

경연 때 마다 반복되는 잔혹사

오디션 프로그램의 과도한 경쟁이 출연자를 한계로 내모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서도 어린 출연자들이 탈락 후 대성통곡하며 무너지는 모습이 여과없이 송출되곤 했다. 

당시에는 그저 '아쉬움의 표현'으로 치부되었으나, 그 이면에는 성인들도 견디기 힘든 서바이벌의 압박이 도사리고 있었다.

경험 많은 기성가수들조차 오디션의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이번 ‘현역가왕3’에 출연중인 현역가수 홍자도 수많은 무대 경험이 있음에도 "과거 ‘미스트롯’ 당시 경험한 경연의 압박을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 ‘현역가왕’ 출연 제의를 고사해왔다."라고 고백하며 경연에서의 심리적 중압감을 토로했다.

TV조선 ‘미스트롯4’에 출연중인 개그우먼 이세영도 1대1 데스매치를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응급실을 찾기도 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나도 모르게 몸을 망가뜨렸다"는 그녀의 말은 경연장이 곧 전쟁터임을 시사한다.

 

시청률의 노예가 된 자극적 시스템

방송사는 '피 말리는 대결', '지옥의 문턱'과 같은 자극적인 자막을 사용하며 출연자들 사이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실력을 겨루는 장이 되어야 할 무대는 어느새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내가 사는 '데스매치'의 현장으로 변질되었다.

특히 상대에게 비수를 꽂는 듯한 '출사표' 형식은 출연자들에게 불필요한 적대감을 강요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자극적인 재미를 선사할지언정 무대 위의 예술가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누가 더 잘 하는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처절하게 살아 남는가에 집중하는 연출 방식이 결국 빈예서의 눈물을 자아낸 셈이다.


사진=MBN '현역가왕3'  

무대는 '사투'가 아닌 '축제'여야 

빈예서의 무대를 본 한 시청자는 “어린아이들에게 매일 경쟁을 시키는 현실이 너무 잔인하다.”라며 “예서를 무엇이 이토록 힘들게 했는지 마음이 찢어진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시청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무 잔인하다. 어린아이들에게 매일 경쟁을 시키고, 비슷한 또래와 죽기 살기로 싸우게 만드는 무대가 반복되고 있다.” (시청자 A) “TV를 보는 내내 마음이 찢어져 같이 울었다.” (시청자 B) “현실은 냉정한 세상이라지만, 아직 열세 살이다. 누가 이 아이를 울게 만들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시청자 C)


오디션 프로그램은 원석을 발굴하고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출연자의 영혼을 갉아먹는 방식이라면 그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제작진이 답해야 할 차례다.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빈예서’의 눈물을 지켜봐야 하는지 말이다.

노래는 즐거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생존을 위해 부르는 노래가 아닌,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가 다시 무대 위에 흐를 수 있는 건강한 경연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박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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