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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데뷔 40년 됐지만 내 예술은 진행중… 회고나 기록아닌 새로운 음악 선보이고 싶었다”
박시현 기자 shpark559500@gmail.com
등록 2026-05-08 12:40
스페셜 앨범 발매, SM과 전속 계약까지
“난 K-pop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
앨범에 엑소(EXO) 수호와 듀엣곡 실어
“내 음악 인생서 최고의 멘토는 부모님”
□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조수미 기자간담회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그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스페셜 앨범 '컨티뉴엄' 발매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 전국 20개 도시순회공연으로 이어지는 파격적 행보, 소프라노 조수미가 '회고'가 아닌 '챌린지'를 선택한 이유를 들었다.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다시 한번 새로운 변곡점에 섰다. 지난 6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컨티뉴엄(Continuum·계속되다)'이라는 앨범 제목처럼, 끊임없이 확장되는 예술적 지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수미는 이날 간담회에서 "40년간 경력을 쌓아 왔지만 아직도 제 예술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고나 기록이 아닌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엔 여전히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의 설렘이 담겨 있었다.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사진=연합뉴스
SM과의 동행이라는 파격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조수미와 SM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었다.
SM클래식스의 첫 번째 전속 레코딩 아티스트로 합류한 그는 클래식이라는 성벽에 머물지 않고 대중문화의 심장부로 들어갔다.
"저는 K-pop을 굉장히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스페셜 앨범 '컨티뉴엄'에 엑소(EXO) 멤버 수호와의 듀엣곡을 실은 것은 단순한 이벤트성 협업이 아니다. 서로 다른 영역의 예술가가 만나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창조하려는 시도이며, 클래식 거장의 시선에서 K-pop의 확장성을 인정한 대목이다. 조수미는 "서로 다른 확실한 위치에 있는 예술가들이 새롭게 음악적인 언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CAO(최고 A&R 책임자) 역시 이날 "K팝에는 굉장히 많은 음악이 섞여 있다"며 "SM클래식스 등 멀티 레이블 전략을 통해 이러한 음악성을 단단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클래식과 K-pop의 교차점에 조수미가 선 것은 단순한 레이블 계약이 아니라, K컬처 전체가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나온 필연적 만남으로 읽힌다.
소프라노 조수미,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CAO가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SM 클래식스 전속 레코딩 계약 체결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모님이 날 이 자리에 올려놔”
이번 프로젝트의 밑바탕에는 조수미의 치열한 인생 서사가 흐른다.
앨범 수록 11곡은 이루마, 박종훈, 김진환 등 국내외 유명 작곡가들이 그의 개인적인 기억을 음표로 빚어낸 결과물이다.
프랑스 센강을 걷던 유학 시절, 앞길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을 담아낸 곡이 '앙코르'다. 조수미는 "유학 시절의 두려운 순간과 우리나라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설렘 등을 동시대 작곡가들에게 곡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콜로라투라(오페라에서 기교적으로 장식된 선율) 아리아와 듀엣곡이 공존하는 앨범 구성 자체가 그의 음악적 자유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다. 조수미는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최고의 멘토로 부모님을 꼽는 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부모님은 딸을 프리마돈나로 키워야겠다는 열정으로 저를 이 자리에 올려주셨습니다."
아버지는 18살 딸을 위해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를 무작정 찾아가 극장장에게 "어떻게 하면 데뷔할 수 있는지 가르쳐달라"고 했던 사람이다. 무모하리만큼 순수한 그 열정이 결국 조수미를 20대의 나이에 그 무대의 프리마돈나로 세웠다. 어머니는 남편의 장례식보다 딸의 파리 공연을 먼저 지키라고 했던 단호한 사람이었다. 지난 2021년 별세한 어머니는 2003년 정부로부터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앨범 수록곡 '아리랑 칸타빌레'는 이러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민족적 정서가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늘 걱정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신 곳에 대한 음악"이라는 조수미의 말은, 이 곡이 단순한 아리랑의 변주가 아님을 말해준다.
이번 국내 투어의 첫 시작을 창원으로 정한 이유 역시 부모님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비록 부모님은 지금 제 곁에 계시지 않지만, 창원에서 이 앨범을 라이브로 들려드리고 싶다." 20여 개 도시 투어의 출발점에 효심을 담았다.
민족 아픔 보듬는 음악의 힘
조수미는 40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0년 북한 성악가들과의 만남을 꼽았다. 함께 '축배의 노래'를 부른 뒤, 북한의 고음 성악가가 "언제 만날 수 있을까"라며 눈물을 흘렸고, 조수미도 함께 울었다.
"같은 사람, 한 민족이라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그 순간은 음악이 이념을 넘어선 민족적 유대감의 통로임을 몸으로 확인한 경험이었다. 세계 무대에서 찬사를 받아온 그가 가장 진하게 기억하는 장면이 화려한 무대의 커튼콜이 아닌, 남과 북의 성악가가 함께 흘린 눈물이라는 사실은 조수미라는 예술가의 본질을 드러낸다.
프리마돈나의 챌린지는 계속
조수미에게 40주년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다.
스페셜 앨범 발매에 이어 삼성호암상 예술상 수상(6월),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2회 개최(7월)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현재진행형의 바쁜 예술가의 달력이다.
그는 성악가로서의 공부, 후배 성악가 발굴과 공연 지원, 그리고 대중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콘서트 개최를 지금의 목표로 나열했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K-pop의 본산과 손을 잡고, K-pop 아티스트와 음악적 실험을 감행하며, 부모님의 고향에서 40년 예술 인생의 새 장을 여는 조수미.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는 그의 예술은 이제 K컬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더 넓고 깊은 울림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예술은 여전히, 그리고 뜨겁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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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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