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동률이 2026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총 7회에 걸쳐 열린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위상과 티켓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대형 돔 공연장에 비해 관객 수는 적었지만,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전문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특유의 정교한 음향과 밀도 높은 공간감은 음악 본연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관객들은 김동률의 섬세한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의 미세한 결까지 생생하게 느끼며 완성도 높은 라이브 공연을 만끽했다.

가수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26 콘서트 ‘오래된 노래’를 성황리에 마쳤다. 오케스트라 없이 밴드 사운드로 깊은 울림을 전한 공연 현장의 감동을 전했다. /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트 이번 콘서트는 김동률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풀 오케스트라 편성을 배제하고 밴드 사운드와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한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음악 환경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에도 김동률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섬세한 연주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음악의 매력을 펼쳐 보였다. 특유의 깊고 묵직한 저음을 중심으로 기타·베이스·드럼이 어우러진 밴드 사운드는 기존 곡에 새로운 색채를 더했다. 코러스와 현악기, 간결한 브라스 섹션까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사람의 손길과 연주자의 호흡이 살아 있는 음악을 완성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김동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배우 이동욱(2011년 ‘리플레이’)과 공유(2014년 ‘그게 나야’)가 직접 녹음한 공연 관람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오케스트라 없이 진행되는 이번 공연을 언급하며 “김동률이 칼과 방패를 내려놓고 전쟁에 나가는 기분으로 준비했다”고 재치 있게 소개해 객석의 호응을 얻었다.


사진=뮤직팜엔터테인먼이어 피아노 한 대만 놓인 간결한 무대에서 김동률은 첫 곡 ‘겨울잠’을 목소리만으로 깊이 있게 선보이며 공연의 문을 열었다. 관객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 그는 “이번 공연은 2년 전 ‘산책’ 콘서트와 함께 세트로 기획했던 무대”라며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제 음악의 시그니처인 것은 맞지만, 공연을 계속 미루다 보면 ‘김동률 이제 오케스트라 못 세우나 봐’ 하고 오해하실까 봐 7년 만에 극장 공연으로 돌아왔다”고 특유의 위트를 섞어 소회를 밝혔다.
오케스트라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김동률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밴드 율밴의 탄탄한 연주력과 세션 연주자들을 향한 그의 깊은 신뢰였다.
특히 ‘여름의 끝자락’과 ‘Moonlight’ 무대에서는 막으로 가려졌던 무대가 열리며 푸른 밀밭과 민들레 홀씨가 흩날리는 하늘을 형상화한 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김동률은 “기획사 식구들과 함께 한 땀 한 땀 밀 모형을 직접 심어 완성한 아날로그적 무대”라며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클래식과 재즈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건반 연주도 돋보였다. 멜로망스의 정동환은 고난도의 곡들을 섬세한 터치로 소화하며 오케스트라의 빈자리를 채웠다. 김동률은 “클래식과 재즈를 오가며 극강 난이도의 곡을 치느라 정동환 씨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정말 훌륭하게 연주해 줬다”며 극찬했다.
이어 ‘낙엽’을 고혹적인 탱고 스타일로 재해석한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의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김동률은 “2008년 프롤로그 공연에서 ‘뒷모습’으로 프로 무대에 첫 데뷔했던 고상지 씨와 어느덧 18년째 함께하고 있다. 반도네온과 함께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계속 늘려가는 과정이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퍼커션 연주자 김진환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뒷모습’ 무대의 연주자 전진 배치, 트럼펫 연주자 조정현이 2년간 연습해 완성한 ‘출발’의 휘슬 연주, 기타 연주자 김동민의 감성적인 핑거링이 인상적인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등 각 연주자의 개성과 역량이 드러나는 무대가 이어졌다. 다양한 악기를 소화하며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한 밴드 멤버들에게도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김동률은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조금 가려졌을지도 모를 우리 율밴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함께 무대를 완성한 연주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무대 뒤 제작진의 세심한 연출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밀밭 세트 위에 강풍기를 활용해 바람에 흔들리는 밀의 움직임을 구현하고, 나무 그림자를 프로젝션으로 연출하는 등 아날로그적 감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수년간 김동률 콘서트의 음악감독과 지휘를 맡아 온 이지원 감독 역시 이번 공연에서는 객석에서 무대를 지켜보며, ‘오래된 노래’의 현악 3중주 편곡 등으로 힘을 보탰다.
15분간의 인터미션 후 재개된 2부에서는 ‘Bike Riding’, ‘출발’, ‘첫사랑’, ‘기필코’ 등이 이어지며 공연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이어 김동률의 대표 발라드인 ‘취중진담’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울려 퍼지며 객석은 환호와 감동으로 가득 찼다.
앙코르곡 ‘그 노래’와 ‘동행’까지 총 20곡의 세트리스트가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김동률의 음악에 깊이 몰입했다.
공연을 마무리하며 김동률은 “음악 환경과 정의가 너무 빠르게 변해 따라잡기 힘들고 고민도 많지만, 휩쓸리지 않고 저만의 속도를 지키면서 저답게 묵직하게 음악을 해나가고 싶다”며 “다소 낯선 구성이었음에도 이 큰 극장을 가득 채워주신 여러분 덕분에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우리 조금만 더 늙어서 다시 만나자”고 말해 관객들에게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김동률은 2023년 KSPO DOME에서 열린 ‘멜로디’ 콘서트에서는 약 6만 명의 관객을, 2025년 ‘산책’ 콘서트에서도 약 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오래된 노래’ 콘서트 역시 총 7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며 성황을 이뤘다. 공연당 약 3,000명씩 총 2만 1,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하며, 대형 공연장과는 또 다른 밀도 높은 음악적 경험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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