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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 ‘불타는 트롯맨’ 팬 들의 결합
함성보다 박수, 환호보다 몰입으로 응원
따뜻하고 조용하지만 강한 팬덤으로 발전
구조화된 기부 실천으로 선한 영향력 실현
□ 트로트 팬덤 탐구 : 그들이 사는 세상 / 11. 손태진과 ‘손샤인(SonShine)’
트로트 공연장의 풍경은 대개 비슷하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응원봉의 물결, 천장을 뚫을 듯한 떼창, 열성적인 구호, 그리고 객석 곳곳을 수놓은 화려한 플래카드까지. 이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트로트 팬덤의 ‘문법’이자 열정의 증거다.
그런데 이 익숙한 풍경 속에서 유독 결이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팬덤이 있다. 요란한 구호 대신 작고 경쾌한 네 줄 현악기, ‘우쿨렐레(하와이 전통의 소형 네 줄 현악기로 기타와 비슷)’를 든 채 무대를 향해 조용히 미소를 짓는 이들이다.
함성보다는 뜨거운 박수를, 소란스러운 환호보다는 깊은 몰입을 선택한 사람들. 한 언론은 이들을 향해 ‘지구상에서 가장 점잖은 팬덤’이라는 특별한 수식어를 붙였다.
국내 최초의 트로트 전문 미디어 트롯뉴스(www.trotnews.co.kr)가 기획한 ‘트로트 팬덤 탐구: 그들이 사는 세상’ 시리즈, 그 열 한 번째 주인공은 바로 가수 손태진의 든든한 버팀목 ‘손샤인(SonShine)’이다.
맑은 햇살처럼 고요하지만 강인하게 빛나는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사진 : 미스틱 스토리
철학이 다른 이름 ‘손샤인’
팬덤 이름에는 언제나 그 팬덤의 정체성이 담긴다.
손샤인은 ‘손(Son)+Sunshine’ 의 합성어다. ‘태진이의 햇살’이자 ‘손태진이 비추는 빛’이라는 이중 의미다. 어느 쪽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 자체가 이미 이 팬덤의 결을 설명한다. 가수와 팬이 서로를 빛나게 한다는 상호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공식 팬카페 명 역시 ‘손샤인 SonShine’으로 통일되어 있다.
손태진은 2025년 두 번째 단독 팬미팅 제목을 ‘You Are My SonShine’ 으로 지었다. ‘당신이 나의 햇살’이라는 고백. 공연 타이틀 자체가 팬덤 헌정의 마음이었다. 매 회차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최장 3시간 30분 동안 무대가 이어졌고,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돈다.
“태진 씨가 공연을 끝내질 않아. 우리도 집에 가기 싫어.”
‘장르 초월 팬덤’ 아름다운 결합
손샤인이 지금의 결을 갖게 된 데는 손태진이 걸어온 특수한 경로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먼저 JTBC ‘팬텀싱어’ 시즌1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우승했다. 클래식·크로스오버 팬층이 코어로 자리잡은 시기다. 공연 후 조용히 여운을 나누는 문화, 가수의 발성과 해석에 귀 기울이는 태도, 이것이 손샤인의 DNA 원형이 됐다.
그리고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으로 베이스 바리톤의 성악 훈련을 기반으로 트로트를 노래하는 ‘성악 트로트’라는 전무후무한 포지션이 생겨났고, 트로트 대중 시청자 층이 물밀듯 유입됐다. 두 개의 서바이벌, 두 개의 왕관, ‘더블 크라운 아티스트’의 탄생이었다.
베이스 바리톤의 클래식 기반 실력, 무대 매너, 조곤조곤한 예능 캐릭터까지 합쳐지면서 ‘장르 파괴자’이자 안정감 있는 보컬리스트 이미지가 형성됐고, 이 기조 위에서 차분하지만 결집력 높은 팬덤 ‘손샤인’이 성장했다.
이 두 경연의 팬층이 섞이면서 기묘하고 아름다운 화학반응이 일어났다. 클래식 팬의 절제된 감상 문화와 트로트 팬의 뜨거운 정서적 유대가 만나, ‘집중하되 따뜻하고, 조용하되 강한’ 팬덤이 완성된 것이다.
손태진 공연에서는 팬덤들이 우쿠렐레를 같이 연주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사진=MBN 불타는 장미단
"우승 1주년 선물은 기부입니다"
손샤인의 성장 과정은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교과서처럼 단계를 거치며 단단하게 완성됐다.
‘팬텀싱어’ 시절 베이스 바리톤의 깊은 울림으로 클래식 기반의 핵심 지지층을 형성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면, ‘불타는 트롯맨’ 우승 이후 ‘참 좋은 사람’으로 음악방송 3회 연속 1위와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일궈내며 대중적 팬덤의 영토를 비약적으로 확장했다.
