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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운동 효과, 걸음 수가 아니라 걷는 방법이 좌우한다

양희수 기자 soo142@naver.com

등록 2026-08-18 11:53

오르막길과 인터벌 걷기 근력 강화 효과

뒤로 걷기, 자세교정과 인지 기능에 도움

빠른걸음, 심장·혈압·치매위험 개선 효과

일 7,000보, 전체 사망위험 약 47% 감소

하루 만 보를 꼬박꼬박 채우는데도 체중계 숫자는 꿈쩍하지 않고 무릎만 시큰거린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걷기의 운동 효과가 '얼마나 많이' 걷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에 좌우된다고 입을 모은다. 걸음 수라는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자세와 방식, 시간대, 영양 섭취까지 함께 챙겨야 걷기가 비로소 '운동'이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걷기의 운동 효과가 '얼마나 많이' 걷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에 좌우된다고 입을 모은다.

 

같은 걸음 수, 전혀 다른 운동 효과

 

집 안을 어슬렁거리며 채운 1만 보와 완만한 오르막이 있는 공원을 힘차게 걸어 채운 1만 보는 숫자만 같을 뿐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전자가 칼로리를 조금 더 쓰는 '활동'에 가깝다면, 후자는 심박수를 끌어올리고 전신 근육을 동원하는 '운동'에 해당한다. 걸음 수가 아니라 걷는 동안 몸에 가해지는 자극의 강도가 효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인 셈이다.


 

평지 걷기로는 근력강화 효과 부족

 

일정한 속도로 평지를 걷는 운동은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근육량과 근력 자체를 키우기에는 자극이 부족하다. 근력 향상이 목표라면 걷기에 적절한 부하를 더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오르막길이나 계단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사가 생기면 엉덩이와 허벅지 앞뒤 근육, 종아리 근육의 사용량이 늘어나 근육에 걸리는 부하가 커진다. 이 과정에서 근육 단백질 합성이 촉진돼 근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러닝머신을 이용한다면 2~4%의 낮은 경사도에서 시작해 점차 높여가는 방식이 권장된다. 평지에서 오르막에 준하는 효과를 내고 싶다면 걷는 중간중간 스쿼트나 런지, 종아리 들어 올리기, 플랭크 같은 맨몸 운동을 곁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빠르게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번갈아 반복하는 '인터벌 걷기'도 근력과 심폐 기능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5분가량 가볍게 몸을 푼 뒤 30초는 빠르게, 30초는 천천히 걷는 동작을 8~10회 반복하면 초보자도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다. 

강도를 더 높이려면 3분은 편안한 속도로, 1분은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는 패턴을 5~7회 반복하면 된다. 이렇게 강도에 변화를 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운동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칼로리 소모가 이어지는 이른바 '애프터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6주 뒤로걷기 후 인지장애 개선 사례

 

일반적인 걷기와 정반대인 '뒤로 걷기'도 최근 주목받는 방식이다. 

뒤로 걸을 때는 발끝이 먼저 땅에 닿은 뒤 발뒤꿈치로 체중이 옮겨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든다. 대신 둔근과 대퇴사두근, 고관절 굴근의 사용이 늘고 햄스트링의 근력과 유연성이 높아져 자세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만성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일반 치료와 함께 뒤로 걷기를 병행했을 때, 치료만 받은 환자보다 무릎 통증과 기능 저하가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거론된다. 앞으로 걸을 때보다 균형과 주변 상황에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65~75세 노인이 6주간 뒤로 걷기 훈련을 실시한 결과, 인지 기능 점수가 경도인지장애 수준에서 정상 범위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뒤로 걷기는 넘어질 위험이 있어 사람이 적고 바닥이 평평한 산책로나 잔디밭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속도를 내기보다 보폭을 줄이고, 가슴을 편 채 무릎을 살짝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파워워킹, 엉덩이 등 체형관리 효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숨이 살짝 가쁜 정도의 '빠른 걸음'은 대표적인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한 노화 과학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습관은 심장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꾸준히 실천하면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위험 감소, 우울 증상 완화, 수면의 질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체중을 지탱하며 하는 운동인 만큼 골밀도 감소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파워워킹'은 빠른 걸음에서 한 단계 강도를 높인 방식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팔꿈치를 90도로 굽혀 크게 흔들며, 보폭을 넓혀 걷는 것이 핵심이다. 발뒤꿈치부터 착지하고 코로 숨을 들이마신 뒤 입으로 내쉬면 보다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하체와 엉덩이, 코어 근육 사용량이 늘어나 근 기능 유지와 체형 관리에 효과적이며,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적극적으로 쓰면 힙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파워워킹'은 빠른 걸음에서 한 단계 강도를 높인 방식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팔꿈치를 90도로 굽혀 크게 흔들며, 보폭을 넓혀 걷는 것이 핵심이다.


