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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희 “‘누님 누님’ 따라 다니던 조영남씨, 알고보니 한 살 위 오빠… 후엔 ‘윤씨’라고 부르더라”
박시현 기자 shpark559500@gmail.com
등록 2026-05-14 12:14
MBN 방송서 데뷔 75년 비하인드 밝혀
“난 히트곡 많은데 조영남은 화개장터 뿐”
“미니스커트 처다보던 남성 맨홀에 빠져”
평생 미장원 안가고 양말도 버선만 신어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산증인 윤복희가 최근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방송에 출연해 75년 현역 인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다섯 살에 처음 무대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현역을 내려놓지 않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겼다.
조영남 "누님" 호칭의 반전
윤복희와 조영남의 인연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외 활동 중 잠시 귀국한 윤복희 앞에 신인 가수 조영남이 나타났다. 그는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며 "누님, 누님"을 연발했고, 출국 당일 공항 배웅까지 자처했다.
"그러니까 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보다 한 살 위야."
뒤늦게 밝혀진 진실에 호칭은 어색하게 "윤 씨" 혹은 "윤가"로 바뀌었다. 윤복희는 이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그 친구 재밌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여기에 그녀의 '팩트 폭력'이 더해졌다. 히트곡을 열 손가락으로 꼽으며 "나는 '여러분', '친구야 친구', '나는 어떡하라고' 등 열 개는 되는데, 그 친구는 화개장터 한 곡뿐"이라고 직격했다. 조영남이 화개장터 한 곡을 30분에 걸쳐 부른다는 점을 두고는 "러닝 타임으로 따지면 비교할 수도 있다"며 방청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산증인 윤복희가 최근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방송에 출연해 75년 현역 인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사진=MBN '김주하의 데이앤 나잇'
명동 맨홀 사건의 전말
대한민국 패션사를 바꾼 '미니스커트'의 탄생은 방콕 왕궁 초대에서 비롯된 임기응변이었다.
크리스마스 쇼 녹화차 태국 방콕을 방문했을 때, 현지 국왕으로부터 초대장이 날아들었다. 문제는 격식을 갖출 드레스가 없었다는 것. 무대 의상과 평상복만 챙겨온 윤복희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니트 투피스 스커트 허리를 가슴팍까지 끌어올려 짧은 원피스처럼 연출했다.
"그러니까는 짧은 원피스에 자켓 입은 거 같아요. 그렇게 시작이 됐어요."
이후 한국에 돌아와 명동 거리를 걷던 중 사건이 벌어졌다. 마주 오던 한 남성이 미니스커트 차림의 그녀를 넋 놓고 바라보다 열려 있던 맨홀로 그대로 빠져버린 것이다.
"보니까 맨홀에 빠졌어. 미니스커트를 보고 놀랐는지, 날 보고 놀랐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찌됐든 그냥 없어졌어."
윤복희는 "가서 건져줄 수도 없고 그냥 지나갔다"며 특유의 쿨함을 드러냈다. 당시 스타킹 줄이 드러날 정도의 파격적 길이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파운데이션도 안 바른다
방송에서 윤복희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도 화제를 모았다. 수십 년 된 스웨터에 직접 원피스를 덧대 만든 의상을 입고 등장한 그녀는 "옛날에 옛날에, 아주 오래된 그냥 스웨터에 원피스를 허리에다가 짜냈어요"라고 밝혔다.
특히 세 가지 '불변의 원칙'이 눈길을 끌었다.
첫째, 미장원은 평생 가지 않는다. 머리 손질은 어릴 때부터 직접 해결해왔다. 둘째,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는다. "바르면 숨이 막히는 거 같아, 답답하다"는 이유다. 셋째, 양말 대신 버선을 고집한다. "양말을 못 신어요. 여기 밴드가 끼잖아요. 그래서 버선만 신어요."
화려한 무대 의상 속에 감춰진 하얀 버선은 75년을 자유롭게 살아온 예술가 윤복희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물 많이 먹어서 기억 선명"
방송에서 한 팬이 제작한 AI 변천사 영상이 공개되자 윤복희는 눈시울을 붉혔다. 영상 첫 장면은 여덟 살 때 출연한 영화 '안개 낀 서귀포'였다.
"제가 여덟 살인가 그래요. 우리 아버지 살아 계셨을 때니까."
그녀는 수십 년 전 기억을 또렷이 떠올리며 "물을 많이 먹었어요. 그러니까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했다. 고생이 많았기에 오히려 선명하게 남아있다는 역설적인 고백이었다.
다섯 살 데뷔부터 올해로 꼭 75년. 백과사전 한 권을 채우고도 남을 이야기를 가진 윤복희는 오늘도 직접 옷을 짓고, 머리를 자르고, 무대에 오른다.
한국 대중음악이 걸어온 길 위에, 그녀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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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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