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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명전설은 트로트판 '설국열차'…뻔한 오디션 기대했다면 실망하실 겁니다"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등록 2026-02-23 10:35

"누나, 오일 발라줄까?"… 민망함은 PD 몫, 감동은 시청자들 몫! 으로

"진짜 '무명'도 뒷방 늙은이 취급받는 '전설'에게도 기회 주고 싶었다"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오디션 고질병 '공정성' 논란 원천 차단

남진 "내 음악 인생서 처음 본다." 극찬… 레전드 무대도 기대하시길

□ MBN 새 트로트 오디션 ‘무명전설’ 김시중 총괄 CP

 

“솔직히 말해서 저도 몰래 봤어요. 민망해서요. 하하!”

‘MBN 김시중 총괄 CP가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공개된 MBN 새 오디션 프로그램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하 ‘무명전설’)의 티저 영상은 그야말로 ‘마라 맛’이다. 

근육질의 남성이 헬스장에서 “누나, 오일 좀 발라줄까?”라고 묻질 않나, 카센터 사장님이 “내 입술이랑 접촉사고 났다며?”라며 듣기만 해도 오그라드는 느끼한 멘트를 날린다.

점잖은 트로트 판에 이게 무슨 ‘발칙한’ 도발일까?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김시중 CP는 이 파격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뻔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죽어도 싫었다.”라는 그의 야심 찬 승부수,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무명전설' 김시중 총괄 CP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 통쾌한 반란

 

김 CP는 이번 프로그램을 ‘트로트판 설국열차’에 비유했다. 

기존 오디션들이 노래 실력만으로 줄을 세웠다면, ‘무명전설’은 잔혹하리만큼 현실적인 ‘계급’을 전면에 내 세운다.

“이미 정해진 계급, 깰 수 없는 벽… 답답하잖아요. 그래서 아예 대놓고 ‘서열 탑’을 만들었습니다. 101호는 완전 생초보 무명, 201호는 앨범 한 장 내본 무명, 이런 식이죠.”

가장 흥미로운 건, 이 ‘아파트’의 꼭대기 층인 4~5층 펜트하우스다. 여기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전설’들이 가면을 쓰고 숨어있다. 

김 CP는 “왜 전설들이 여기에 나오냐고요? 방송에선 심사위원석에 앉아 점수나 매기지만, 사실 그분들도 무대가 고픈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고 있거든요. 그분들에게 ‘나 아직 안 죽었다’고 외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1층 꼬리 칸의 무명들이 펜트하우스의 전설들을 향해 돌진하는 하극상의 드라마다. “주현미에게 진 카센터대표? 져도 영광이죠. 이름이라도 남기니까요.” 

다윗이 골리앗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통쾌한 반란, 전설의 가면이 벗겨지는 3라운드의 짜릿함이 바로 ‘무명전설’의 관전 포인트다.

 


"야망의 김대호 vs 도덕책 장민호" 콤비

 

MC 선정부터 범상치 않다. 

베테랑 MC들을 제치고 김 CP가 선택한 카드는 ‘아나운서계의 기안84’ 김대호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예능 판에서 보면 아직 ‘무명’이거든요. 전현무 선배처럼 되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그 모습이,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절박한 무명 가수들과 딱 겹쳐 보였습니다. 처음엔 걱정도 했지만, 정말 미친 듯이 노력하더군요.”

여기에 파트너로 붙은 사람은 ‘트로트 신사’ 장민호다. 김 CP는 장민호를 두고 “사람이 너무 바르다 못해 재미없을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라며 혀를 내둘렀다.

“나이 50에 스캔들 하나 없죠, 술도 잘 안 마시죠. 심지어 팬덤까지 예의가 바릅니다. 날것 그대로인 김대호와 ‘도덕책’ 같은 장민호의 조합, 의외로 기막힌 케미가 터질 겁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무명전설'MC 장민호, 김대호 / MBN제공


장르 파괴한 13인의 심사위원단

 

이번 ‘무명전설’의 또 다른 파격은 바로 심사위원단 라인업이다. 김 CP는 “트로트 프로그램이라고 트로트 가수만 심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다.”라고 강조했다.

“타 방송사에 출연했던 분이든, 트로트를 전혀 모르는 아이돌이든 상관없었습니다. 오직 우리 프로그램의 취지인 ‘진짜 스타’를 찾아낼 눈을 가진 분들을 모셨죠.”

