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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은 시간과 함께 소멸하지 않는다! 입증
맥주·라면·패션까지도 레트로 열풍 역습 중
기성세대엔 ‘익숙함’ 신세대엔 ‘신선함’ 제공
지울 수 없는 기억을 알고리즘은 영원할 것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3)
2026년 봄, 20년 만의 패닉 단독 콘서트 전 회차 매진, 씨야 15년 만에 재결합, 아이오아이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재결합 및 컴백 앨범을 예고, 이것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트롯뉴스(www.trotnews.co.kr) 특별기획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3번째로 음악계에 이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레트로 열풍에 대해 그 구조적 흐름을 살펴보았다.
‘리빙 레전드’들의 화려한 귀환
재결합·복귀 공연의 흥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god는 이미 수년 전부터 ‘리빙 레전드(살아있는 전설)’는 공연 시장의 성공 교과서가 됐다. god는 2022년 데뷔 23주년 공연 ‘god [ON]’을 시작으로 2023년, 2024년, 2025년까지 4년 연속 완전체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공연마다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27년 차 그룹이 해마다 전석 매진이라는 성적을 낸다는 사실은, 팬덤이 시간과 함께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증거다.
빅뱅은 2024 MAMA 어워즈에서 지드래곤·태양·대성이 함께 신곡 ‘홈 스윗 홈’을 공개하며 완전체 무대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2024 MAMA 어워즈 공연 / 사진=CJ ENM
같은 해 영국 밴드 오아시스는 데뷔 30주년을 맞아 15년 만의 재결합을 선언하며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고, 2025년 한국 내한공연까지 성사됐다. 재결합 공연은 이제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 흐름이다.
레트로는 문화 전체를 삼켰다
음악에서 시작된 레트로 열풍은 이미 소비문화 전 영역으로 번진 지 오래다. 식품업계에서 그 파급력은 가장 생생하게 드러난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재출시한 ‘농심라면’의 판매량이 1,200만 개를 돌파했고, 삼양라면도 ‘1963 삼양라면’을 재출시했다. 오비맥주는 1960년대 ‘OB맥주’ 디자인을 복원한 레트로 제품을 출시했다. 1998년 처음 출시된 포켓몬 빵은 2022년 재출시 후 ‘띠부씰’ 수집 열풍을 다시 일으키며, 중고거래 시장에서까지 프리미엄이 붙는 품귀 현상을 만들어냈다.
‘1963 삼양라면’ 재출시 / 사진=삼양식품
패션과 디자인 업계도 마찬가지다. Y2K 스타일은 아이돌 콘셉트, 패션 업계, 메이크업, 게임 그래픽, CF 스타일링까지 파고들며 유행처럼 번졌다. 곱창 밴드, 집게 핀, 부츠컷 청바지가 다시 젊은 세대의 SNS를 장식하고, 필름 카메라와 LP판이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아이템’으로 소환됐다.
왜 지금, 왜 이토록 강렬한가?
대한상공회의소 유통 전문 플랫폼 리테일톡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대중들은 복고 트렌드가 일상 속에서 ‘추억(69.5%)’, ‘그리움(64.6%)’, ‘따뜻함(49.0%)’, ‘편안함(48.2%)’의 감정을 소환한다고 응답했다. 이 감정들은 하나의 공통분모로 수렴한다. 불확실한 현재에서 도피해 안정적인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다.
트렌드모니터의 ‘2023 복고 문화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복고 문화의 주 향유 연령층은 2030 세대이며, 20대의 복고 문화 향유는 2015년 대비 약 두 배 높아졌다. 레트로가 더 중장년층만의 향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레트로는 과거의 양상으로만 남지 않고 뉴트로로 탈바꿈했다.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유행이 됐다.
디지털화에 가속이 붙으면서 사람들은 점점 ‘기계적이고 차가운 미래’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패닉이 LED 없는 무대에서 밴드 라이브 하나로 관객을 압도한 것, god가 27년째 전석 매진을 이어가는 것, 씨야가 15년의 공백을 깨고 귀환하는 것, 이 모든 사건은 같은 토양에서 자라난 열매다.
레트로, 유통기한 없는 ‘기억 산업’
업계 관계자들은 “인기가 많았던 제품에 지금의 감성을 더해 재출시하는 뉴트로 상품들이 꾸준히 등장할 것”이라며, 불황기일수록 검증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새로운 소비를 이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음악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신인 아티스트는 팬덤의 두께를 예측할 수 없지만, 레전드 아티스트는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감정적 유대라는 ‘검증된 자산’을 가지고 있다.
패닉·god·씨야·빅뱅이 귀환할 때마다 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특정 세대의 삶과 연결된 ‘기억의 앵커’이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귀환한 패닉(Panic)의 단독 콘서트 / 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트
그 기억은 알고리즘이 지울 수 없고, 트렌드의 교체가 덮어쓸 수 없다. 레트로는 산업이 됐다. 그리고 그 산업의 원자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억을 가지고 있는 한 말이다.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다음 편은 전설적인 밴드 오아시스(Oasis)의 귀환과 15년의 침묵이 만든 역대급 흥행을 통해 본 레트로 열풍을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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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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