자세 하나로 달라지는 운동 효과

 

전문가들은 걷기가 다리만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라 전신 근육이 함께 협응하는 복합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선은 정면보다 살짝 위쪽을 향하게 해 자연스럽게 가슴을 펴고, 팔꿈치는 90도로 구부려 몸통을 스치듯 힘차게 흔들면 추진력이 붙어 하체 부담이 줄고 칼로리 소모도 늘어난다.

배꼽을 등 쪽으로 살짝 당기듯 복부에 힘을 주면 코어가 활성화돼 허리 부담이 줄고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도 막아준다. 

보폭은 평소보다 10㎝ 정도 넓히고,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 발가락 끝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의식하면 무릎 충격을 줄이면서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발로 땅을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걸으면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 근육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돼 기초 대사량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보걷기’만이 절대 기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걷기로 환산하면 30분씩 주 5회, 혹은 50분씩 주 3회 정도다. 출퇴근길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짧게 나눠 걸어도 총량만 채우면 효과는 같다.

하루 1만 보라는 목표는 여전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 기준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 학술지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하루 1만 보 걷기가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 일부 암 발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랜싯 공중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게재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하루 2,000보를 걷는 경우와 비교해 7,000보를 걸었을 때 전체 사망 위험이 약 47% 낮았고, 심혈관질환과 암 발생 위험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건강상 이점은 5,000~7,000보 구간에서 크게 늘어난 뒤, 걸음 수가 그 이상으로 증가할수록 효과의 증가폭은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운동 시간대와 관련해서는 체온과 근력이 가장 높아지는 오후 2시~6시가 부상 위험이 적고 강도 높은 운동에 유리하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현장 전문가들은 스스로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곧 최선의 시간이라고 조언한다.


 

걷기 전후 영양 섭취도 효과 좌우

 

운동 효과를 끌어올리려면 걷기 전후 식사 타이밍도 챙길 필요가 있다. 운동 1~2시간 전에는 바나나 1개나 통밀빵 한 쪽처럼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을 섭취해 에너지를 미리 채워두는 것이 좋다. 공복 상태에서 강도 높은 걷기를 하면 몸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지방 대신 근육을 분해해 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직후 30분은 손상된 근육이 영양분을 빠르게 흡수하는 시간대인 만큼, 삶은 달걀이나 닭가슴살, 단백질 셰이크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때 소량의 단순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면 단백질 흡수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도 있다. 수분 섭취 역시 기본이자 핵심이다. 

운동 전 미리 물을 마셔 몸을 준비시키고, 운동 중에는 조금씩 나눠 마시며, 운동 후에는 땀으로 빠져나간 만큼 충분히 보충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결국 '나에게 맞는 걷기’ 중요

 

근력 강화에는 오르막과 인터벌 걷기, 무릎 부담 완화와 인지 자극에는 뒤로 걷기, 심혈관 건강에는 빠른 걸음, 체형 관리에는 파워워킹이 각각 강점을 지닌다. 다만 개인의 체력 수준이나 무릎·허리 등 기존 질환 여부에 따라 적합한 강도와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평소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전문의나 운동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안전한 걷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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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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