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탐구_'민호특공대'] "맹목적 열광, 감정분출 없는 절제... 그 가수에 그 팬 '신사의 품격' 닮아가다"

박강민 기자

등록 2025-12-30 11:09

무작정 돌진이 아니라 훈련된 움직임 - 책임 전제 활동

좋아하는 가수 넘어서 '존중해야 할 아티스트'로 대해

팬들 "잘생긴 사람이 웃기기까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 트로트 팬덤 탐구: 그들이 사는 세상 / 3. 장민호와 ‘민호특공대’

 

지난달 열린 장민호의 전국투어 콘서트 ‘호시절 : 9.11Mhz’ 현장. 많은 팬이 몰린 공연장 앞은 조용하고 정연했다. 

민트색(장민호 공식 팬덤 색상) 스카프와 옷을 맞춰 입은 수많은 중장년 여성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줄을 서고, 서로에게 길을 양보했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풍경은 더욱 놀라웠다. 자리에 남겨진 쓰레기를 줍는 것은 기본, 의자의 줄을 맞추고 퇴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특공대’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극성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유일 트로트 종합미디어 트롯뉴스(www.trotnews.co.kr)의 특별기획 시리즈 ‘팬덤 탐구: 그들이 사는 세상’ 세 번째 순서로, 트로트계의 신사 장민호, 그리고 그를 닮은 팬덤 ‘민호특공대’의 이야기를 탐구해 본다.


사진 = 장민호 SNS

훈련된 움직임과 책임을 전제로 활동

 

‘민호특공대’는 맹목적 열광이나 감정의 분출보다는 태도와 질서를 먼저 떠오르게 한다. ‘특공대’는 무작정 돌진하는 집단이 아니라 훈련된 움직임과 책임을 전제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오랜 기다림이 빚어낸 내공 장민호 팬덤의 가장 큰 특징은 ‘단단한 여유’다. 이는 가수가 걸어온 길과 무관하지 않다. 

1997년 아이돌 그룹 ‘유비스’로 데뷔해 발라드 가수를 거쳐 트로트 가수로 정착하기까지, 장민호는 무려 20년이 넘는 기나긴 무명 생활을 견뎌냈다. 팬들은 이 긴 서사를 공유하며 가수에 대한 깊은 신뢰를 쌓았다. 

한 60대 팬은 “장민호 님을 보면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라는 인생의 진리를 확인받는 것 같아 위로된다.”라고 말했다. 반짝스타가 아닌, 산전수전 다 겪으며 다져진 내공이 있기에 팬들 또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폭발적인 화력으로 세를 과시하기보다는, 무작정 돌진하는 집단이 아니라 훈련된 움직임과 책임을 전제로 활동한다.

그래서 ‘민호특공대’는 장민호를 단순히 좋아하는 가수를 넘어서 ‘존중해야 할 아티스트’로 대한다. 이런 인식이 팬덤의 언어, 행동, 대응방식의 기준을 만들어냈다. 환경을 만들어주는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다.


사진 = 장민호 SNS

미러링 효과의 가장 모범적 사례

 

가수의 태도가 팬덤의 문화가 되다는 것은 많은 팬덤들의 성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장민호 팬덤을 두고 ‘미러링(Mirroring) 효과’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는다. 팬이 가수의 성향을 거울처럼 닮아간다는 뜻이다. 

장민호는 트로트 시장에서 드물게 품격, 신뢰, 안정감을 동시에 확보한 아티스트이다. 오랜 활동에서 축적된 내공, 절제된 언행은 자연스럽게 팬덤의 성격을 규정했다.

장민호는 방송 안팎에서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고 선배를 깍듯하게 모시는 ‘가교’ 역할을 도맡아 왔다. ‘미스터트롯’ 경연 당시 정동원을 친조카처럼 돌보던 모습이나 영탁, 이찬원 등 동료들의 멘탈을 보살피던 리더십은 팬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도 했다. 


사진 = 장민호 SNS

이러한 가수의 배려심은 팬덤 문화에 그대로 이식됐다. 

‘민호특공대’는 다른 가수의 무대에서도 가장 큰 박수를 보내는 매너 있는 관객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내가 지키는 질서가 곧 장민호의 얼굴이다.”라는 인식이 팬덤 전체에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장민호 팬덤은 ‘가장 초대하고 싶은 관객 1순위’로 꼽힌다는 후문이다.

 

 

명확한 이미지를 관리하는 팬덤 활동

 

‘민호특공대’는 장민호의 무대 위뿐만 아니라 방송 태도, 말의 결, 동료 관계까지 전체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호특공대는 내부규칙이 명확하다. 팬덤 간의 무리한 요구 금지, 타 가수나 팬덤 비방 금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확산금지 등의 자율적인 규범을 마련하는가 하면, 응원 문구, 현수막, 선물 등 모든 것이 ‘장민호의 이름에 어울리는가’가 기준이 된다.

따라서 티켓 불법 거래 “3개월 활동 제한!”, 행사자리 대리점유 “경고!”, 아티스트 불법접촉 등 안전규칙위반 “경고!” 등... ‘민호특공대’는 보이지 않는 팬덤 내부 활동에도 철저한 절제와 이미지 관리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음원, 방송, 공연 등을 커리어의 일부로 해석하여 한 번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응원과 지지를 지향한다.

팬덤은 아티스트의 선택을 신뢰하고 외부 자극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장민호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넓힐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민호특공대의 문화는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사진 = 장민호 SNS

비주얼로 입덕해 예능감에 정착하다

 

물론 장민호의 시작은 훤칠한 키와 호감형 얼굴의 신사 같은 ‘비주얼’이었다. 

‘트로트계의 BTS’라 불릴 만큼 수려한 외모와 사슴 같은 눈망울은 중장년층의 소녀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들을 코어 팬으로 묶어둔 것은 장민호의 탁월한 ‘예능감’과 ‘올 어라운더’로서의 실력이다. 그는 정통 트로트의 구수함과 댄스 트로트의 흥, 발라드의 감성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여기에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재치 있는 입담과 망가짐을 불사하는 유머 감각은 팬들에게 끊임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팬들은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웃기기까지 하니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완벽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겨진 인간미, 그것이 장민호라는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다.


사진 = 장민호 SNS

함께 늙어가는 아름다운 동행 장민호와 민호특공대의 관계는 ‘스타와 팬’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 팬들은 가수의 화려한 성공보다 건강과 행복을 우선순위에 둔다. 

기부 활동 또한 활발하다. 수해 복구 지원, 저소득층을 위한 연탄 기부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장민호’의 이름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요란하지 않지만 묵직하게, 화려하지 않지만, 품격 있게.

장민호와 민호특공대는 대한민국 트로트 팬덤 문화가 나아가야 할 성숙한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민호특공대는 트로트 팬덤이 열정의 크기만으로 평가되던 단계를 떠나 책임과 품격의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장민호 SNS


※ 알림: 트롯뉴스 ‘팬덤 탐구’ 시리즈는 트로트 팬들을 위한 기획입니다. 연재 순서는 팬덤의 인기도 등과 관계없이 취재여건에 따라 게재함을 밝힙니다. 기사에 의견이 있거나 팬클럽 관련 소식 등은 메일 등을 통하여 제안 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습니다. [트롯뉴스]

박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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