그 결과 남진, 조항조, 주현미, 김진룡 같은 레전드들 옆에, 트로트 오디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아이비, 임한별이 앉게 됐다. 아이비는 퍼포먼스와 무대 장악력을, 보컬 트레이너 출신 임한별은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코칭을 제공한다. 여기에 배우 한채영과 김광규는 연기자의 감성으로 도전자들의 사연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양세형, 홍현희는 예능감으로 활력을 불어넣는다.

“손태진, 신유, 강문경 같은 오디션 선배들도 합류해 총 13인의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기술 점수만 따지는 심사가 아니라, 배우는 배우대로, 가수는 가수대로 각자의 시선에서 매력을 발굴하는 ‘다각도 검증’ 시스템이죠. 심사평 듣는 재미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실 겁니다.”


'무명전설' 13인의 심사위원단 / MBN제공


"금수저는 없다." 진짜 사연으로 승부

 

‘무명전설’ 출연자 중에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단 한 명도 없다. 김 CP가 7개월 간 전국을 뒤져 찾아낸 수천 명의 예비 도전자들은 하나같이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다. 트로트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 개그맨, 아이돌 출신 등 장르를 불문하고 ‘사연 있는 남자’들이 총출동한다.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 밀려 잊힌 전설, 평생 무대 한 번 못 서본 은둔 고수… 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투박하지만 진실하다.”

“기존 경연 프로요? ‘누가 고음을 더 잘 꺾나’  ‘누가 기술이 좋나’만 보죠. 보기에 벅찰 때가 있어요. 우리는 다릅니다. 노래는 좀 부족해도 그 사람의 인생이 들리는 무대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예심을 보다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고 한다. 

멀리 지방에서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를 듣다 보면, 탈락시키는 PD 마음도 찢어진다고.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찡해서 합격시켜주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김 CP는 또 이번 경연에 ‘마마(MAMA, Mnet Asian Music Awards)’ 무대에서나 봄 직한 역대급 장면이 나왔다고 귀띔했다. “이 무대를 본 남진 선생께서 ‘내 노래 인생 몇십 년에 이런 무대는 처음 본다.’라며 트로트 아이돌 그룹 결성을 제안할 정도였으니 방송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공정’ 최우선…우승자엔 인생역전 기회

 

오디션 프로그램의 고질병, ‘공정성 논란’에 관해 묻자 김 CP의 눈빛이 단호해졌다. 

타 방송사의 ‘메기(중도 투입)’ 논란이나 특정 소속사 밀어주기 의혹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시청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메기? 우리 사전에 그런 건 없습니다. 제 입김도 전혀 안 통합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공정’을 꼽았다. 제작진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네이버 투표와 방청객 점수 비중을 확 높였다. 

“시청자들은 이제 똑같은 얼굴, 뻔한 전개에 지쳤다. 진짜 실력자가 정당한 룰에 의해 일등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무명전설’이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해외 진출한다면 철저히 현지화로 승부

 

김 CP의 빅 픽처는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우리 가수들 데리고 해외 나가서 교민들 앞에서 공연하는 거? 그건 공급자 마인드죠… 그런 방식으로는 절대로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가 구상하는 글로벌화는 철저한 ‘현지화’다. 말레이시아나 일본 현지에서 오디션을 봐서 뽑힌 외국인 스타를 한국 ‘무명전설’ 무대에 세우고, 그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 트로트를 알리고 한국 가수들과 현지 가수들이 각자 자국의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공감하는 방식 등, 현지인 관객들이 콘서트장을 찾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외국인 실력자들이 등장해 트로트의 맛을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실패 두려운 청춘들에 용기 주고 싶다

 

인터뷰 말미, 김 CP는 “시청률은 하늘의 뜻”이라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은퇴를 앞둔 아버지들, 실패가 두려운 청춘들에게 ‘야, 저 사람들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섹시 코드? 민망함? 그건 포장지일 뿐이고요. 까보면 그 안엔 진짜 남자들의 뜨거운 눈물과 땀이 있습니다.”

 

오는 2월 25일 수요일 밤 9시 40분. 뻔한 트로트 예능에 지쳤다면, 민망함을 무릅쓰고라도 리모컨을 고정해 볼 만하다. 101호 무명 가수가 펜트하우스 전설의 가면을 벗기는 그 짜릿한 하극상의 순간을 목격하고 싶다면 말이다.

 

박강민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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