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 인터뷰] “고인 물은 썩는 법이죠… 12년 '카르텔 왕조' 끝내고 회원들의 통장부터 채우겠습니다”

박강민 기자

등록 2025-12-11 15:04

한사람이 미는 후보가 12년 이어 16년 집권하는 것은 개혁 아닌 ‘세습’

“저작권료 징수액은 2배로 늘었는데 회원 수입은 제자리라니 말이 되나?”

“새는 예산 막고 미정산 750억 원 분배 협의하여 회원들에 나눠 줄 것”

□ 이시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25대 회장 후보 

 



대한민국 음악 산업의 돈맥을 쥐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KOMCA, 한음저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5만여 명 음악 창작자들의 권리를 대변해야 할 이곳은 지금 거센 변화의 바람 앞에 서 있다. 겉으로는 ‘징수액 4천억 돌파’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흔들고 있지만, 그 내부는 곪을 대로 곪았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회원들은 분노한다. “협회는 비대해졌는데, 왜 내 통장은 말라가는가?” 이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기 위해 기호 2번 이시하 후보가 나섰다. 

 

록 발라드 명곡 ‘Don’t Cry’의 주인공이자 그룹 ‘더 크로스’의 리더인 그가, 뮤지션의 감성을 잠시 내려놓고 ‘부패 청산의 칼’을 뽑아 든 것이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특정 세력의 12년 장기 집권 카르텔’을 지목했다. 

'트롯뉴스(www.trotnews.co.kr)가 선거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시하 후보를 만나 그가 말하는 카르텔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회원들의 지갑에 피해를 주었는지, 그리고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사연등을  들어 보았다.

 

 

“멤버 사고로 ‘활동 불가’에도 끝까지 곁 지킨 의리남”

 

멤버 김혁건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 마비 판정을 받았을 때, 세상은 더 크로스의 끝을 예견했다. 냉혹한 쇼비즈니스 세계에서 활동이 불가능한 멤버를 안고 간다는 것은 사실상 자신의 커리어와 부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새로운 멤버를 영입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이야기했지만 이시하의 선택은 단호했다. 그는 친구의 휠체어를 밀며 다시 무대에 섰다. 인터뷰 도중 그 시절의 결심을 묻자 그는 덤덤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답했다. 

“저는 한 번 정하면 중간에 바꾸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이 친구와 같이 가기로 했잖아요. 그럼 그냥 가는 겁니다. 처음부터 단 한 번도 그 마음이 바뀐 적이 없어요. ‘새 멤버를 뽑아서 더 잘 나가보자?’ 제 성격상 그건 안 맞아요. 핸디캡이 있으면 있는 대로 도전해서 결실을 보는 것, 그게 제가 살아온 방식입니다.”


그는 친구가 노래하고 싶다면 무조건 무대를 만들었고, 몸이 안 좋으면 기다렸다. 

자신의 욕망보다 ‘함께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러한 그의 우직함은 단순한 미담을 넘어 이번 선거에 임하는 그의 태도를 설명해 준다.


사진=이시하 유튜브


“친구의 손을 놓지 않았던 그 마음 그대로입니다. 협회가 병들어 있고 구조적으로 망가져 있다는 걸 아는데, 제가 어떻게 모른 척합니까? 제가 걸어온 삶 자체가 그렇습니다. 한 번 정하면 갑니다.” 그는 휠체어를 탄 친구의 곁을 지키며 기적처럼 무대를 다시 만들었다. 

 

그 우직한 뚝심은 이제 병든 협회를 향하고 있다. “친구가 아프다고 버리지 않았듯, 협회가 망가지고 있는데 외면할 수 없었다.”라는 그의 출마의 변은 그가 왜 ‘기득권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들만의 12년 왕조, 협회는 ‘사유화’ 되었다.”

 

이시하 후보가 가장 목소리를 높인 부분은 바로 지난 12년 동안 협회를 지배해 온 특정 인맥, 이른바 ‘카르텔’의 문제다. 그는 이를 민주적인 협회가 아닌, 바통 터치를 하듯 권력을 물려주는 ‘왕조’에 비유했다.

 

“12년 전 윤명선 전 회장이 당선됐을 때, 그때는 그게 개혁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를 보십시오. 윤명선이 홍진영을 만들고, 또 윤명선이 추가열을 만들고, 이제는 다시 김형석 후보를 추대해 권력을 이어가려 합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미는 후보가 12년, 16년 연속으로 협회를 좌지우지합니까? 이건 선거가 아니라 ‘세습’입니다.”

 

장기 집권이 낳은 가장 큰 폐해는 조직의 부패다. 

특정 라인에서 계속 회장이 나오다 보니, 직원들은 회원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에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회장이 바뀌어도 실세는 그대로입니다. 직원들은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기보다, 그 라인에 잘 보이면 승진하고 월급이 오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회원들의 저작권료는 제자리걸음인데, 직원들의 급여는 지난 기간 무려 78%나 폭등했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조직입니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는 이 후보의 주장이 단순한 네거티브가 아님을 증명했다. 협회 임직원들은 총회 승인도 없이 7억 원 규모의 ‘자기계발비’를 신설해 헬스장, 피부과, 심지어 안마시술소에서 법인카드를 긁었다. 또한, 리모델링 공사 경험이 전혀 없는 무면허 업체에 수십억 원의 일감을 몰아주기도 했다. 

