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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베컴이 빠진 4인만의 재결합
흥행 성공에도 완전체 부재로 투어 중단
신보까지 발표 복귀 백스트리트 보이즈는
추억 팔기 아닌 진심의 귀환, 흥행 이어가
□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6) - ‘귀환’ 성공의 조건
사진=스와로브스키 제공
지금까지 살펴본 레트로 바람은 성공적인 귀환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전설이라도 모두 성공하지는 않는다. ‘완전체’의 부재, ‘진심’의 부재가 만드는 냉혹한 차이.
레전드의 귀환은 언제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아시스처럼 1,400만 명이 몰리는 사건이 되기도 하고, 기대만 잔뜩 부풀어 오르다가 조용히 사그라지는 경우도 있다.
트롯뉴스 특별기획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6편에서는 귀환의 희비가 가장 극명하게 엇갈린 두 개의 사례를 해부한다.
스파이스 걸스와 백스트리트 보이즈.
둘 다 1990년대를 호령했던 전설이고, 둘 다 귀환했다. 그러나 귀환 이후의 만족도나 관객이나 멤버들이 느끼는 무게는 달랐다.
스파이스 걸스 “투어 성공에도 슬퍼”
2019년, 스파이스 걸스가 돌아왔다. 그러나 다섯 명이 아니었다.
2018년 말,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을 제외한 네 멤버의 재결합이 발표됐다. 베컴은 패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불참을 선택했고, 나머지 네 멤버는 2019년 5월 더블린 크로크 파크를 시작으로 13회 공연을 이어갔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티켓 판매 사이트들이 동시 접속자 폭주로 줄줄이 다운됐고, 당초 6회였던 공연은 몰려드는 수요에 못 이겨 맨체스터·런던·코번트리·카디프까지 추가됐다.
13회 전 회차 매진, 약 70만 명 동원, 총 수익 7,820만 달러(약 1,160억 원). 웸블리 스타디움 3연속 매진은 그해 빌보드 라이브 뮤직 어워드 ‘탑 박스 스코어’를 수상했다.
이들의 귀환은 표면적 숫자만 보면 대성공이다.
사진=스와로브스키 제공
그런데 멤버들은 성공적 복귀에서 불구하고 의외로 “슬펐다”라고 말한다. 스포티 스파이스 멜라니 C(Sporty Spice)는 후에 “우리는 빅토리아 없이 역대 가장 성공적인 투어를 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녀 없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완전체 부재가 남긴 공백은 숫자로 채울 수 없었다.
빅토리아 베컴의 선택 역시 간단하지 않았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투어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멜 B(Mel B, 멜라니 브라운)는 2025년 현재 “더 재결합 투어는 없을 것”이라며 “내가 50살이 됐고, 원하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스파이스 걸스의 사례가 던지는 교훈은 명확하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완전한 기억’이다. 그 기억의 핵심 조각 하나가 빠졌을 때, 흥행은 성공해도 감동에는 균열이 생긴다.
백스트리트 보이즈 ‘귀환'의 교과서
같은 해 2019년, 또 다른 90년대 전설이 귀환했다.
백스트리트 보이즈(BSB)의 DNA 월드투어. 이들의 전략은 달랐다. 18년 만의 대규모 아레나 투어를 앞두고 실제 신보 ‘DNA’를 발표했고, 앨범은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과거를 소환하되, 현재도 살아있음을 음악으로 증명하고 나서 무대에 선 것이다.
DNA 월드투어는 2019년 95회 공연에서 약 100만 명을 동원하고 9,230만 달러(약 1,37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그해 전 세계 9위 흥행 투어에 올랐다.
사진=Backstreet Boys 공식사이트
그러나 진짜 저력은 그 이후에 발휘됐다.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2022년 재개된 투어는 그해에만 8,58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였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DNA 월드투어의 총 누적 수익은 2억 3,329만 달러(약 3,462억 원)에 달했다.
Backstreet Boys 공식사이트
AJ 맥린은 투어 내내 이 말을 반복했다. “우리는 팬들에게 100%를 쏟아붓는다. 히트곡을 연주하고, 전력으로 춤을 추고, 그것이 우리가 팬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귀환의 진심이 무대 위에서 느껴질 때, 관객은 반응한다.
BSB의 귀환이 ‘추억 팔기’가 아닌 ‘현재진행형 레전드’로 받아들여진 이유다.
귀환 희비 가른 결정적 차이는?
두 사례를 비교하면, 레전드 귀환의 성패를 가르는 세 가지 조건이 선명해진다.
첫째, 완전체의 힘. 팬들이 기억하는 ‘원형’을 얼마나 충실하게 재현하느냐. 스파이스 걸스는 핵심 멤버를 빠뜨렸고, 그 공백은 70만 명의 관객도 메우지 못했다.
둘째, 진심의 무게. 돈을 위한 귀환인지, 음악을 위한 귀환인지를 관객은 귀신같이 감지한다. BSB가 신보를 발표하고 나서 무대에 선 것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우리는 아직 진행형이다.’라는 선언이었다.
셋째, 타이밍의 과학이다. 너무 이른 귀환은 희소성을 죽이고, 너무 늦은 귀환은 감동을 죽인다. 20년이라는 공백이 패닉을 전설로 만들었고, 15년이라는 공백이 오아시스를 문화적 사건으로 만들었다.
전설은 귀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떻게 돌아오느냐가 그 귀환의 가치를 결정한다.
⇒ 트롯뉴스 특별기획 [음악계에 부는 레트로와 아날로그 바람] 시리즈 다음 편에서는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그동안 살펴본 사례로 본 귀환의 경제학 의미에 대해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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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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