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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①] 시대가 다시 호출한 불멸의 아이콘… 왜 지금와서 다시 마이클 잭슨인가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등록 2026-06-19 14:05

영화 ‘마이클’ 역대 음악 전기영화 1위 질주 중

한국서도 헌정 공연 'WHO'S BAD' 분위기 후끈

AI, CG 만연 시대 ‘완벽한 쇼맨십’에 대한 갈증

시대가 어려울 때 대중은 진정한 스타 찾는다

흑인 특유 애절할 소울 트로트 감성과도 일치

[트롯뉴스 - 트로트문화원 공동 특별기획] ①


마이클 잭슨이 트로트에 말하다 : 소외된 음악이 역사가 되는 법


2026년, 전 세계는 다시 한 사람의 이름에 전율하고 있다. 

안톤 후아 감독이 연출하고 마이클 잭슨의 친조카 자파 잭슨이 주연을 맡은 전기영화 ‘Michael’이 4월 24일 미국에서 개봉한 이후, 전 세계 박스 오피스를 뒤흔들고 있다. 

개봉 8주 차에 접어든 현재 전 세계 누적 수익은 9억 1,19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18년 ‘보헤미안 랩소디’가 세운 종전 최고 기록(9억 1,090만 달러, 재 개봉분 포함)을 근소하게 넘어선 수치로, ‘Michael’은 공식적으로 역대 흥행 1위 음악 전기영화로 등극했다.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어 업계는 이 영화가 2026년 글로벌 박스 오피스에서 ‘슈퍼 마리오 갤럭시 무비’에 이어 두 번째로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에픽: 엘비스 프레슬리 인 콘서트(EPiC: Elvis Presley in Concert)’까지 가세하며 레트로 붐은 이제 하나의 흐름을 넘어 거대한 산업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이클 잭슨 헌정 공연 'WHO'S BAD'의 내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신세대 트로트 가수 박지현의 ‘쇼맨쉽 시즌2’공연에서도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재연하면서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키는 등 단순한 향수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전세계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 속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클 잭슨이 다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영화에서 소환되고 있다. / 사진=마이클 잭슨 공식 SNS


그렇다면 왜 지금 다시 마이클 잭슨인가. 왜 세상은 이미 세상을 떠난 스타들을 이 시점에 다시 소환하는가. 그리고 이 흐름은 한국 트로트와 무엇을 공유하는가. 

트롯뉴스와 대한민국트로트문화원 공동 기획 시리즈 ‘마이클 잭슨이 트로트에 말하다 : 소외된 음악이 역사가 되는 법’ 6부작 연재를 시작한다.


 안톤 후아 감독이 연출하고 마이클 잭슨의 친조카 자파 잭슨이 주연을 맡은 전기영화 ‘Michael’이 4월 24일 미국에서 개봉한 이후, 전 세계 박스 오피스를 뒤 흔들고 있다. 사진은 영화 ‘마이클’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레트로는 향수가 아니라 산업

 

‘보헤미안 랩소디’는 2018년 전 세계에서 9억 1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 들이며 음악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퀸의 음악이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를 다시 살려냈고, 40대 이상 관객뿐 아니라 프레디를 전혀 모르던 2030 세대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이 현상의 핵심은 향수가 아니었다. '기록된 음악이 다시 상품이 된다'는 문화 산업의 냉혹한 공식이었다.


 2018년 개봉된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음악이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를 다시 살려냈고, 40대 이상 관객뿐 아니라 프레디를 전혀 모르던 2030 세대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 사진=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Michael’이 바로 그 기록을 갈아 치웠다. 

미국 내 흥행만 3억 5,860만 달러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미국 흥행(2억 1,660만 달러)을 일찌감치 넘어섰고, 해외 흥행도 5억 5,330만 달러를 기록하며 브라질·프랑스·영국·독일·호주 등 40여 개국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해당 시장 최종 성적을 이미 넘어섰다. 

프랑스에서는 자국 영화 ‘라 비 앙 로즈(La Môme)’를 제치고 역대 최고 흥행 전기영화 자리에 올랐고, 브라질에서는 유니버설 사상 최고 흥행작이 됐다. 