이어서 첫 단독 팬미팅 ‘YOU MAKE ME SHINE’이 예매 개시 단 2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압도적 결집력을 증명해 보였다. 또 2025년 8월 서울 예스24 라이브 홀에서 두 번째 팬미팅 ‘You Are My SonShine’을 개최하며, 공연 타이틀 자체를 팬덤명에서 가져와 ‘팬덤 헌정형’ 팬미팅을 구성했다. 이 팬미팅은 신규 무대뿐 아니라 팬덤을 위한 코너와 이벤트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소개되며, ‘손샤인 만을 위한 시간’이라는 콘셉트가 강하게 강조되었다.
이렇게 성장한 손샤인은 단순한 아티스트 지지를 넘어 K-트로트 역사상 가장 구조화된 기부 문화를 실천하는 사회 공헌형 팬덤으로 진화하며 성숙한 팬덤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손태진 SNS
숫자가 말하는 '손샤인 품격'
손샤인의 가장 큰 특징은 ‘기부형 팬덤’이다. 2024년에는 집중 호우로 피해를 본 이웃을 돕기 위해 팬카페 회원 689명이 4,336만 원을 모아 희망 브리지 전국 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고, 이는 손태진 이름으로 전달된 두 번째 수해 성금이었다. 2023년에도 수해 이재민을 위해 약 5,200만 원 규모의 성금을 모아 전달한 바 있어, 해마다 재난 상황에 맞춰 정기적으로 모금에 나서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2024년 3월에는 사랑의 달팽이를 통해 청각 장애인 지원을 위한 1,739만 2,000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불타는 트롯맨’ 우승 1주년을 기념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선물이었다. 다른 팬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하 광고·커피차가 아닌, ‘우승 1주년=장애인 지원’이라는 메시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팬덤 내부에서 ‘기념일은 기부로 풀어내는 문화’가 상당히 공고해졌음을 보여주었다.
2025년에는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해 1억 166만 4,185원을 다시 희망 브리지에 기부했는데, 금액 규모 자체가 이미 중소기업 사회 공헌 수준에 근접해 있어 ‘트로트·크로스오버 팬덤 중 대표적인 기부 팬덤’이라는 이미지가 결정적으로 굳어졌다. 수해·청각장애인·산불 등 기부 대상이 재난과 사회적 약자로 다양하게 확장되는 흐름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선한 영향력 서사’를 쌓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샤인이 보여준 이 같은 기부 문화는 K-트로트 팬덤 역사상 가장 구조화된 기부 모델이자 성숙한 팬덤의 표본으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손태진 공식 팬카페
점잖은 팬덤의 아름다운 장면
손태진의 무대에는 특별한 장면이 있다.
팬들이 우쿨렐레와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온다. 떼 창도 없고, 구호도 없다. 그냥 조용히, 함께 연주한다.
무대 위에 함께 오른 팬들이 우쿨렐레와 기타를 들고 조용히 미소를 짓는 장면이 대표적인 장면으로 언급되는데, 이 장면 하나가 손샤인 전체의 정서를 설명한다.
트로트 공연장에선 보기 어려운 낯선 풍경이지만 손태진의 무대에서 만큼은 가장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클래식 공연의 집중형 감상 문화가 트로트 무대 위에 안착한 사례다.
그리고 방송에는 이런 장면도 있었다.
한 팬이 심장 판막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수술 후 열리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와줄 수 있냐고 손태진에게 물었다. 잠깐의 침묵 뒤, 손태진은 말했다. “약속할게요” 이 한마디가 팬덤 안에서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 장면은 ‘팬의 인생 서사에 진심으로 반응하는 가수’라는 이미지를 남겼고, 이후 팬덤에서 자주 회자되는 ‘인생 동행형 아티스트’ 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조용히 가장 오래 빛날 것
손태진은 말한다.
“내 음악을 기다리고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
팬들은 대답한다.
말이 아니라, 기부통장으로. 헌혈증으로. 우쿨렐레로...
가수가 빛을 주고, 팬이 빛을 받고, 팬이 그 빛을 세상에 내보낸다. 손(Son)+Sunshine. 이름 그대로다.
트로트 팬덤의 역사에서 손샤인은 아마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조용히, 그러나 가장 오래 빛난 팬덤 이라고...
손태진 SNS
※ 알림 : 트롯뉴스 ‘팬덤 탐구’시리즈는 트로트팬들을 위한 기획입니다. 연재 순서는 팬덤의 인기도 등과 관계없이 취재 여건에 따라 게재함을 밝힙니다. 기사에 의견이 있거나 팬클럽 관련 소식 등은 메일 등을 통하여 제안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트롯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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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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