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의 10대 경관...2위 ‘오봉’, 1위는 ‘백운대 일출’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작품에도 등장
도봉산 오봉
‘오봉(五峰)’은 봉우리가 다섯이란 뜻으로 오봉산은 봉우리가 다섯인 산이다. 남한에는 오봉이 10여 개가 있는데,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일월오봉도’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봉산일월도(五峯山日月圖)’는 각각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그린 병풍으로 궁궐의 정전의 어좌 뒤편, 왕의 초상인 어진 주변, 임금이 잠깐이라도 머무는 곳에 펼쳐 왕의 권위를 드러냈던 그림이다.
중국에서는 신들이 영험한 오악(五岳)에 있다고 생각해서 ‘음양오행(木, 火, 土, 金, 水)’인 나무, 불, 흙, 쇠, 물(음양오행)에 지정해 놓았다.
우리나라에도 동쪽에 금강산, 서쪽에 묘향산, 남쪽에 지리산, 북쪽에 백두산, 중앙에는 삼각산(북한산)을 오악이라 일컬었다.
일월오봉도(오봉산일월도)
이런 오봉(660m)이 서울 도봉산에도 있다. 도봉산 오봉으로 가는 루트는 다양하지만, 최남단 코스이면서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은 물론 서울 시내까지 조망할 수 있는 우이암 전망대를 경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도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왼쪽 좁은 통일교를 건너면 사찰인 능원사와 도봉사가 차례로 나온다.
우이암 이정표를 따라 보문능선으로 올라가면 오른쪽으로는 도봉산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삼각을 이루며 따라온다.
도봉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여 왼쪽 작은 다리가 통일교
도봉산 능원사
도봉탐방지원센터를 기준으로 2.5㎞, 1시간 20분이면 우이암(542m)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는데, 우이암(牛耳岩)은 “봉우리의 모습이 소의 귀를 닮았다”라는 데서 유래하였다.
처음에는 “바위의 모습이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관음보살을 닮았다.” 하여 ‘관음봉’, “사모관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사모봉’이라 부르기도 했다.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관음보살을 닮았다는 '우이암'
우이암 전망대에서 다시 주봉 능선으로 신선대 및 오봉은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다. 능선 평지길이나 다름없어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다.
화강암인 오봉은 풍화작용으로 인해 모서리가 깎여 둥글둥글한 모습이 되었는데, 원님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다섯 남자가 능선의 바위를 던져서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가 줄지어 서서 큰 바위 하나씩을 이고 있는 모습은 재미있으면서도 위엄이 있다.

북쪽으로는 송추 읍내를 비롯해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선 마을들이 가까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서해의 낙조까지 볼 수 있다. 동쪽으로는 도봉산의 많은 봉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도 1740년대 가을, 도봉계곡을 찾아 ‘도봉추색(道峰秋色)’, ‘도봉서원(道峰書院)’, ‘만장봉(萬丈峰)’ 등을 그렸다.
특히 ‘도봉추색도’를 보면 우뚝한 위용을 자랑하는 우윳빛의 만장봉 옆으로 주봉(柱峰)과 우이 능선길과 암봉들을 그렸고, 그 아래로는 오봉으로 여겨지는 봉우리 군(群)을 그렸다.
겸재 정선의 도봉추색도(道峰秋色)
오봉에서 자운봉으로 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멀리 북한산의 풍경도 아름답고, 봉우리마다 기암들이 등산객들의 눈을 빼앗는다.
오봉에서 자운봉으로 가는 길
오봉에서 자운봉으로 가는 길에서 도봉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칼바위 능선은 매우 가파르지만 가을에는 도봉산 최고의 단풍 명소이다.
칼바위 능선의 단풍
칼바위 삼거리쪽에서 왼쪽으로는 도봉산 최고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 ‘관음암’과 마당바위, 천축사를 만날 수 있고, 직진을 하면 거북바위와 문사 계곡을 만날 수 있다.
거북바위 밑에는 옛날에 유명한 ‘거북샘’이 있었던 약수터로 위급 시 대피소로 사찰이나 무속 장소로 사용되었다.
약수터 '거북샘'이 있었던 거북바위
문사동은 도봉산에서 가장 빼어나 계곡으로 옛날 선비들이 스승을 모시고 글을 짓고 음식을 대접하며 피서를 하던 곳이다. 주변 경치가 좋아 바위 아래에서 조용히 쉬어 가기에 좋다.
문사동 계곡
도봉탐방지원센터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지하철(1호선, 7호선) ‘도봉산역’ 하차 후 도보로 10분 거리로, 자가용 이용 시 ‘도봉산 공영주차장’이나 ‘도봉산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비는 시간당 1700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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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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