이시하 후보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12년간 이어지면서, 협회 돈을 마치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쓰는 도덕적 불감증이 만연해졌다.”라며 “이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그 어떤 개혁안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에 출석해서 협회의 문제점을 증언하는 이시하 이사(우), 사진 = 국회방송


“카르텔이 배 불릴 때, 작가들은 가난해졌다.”

 

카르텔의 문제는 단순히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지 않는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5만여 회원들의 통장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이 뼈아프다.

코로나 19와 K-POP 붐을 타고 한음저협의 징수액은 2024년 4,3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산술적으로라면 회원들의 분배금도 2배가 늘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대다수 회원은 “수입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라고 토로한다.

이 후보는 그 원인을 ‘무능력한 행정’과 ‘데이터의 왜곡’에서 찾았다. “유튜브와 OTT 시장이 폭발했지만, 협회는 여전히 주먹구구식 ‘조정 계수’로 돈을 나눠줍니다.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70%의 막대한 수익이, 방송 점수나 신곡 위주의 낡은 잣대로 분배되면서 실제 히트곡을 가진 작가들의 몫이 증발하고 있습니다...카르텔에 줄 선 직원들이 전문성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으니, 구글(유튜브)이나 넷플릭스 같은 공룡 기업을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은커녕 데이터 검증조차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뜯어 고쳐야!”

 

진단이 정확하면 처방도 명확하다. 

이시하 후보는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뜯어고쳐 회원들의 통장을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협회 금고에는 주인을 찾지 못해 쌓여 있는 돈, 즉 ‘미분배금’이 약 1,000억 원에 달하는데 그중 당장 분배가 가능한 금액만 750억 원이나 있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귀찮음을 이유로 이 돈을 묵혀두고 있는데 문제는 문체부에서도 지적했듯이 이 돈이 10년이 지나면 시효 소멸로 협회 자산으로 귀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후보는 본인이 회장이 된다면 이것부터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건 회원들의 돈입니다. 당선 즉시 문체부, 함저협, 모두컴 등 관련 단체와 ‘지분 확정 TF’를 꾸리겠습니다. 우리 몫을 명확히 하고, 임시총회를 열어서라도 이 750억 원을 회원들에게 일괄 분배하겠습니다. 이것만 해결해도 회원님들의 삶에 당장 숨통이 트일 겁니다.”

 

이 후보는 또 “20여 년 전 협회에 가입할 때 ‘중국 저작권료는 못 받는다’라고 했습니다. 4년 전 이사가 되니 ‘아직도 못 받는다’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20년 동안 뭐한 겁니까?” 

현재 한음저협의 해외 징수액은 약 380억 원,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이 후보는 “K-POP의 위상에 걸맞게 해외 징수액을 2,000억 원대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양국이 제 3자 회사를 설립해 그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적극적인 징수를 유도하겠다.”라는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유튜브 데이터의 블랙홀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튜브 시장은 커졌지만, 데이터는 불투명하다. 명확한 곡 정보가 있는 30%를 제외한 나머지 70%의 수익은 주먹구구식 ‘조정 계수’를 통해 분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 히트곡을 가진 작가들이 받아야 할 몫이 신곡 위주나 방송 점수 위주로 왜곡되어 분배된다. 

 

심지어 AI 음원이나 불법 펌질 영상(쇼츠 등)이 정당한 창작자의 수익을 가로채는 ‘어뷰징’도 심각하다. 이 후보는 “2025년 대한민국 수준에 맞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유튜브와 OTT 등에서 누수되는 저작권료를 1원 단위까지 찾아내 히트곡 보유자들에게 정당하게 돌려주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협회 내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회장의 직무 태만에서 찾았다. 

“회장이 실무를 모르면 직원들의 ‘보고서 장난’에 놀아납니다. 저는 팀장급 실무진에게 직접 보고를 받는 ‘직보고 시스템’을 도입해, 중간에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은폐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습니다. 

회장이 똑똑해야 직원들이 딴짓을 못 합니다.” 이 후보는 “협회 내 행정을 꿰뚫고 있는 자신은 보고서 뒤에만 숨어있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기득권인가? 개혁인가? 선택의 시간이 왔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시하 후보는 최근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사이버 렉카’ 공격 등 흑색선전에 대해 담담히 입을 열었다. 

“6~7년 전 삭제된 영상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공격하는 것,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인신공격은 기득권 세력이 그만큼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시하 후보는 지금 5만 회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12년간 이어져 온 ‘그들만의 왕조’에 다시 한번 협회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그 견고한 카르텔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상식’과 ‘공정’을 세울 것인가?

 

휠체어를 탄 친구를 끝까지 책임졌던 ‘인간 이시하’의 의리. 그 우직함이 이제는 협회의 썩은 뿌리를 도려내고 회원들의 자존심을 세우는 거대한 동력이 되려 한다.

“12년, 참을 만큼 참으셨습니다. 또다시 4년을 참을 수는 없습니다. 이시하가 그 부패의 고리를 끊고, 여러분의 땀방울이 정당한 대가로 돌아오는 ‘회원들의 저작권 협회’로 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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