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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의 팬덤 감정적 유대 뿌리 단단
경제력 갖춘 디지털세대 경험확산 능숙
청춘을 함께한 아티스트 대체제가 없다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2)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한다. 4회 공연, 전 회차 매진, 5,300여 명 동원. 패닉(Panic)의 단독 콘서트 ‘PANIC IS COMING’이 남긴 성적표는 팬들과 시장이 내린 판정이다.
이 공연성공의 의미는 단순히 “패닉이 아직 인기 있다”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트롯뉴스 특별기획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2번째로 지금 대중음악 시장에서 재결합·복귀 공연이 왜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흥행 공식으로 부상하고 있는지, 그 구조적 이유를 들여다 봤다.
신인보다 강한 레전드 IP의 힘
신인 아티스트의 공연은 팬덤의 규모와 충성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을 안고 시작한다.
반면 패닉, god, H.O.T. 등 1990~2000년대를 풍미한 레전드 아티스트의 복귀 무대는 출발선부터 궤를 달리한다.
수십 년간 공고히 구축된 팬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청춘 시절 공유했던 감정적 유대가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패닉, god, H.O.T. 등 1990~2000년대를 풍미한 레전드 들은 수십 년간 공고히 구축된 팬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청춘 시절 공유했던 감정적 유대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사진은 god 복귀공연 장면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음악 산업 측면에서 이를 ‘검증된 IP(지식재산권)’라 정의한다면, 레전드 아티스트는 세월이 흐를수록 희소성과 가치가 우상향하는 독특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패닉의 사례는 20년이라는 긴 공백이 오히려 강력한 마케팅 요소로 작용했다. ‘언제든 볼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라는 인식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다’는 절박함이 예매 전쟁을 심화시켰다. 이 시점에서 공연 티켓은 단순한 입장권을 넘어, 다시는 오지 않을 ‘한정판 경험’에 대한 소유권으로 치환된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트로트계에 고착화된 팬덤 문화의 미래를 가늠케 한다. 지금의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시간이 흘러 중견의 위치에 섰을 때, 팬덤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인가. 물론 패닉이나 god의 팬덤이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넘어온 것과 달리, 트로트 팬덤은 상대적으로 시작 연령대가 높다는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정동원이나 김용빈처럼 어린 시절 데뷔한 가수들을 마치 자식 기르듯 지지하며 성장 과정을 함께해 온 팬덤의 존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에게 가수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닌 삶의 일부이며, 이 정서적 결합은 훗날 트로트 시장에서도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보여준 ‘시간이 증명하는 가치’를 재현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결합 공연 비즈니스의 흥행
2010년대 이후 국내 재결합·복귀 공연 시장은 뚜렷한 흥행 공식을 보여준다.
god의 재결합 콘서트, H.O.T.의 재결합 무대, 그리고 이번 패닉의 귀환까지, 공통점은 명확하다.
첫째, 핵심 팬층이 경제력을 갖춘 4050세대 들이다. 둘째, 디지털 소비에 익숙하면서도 ‘현장 경험’의 가치를 아는 세대다. 셋째, SNS를 통해 공연 경험을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데 능숙하다.
사진=H.O.T / 한터 음악 페스티벌 SNS
이 세 가지 조건이 맞물릴 때 재결합 공연은 단순한 추억 소환 행사를 넘어 강력한 화제성 이벤트로 진화한다.
관객은 티켓값 이상의 가치를 경험에서 찾고, 그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또 다른 수요를 만들어낸다.
공연장 바깥에서 발생하는 이 ‘디지털 입소문’은 다음 재결합 공연 혹은 음반 발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추억은 방울방울이 아닌 ‘시장’
뮤직팜엔터테인먼트가 이번 공연을 평가하며 꺼낸 단어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가치”였다. 이는 마케팅 언어이기 이전에 경제적으로도 평가된 사실이다.
트렌드를 타는 아이돌은 5년후, 10년 후 대체재가 등장하지만, 특정 세대의 청춘과 함께한 레전드 아티스트는 대체재가 없다. 그 비대체성이 곧 시장 가치다.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레트로IP의 경제적 잠재력은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다. 1990~2000년대 아티스트들의 재결합 공연, 음원 재발매, 다큐멘터리, 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하다.
패닉의 ‘PANIC IS COMING’은 그 가능성의 문을 다시 한번 힘 있게 두드린 사건이다.
추억은 상품이 됐고, 그 상품의 유통기한은 생각보다 훨씬 길다.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다음 편은 음악을 넘어 식품·패션·게임까지 ‘기억의 경제학’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현상을 진단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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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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