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미스터트롯3’ 출연 트로트의 맛 실감… 3라운드 진출하며 얼굴알려
“나훈아님의 남자다운 거침없는 행동 그리고 압도적인 실력과 여유 존경스러워”
[인터뷰] ‘트로트계 샛별’ 꿈꾸는 뮤지컬배우 ‘심수호’
사진:트롯뉴스
“뮤지컬과 트로트 본질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노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던 배우 심수호가 트로트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대중 앞에 섰다. TV조선 ‘미스터트롯3’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그는 이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트로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뮤지컬배우의 감성과 트로트의 구성진 ‘맛’을 동시에 아우르려는 그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코믹 뮤지컬 ‘0528’에서 ‘브래든’ 역할로 무대에 오르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곧 발매될 트로트 싱글앨범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연이 필연으로 ‘미스터트롯3’ 출연
심수호 SNS
어느 날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미스터트롯3’ 작가의 출연 제안이었다. 사실 ‘미스터트롯2’ 때도 권유를 받았지만, 뮤지컬이 전공인 그에게 트로트는 너무나 생소한 분야였다.
“어릴 때 부모님 앞에서 재롱부리며 부르던 것 외에는 트로트를 제대로 불러본 적이 없었어요. 사실 자신이 없어서 ‘시즌 2’ 때는 고사했었죠.”
하지만 두 번째 제안까지 받게 되자 또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번 도전해 보자”라는 마음이 그를 경연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출연을 결심한 후에도 걱정은 매한가지였다. 당시 출연 중이던 뮤지컬과 병행해야 했기에 연습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괜히 승낙했나, 후회도 여러 번 했어요. 하지만 기왕 하기로 한 것인데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까짓것 어차피 좋아하는 노래를 하는 건데 못할쏘냐’라는 생각으로 당차게 도전했지만, 트로트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사진 :TV조선
출연을 결정하고 그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건 예상치 못한 ‘얼굴 천재부(얼천부)’ 배정이었다. “타 장르부 정도를 생각했는데 ‘얼천부’라니요. 물론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원빈이나 차은우 님처럼 자신 있게 내세울 정도는 아니잖아요…. 너무 부끄럽고 낯 뜨거워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실제 경연이 시작되면서 스스로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꼈지만, 그는 운 좋게도 본선 3라운드까지 진출하는 뜻밖의 성적을 이뤄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그 뮤지컬배우 심수호가 트로트계에도 얼굴을 살짝(?)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팀원들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겸손하게 당시를 회상했지만, 그의 무대는 분명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뮤지컬과 트로트, 다름과 같음의 미학을 찾아서
심수호 SNS
뮤지컬배우에게 트로트라는 음악은 발성부터 감정 표현까지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두 장르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체험했다.
“뮤지컬은 대사가 곧 가사이기 때문에 가사 전달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리듬, 음정, 발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죠. 성대 전체를 울리는 발성을 주로 사용하고요.
반면 트로트는 발음이 조금 다르게 표현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느낌’과 ‘맛’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에요. 코에 소리를 걸어 유연하고 부드럽게 내는 발성 그리고 특유의 기교가 중요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오랜 시간 몸에 밴 뮤지컬 톤을 빼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연습하면서 녹음된 제 목소리를 들어보면 뮤지컬 톤이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요. 방송 영상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는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면 아쉬움이 더 크다며, 아마 모든 출연자가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후회는 없다고 단언했다. “당시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부족함은 보이지만 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죠. 만약 다시 출연한다면 물론 그때보다 더 잘할 자신은 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현재 준비 중인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 끊임없이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치면서 앨범 발매가 조금씩 늦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그의 삶에 트로트가 깊숙이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아버지가 저보다 트로트를 더 사랑하세요. 직접 실버 가요제에 출전하실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시죠.” 틈만 나면 경연대회를 출전하시는 아버지를 도와드리며 자연스럽게 트로트는 늘 그의 곁을 맴돌았다.
바쁜 와중에도 트로트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다.
"트로트도 마치 새로운 연기하는 것처럼 즐거워“
심수호는 고등학교 시절 모델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며 처음 무대의 매력에 빠졌고, 자연스럽게 뮤지컬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이번에 트로트라는 생소한 음악을 접하면서 마치 연기를 하는 것 같은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트로트도 결국 한 편의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요. 가사에 맞는 표정과 안무로 연기하는 과정이 정말 비슷하죠. 반대로 뮤지컬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트로트처럼 가사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두 장르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미스터트롯3’ 출연자들을 보며 ‘저분들이 뮤지컬을 해도 정말 잘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가수는 단연 ‘가왕’ 나훈아다. “마음으로만 품었을 법한 생각들을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남자다움,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압도적인 실력과 무대 위에서의 여유까지. 한 장르의 ‘왕’으로 등극한 모습 자체가 정말 멋있습니다.”
심수호 SNS
그의 최종 목표 역시 나훈아처럼 ‘무대 위에서 노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관객들이 제 무대를 보고 ‘저 사람 정말 즐기는구나, 무대 위에서 놀고 있구나’라는 평가를 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닦을 겁니다.”
‘미스터트롯3’ 출연 이후, 그의 일상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또래 친구들은 잘 모르지만, 행사나 식당에 가면 알아봐 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세요. 특히 고향에 내려가면 부모님 친구분들이 무척 좋아해 주셔서 부모님 어깨가 으쓱하신다고 해요. 3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노래방에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땡벌’을 부르며 처음 트로트의 ‘맛’을 봤던 소년.
단 한 번도 트로트 가수가 될 것이라 상상해 본 적 없던 그는 이제 누구보다 진지하게 트로트의 길을 걷고 있다. 그의 첫 트로트 앨범이 발매되면 뮤지컬과 트로트를 넘나드는 본격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음악을 할 때 가장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심수호. 그의 무대가 뮤지컬이든 트로트든 장르의 경계를 넘어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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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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