라이온스게이트 입장에서는 창사 이래 최고 흥행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엔딩에 "His Story Continues(그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라는 자막을 남겼고, 실제로 2026년 5월 라이온스게이트는 속편 제작을 공식화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도 마찬가지다. 

2022년 전기 영화 ‘Elvis’는 전 세계 3억 달러 이상을 거뒀고, 이번 ‘에픽: 엘비스 프레슬리 인 콘서트’는 수십 년 전 미공개 공연 영상을 4K로 복원해 다시 극장 스크린에 올린다. 죽은 왕의 귀환이 아니다. 보존된 자산의 재유통이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엘비스 프레슬리 다큐멘터리 영화 ‘에픽: 엘비스 프레슬리 인 콘서트(EPiC: Elvis Presley in Concert)’ /사진=에픽 엘비스 프레슬리 콘서트_메인 포스터


마이클 잭슨은 이 구도에서 가장 강력한 IP(지적재산권)다. 

사망한 지 15년이 넘은 지금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사후 셀러브리티 중 한 명이다. 

2022년 ‘Thriller’ 발매 40주년 기념 음반이 멕시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 됐고, 영화 개봉 이후에는 그의 음원이 전 세계 스트리밍 차트에 역주행하고 있다. 

틱톡과 숏폼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그의 춤과 라이브 영상이 수억 회 조회된다. 그는 레트로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유통되는 스타다.

 


마이클 잭슨을 다시 찾는 이유

 

그렇다면 대중들은 이미 사망했고 수 많은 논란을 남겼던 마이클 잭슨을 이 시점에서 왜  다시 찾는 걸까? 


첫 번째 완벽한 쇼맨십에 대한 갈증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대중음악은 다양한 기술의 정점에 서 있다. 

오토튠으로 보정된 음색, AI 알고리즘이 선도하는 취향, CG로 덧 입혀진 뮤직비디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대중은 이 완벽한 기계적 미학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무대는 그 피로감을 씻어낼 해독제다. 

그는 몸 하나로 수만 명의 관중을 압도했다. 중력을 거스르는 문워크, 발끝으로 서는 토 스탠드는 단순한 안무가 아니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처절한 수행의 결과물이었다.

MZ세대가 그의 80~90년대 라이브 영상에서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받는 이유다. 

보정되지 않은 숨소리, 무대 위에서 흘리는 땀방울, 관객과 눈을 맞추며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디지털 시대가 잃어버린 '날 것 그대로의 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다.


 오늘날 대중음악은 오토튠으로 보정된 음색, AI 알고리즘이 선도하는 취향, CG로 덧 입혀진 뮤직비디오 등 완벽한 기계적 미학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무대는 그 피로감을 씻어낼 해독제다. /사진=마이클 잭슨 공식 SNS


두 번째 이유는 그가 뉴트로(Newtro)의 구심점이라는 점이다.

지금의 레트로 열풍은 단순한 과거 회귀가 아니다. 

LP판을 수집하고 카세트테이프의 지직거리는 노이즈를 즐기는 젊은 층에게 마이클 잭슨은 더 이상 '아버지 세대의 가수'가 아니다. 그는 가장 '힙한' 패션 아이콘이자 음악적 교과서다. 

88올림픽 시절의 빈티지한 색감, 어깨를 강조한 밀리터리 재킷,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바지와 흰 양말. 잭슨이 구축한 독보적인 스타일은 2026년 현재 패션 런웨이에서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 

MZ세대에게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스타일을 입는 것은 구태의연한 복고가 아니라 세련된 취향의 증명이다.

 

세 번째는 마이클 잭슨은 분절된 시대의 마지막 공통 기억이라는 점이다.

오늘날은 취향의 파편화 시대다. 

유튜브와 SNS의 알고리즘은 각자가 좋아하는 것 만을 보여주며 대중을 수만 개의 방에 가두었다. 

전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이 동시에 열광하는 '거대 스타'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다. 이런 맥락에서 마이클 잭슨은 인류가 공유하는 마지막 '공통 기억'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는 것이다.

 


1982년, 한 장의 앨범이 바꾼 세상

 

그렇다면 마이클 잭슨은 전세계 음악사에 어떤 족적을 남겼을까?

마이클 잭슨의 경이로운 기록을 되짚는 것은 단지 수치 나열만이 아니다. 그의 기록은 대중문화가 어떻게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증거다.

1982년 12월 발표된 앨범 ‘Thriller’는 현재까지 약 7천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팝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남아 있다. 37주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한 앨범에서 7개의 톱10 싱글을 기록한 최초의 아티스트가 됐다. 198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일 연도 최다인 8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러나 ‘Thriller’가 남긴 더 큰 유산은 숫자가 아니었다. 

1983년 모타운 25주년 기념쇼에서 선보인 'Billie Jean' 퍼포먼스는 흑인음악이 주류에 편입되는 초석이 됐고, 대중문화의 인종 차별을 허문 상징적 사건이 됐다. 이 장면은 20세기 최고의 퍼포먼스로 지금도 회자된다.


 마이클잭슨이 1983년 모타운 25주년 기념쇼에서 선보인 'Billie Jean' 퍼포먼스 / 사진=유튜브 'Michael Jackson Life Stories'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09년, 한 주 동안 200만 회 이상의 음악 다운로드 판매를 기록한 최초의 아티스트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기네스북은 그를 역사상 가장 성공한 연예인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그가 세운 39개의 세계 기록은 지금도 대부분 유효하다.



마이클 잭슨, 그리고 트로트

 

1980~90년대 한국에서 마이클 잭슨은 단순한 해외 팝스타가 아니었다. 

'세계적인 스타'라는 개념 자체였다. 유튜브나 숏폼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TV 음악 프로그램과 VHS 비디오,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그를 접했다. 

문워크 하나만으로도 전국 학교 축제와 장기자랑이 들썩였고, 음악다방과 나이트클럽에서는 그의 노래가 밤마다 울려 퍼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마이클 잭슨의 음악적 정서가 한국 트로트의 문법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잭슨의 보컬에는 흑인 특유의 애절한 감성과 고통을 승화시킨 소울(Soul)이 깃들어 있다. 이는 트로트의 핵심 정서인 ‘한’과 연결된다. 

그가 무대 위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생동감은 트로트의 ‘흥’과 겹친다. 

슬픔을 리듬으로 이겨내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구조는 마이클 잭슨의 삶과 한국 트로트의 역사적 궤적에서 공통으로 발견된다.


최근 한국의 레트로 감성과도 절묘하게 맞물린다. 

LP와 카세트테이프 판매가 다시 늘고, 7080 감성 음악다방 콘셉트가 유행하며, 옛 쇼 무대 스타일이 재조명되는 흐름 속에서 마이클 잭슨은 가장 강력한 문화 아이콘 중 하나로 다시 올라서고 있다.

 


기록이 없으면 소환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트로트가 가장 진지하게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능했던 것은 퀸의 기록이 철저히 보존됐기 때문이다. ‘에픽: 엘비스 프레슬리 인 콘서트’가 극장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수십 년 전 공연 영상이 4K 복원이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Michael’이 제작될 수 있는 것은 그의 삶과 음악에 대한 기록이 방대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트로트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장르다. 

그러나 현인, 이미자, 남진, 나훈아, 현철, 송대관의 공연 필름은 얼마나 보존돼 있는가. 

초기 LP 원반, 카세트테이프 마스터, 공연 포스터, 의상, 악보는 어디에 있는가.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20년 후 '한국판 보헤미안 랩소디'는 없다. 

세계가 레트로 콘텐츠를 산업화하는 이 시점에, 트로트의 아카이빙은 더 이상 문화적 취미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1980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LA포럼 공연장 백스테이지에서 20세기 음악계의 두 거장이자 서로의 팬이었던  마이클 잭슨과  프레디 머큐리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마이클 잭슨 공식 SNS


마이클 잭슨은 죽지 않았다. 

그는 시대가 어지러울 때마다, 진정한 스타에 굶주린 대중의 호출에 응답하며 다시 살아난다. 사망한 지 17년이 지난 그가 2026년 박스오피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2026년의 마이클 잭슨 신드롬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본질적인 예술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대중의 무의식적 저항이다. 

그리고 트로트는 그 신드롬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마이클 잭슨이 흑인 음악의 벽을 어떻게 허물었는지, 그리고 그 투쟁이 한국 트로트가 '뽕짝'이라는 낙인을 넘어온 역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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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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